King of Pop, 팝의 제왕이라는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지 4개월 좀 넘었다. 1982년 발표되어 전세계를 강타하고 전설이 된 <Thriller>라는 앨범과 수록곡인 <Billie Jean> 그리고 Moon Walk 댄스로 기억되는 "세기의 뮤지션"...


그 다음 앨범인 <Bad>는 5년 후인 1987년에 발표되었으니 내가 팝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한창 FM 라디오를 끼고 살던 즈음 최고 흥행작은 이 <Thriller>였던 거다. 하지만 외국의 음악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Moody Blues 나 Led Zeppelin 의 음악이었고 주로 이러한 스타일을 찾아 열심히 들은 탓인지 솔직히 마이클 잭슨의 음악은 열심히 들은 편은 못된다.

뒤늦은 감이 많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에서야 펑크(funk), 디스코, R&B, 소울, 팝 스타일의 다양한 장르가 수록되어 있는 <Thriller>의 연주를 유심히 듣고 있는데, 대단히 맛깔스럽고 모던한 펑크 연주에 매력이 대단하다. 그때에는 한참 락 & 메탈 키즈로 성장하던 터라 <Beat it> 의 솔로를 Edward Van Halen 이 했다고 해서 그 솔로를 열심히 들은 기억도 나고. 뭘 잘 몰랐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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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라이브 공연은 거의 종합 예술 수준의 초대형 스케일의 세계 투어로 유명하다. 돈이 없으면 불가능할 엄청난 양의 무대 장치들과 단순히 댄스 차원을 넘어 영상과 음악을 결합하여 하나의 공연 종합 예술로 승화시킨 그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퍼포먼스...

첫번째 투어는 <Bad>를 발표한 1987년과 1988년에 걸친 Bad World Tour, 두번째는 다음 앨범인 <Dangerous>를 발표하고 나서 1992년과 1992년에 걸친 Dangerous World Tour, 세번째는 1995년 <HIStory> 앨범을 발표하고 나서 1996년과 1997년에 걸친 HIStory World Tour 였다.

그 이후는 2006년 <Invincible>이라는 앨범도 발표하지만, 수많은 잇권 다툼과 각종 루머와 아동 성적 학대 고소 등의 오랜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고 그는 오랫동안 좀처럼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덧 나이 50 세도 넘기고 만다.

그러나 그는 그 오랜 고통의 세월과 공백을 깨고 화려한 컴백을 위하여 네번째 월드 투어인 This Is It World Tour 를 준비한다. <This is it>이라는 신곡 발표와 함께. 이 투어는 2009년 7월부터 런던을 시작으로 약 50일간 세계를 돌 예정이었고 이를 위해 댄스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밴드를 조직하고 LA 스테이플 센터에 초대형 스케일 무대에 화려한 세트를 꾸미고, 3D 기술을 이용한 그래픽 영상을 동원한다.

그리고 2009년 3월부터 6월까지 그곳에서 리허설을 가지면서 새롭게 꾸며진 공연팀들과 맹훈련을 하게 된다. 아울러 이 리허설 과정은 마이클 잭슨의 오랜 파트너이자 공연의 총감독인 케니 올테가 (Kenny Ortega) 에 의해 영상으로 기록되는데, 케니 올테가는 디즈니 흥행 작품인 <하이 스쿨 뮤지컬> 를 연출하기도 한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라는 영화는 그러니까 2009 This Is It Wold Tour Team 의 리허설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록물이다. 그런데 리허설을 마치고 투어에 들어가기 불과 며칠 전인 6월 마이클 잭슨은 돌연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게 된 이 기록물의 전 세계 동시 상영이 월드 투어를 대신하게 된 것. 투어 스텝 몇 명만을 공연의 관객으로 둔 조촐한 리허설이 결국은 그의 마지막 전세계 동시 월드 투어가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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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그렇게 열심히 들은 편도 아니고 해서 이 영화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갑자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대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를 찾아 가서 어제 마지막 회를 그냥 별 기대없이 관람했다.

몇 석을 제외하고는 텅 빈 극장 안은 마치 스크린 속 리허설 현장이 된 듯 했다. 몇 명의 스텝들만 마이클 잭슨의 연주를 지켜보고 환호하듯 극장 안에서 몇 명의 관객만이 조용히 그 리허설 무대를 지켜 본 것인데, 리허설 현장같다는 느낌은 아무래도 이 극장의 뛰어난 음향 시설의 영향이 큰 것이 아닐까 싶다. 극장에서 경험하는 고가의 하이파이 느낌이라고 할까.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라는 영화를 보겠다고 생각했다면 기왕이면 음향 시설이 좋은 극장을 찾아서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모모는 비교적 작은 극장이지만 대단히 좋은 음향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똘똘 뭉친 채로 나를 강타하는 듯 스크린을 튀어 나오는 밴드의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와 관록이 넘쳐 보이는 기타리스트와 아직 풋풋함이 가시지 않은 어린 여성 기타리스트의 배틀 사운드가 거의 라이브 현장을 방불케 한다.

극장 내부 공간 특수성인지 사운드가 공간 내부에서 이리저리 튀기지 않고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듯 쌩쌩한 입자 굵은 톤의 사운드가 전달된다. 평준화된 큰 규모의 멀티플렉스에서는 이런 시설을 갖추어 놓기가 어렵기 때문에 살아 있는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를 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음악 영화라면 모모는 머스트-리스트에 넣어도 좋을 듯 하다.


음향 탓인지 공연을 준비하는 마이클 잭슨의 노력과 열정을 비교적 가깝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밴드 사운드와 일체가 되는 안무팀의 댄스와 영상이 시너지가 발생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 이런 영화는 이렇게 봐야 해... 텅빈 리허설 현장을 채우는 마이클 잭슨과 그의 팀의 열정은 텅 빈 극장을 채우기에도 충분했으니까.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오로지 최고의 공연을 만들겠다는 마이클 잭슨을 보고 있노라니 왜 지난 날 열심히 들어 주지 못했을까, 살짝 아쉽기도 하다. 댄스 퍼포먼스와 노래, 밴드의 연주 무대, 영상과 결합된 공연 등 하나하나 섬세한 디렉팅과 제왕답게 군림하며 다그치는 어투가 아닌 협조를 부탁하면서 또한 감사해 하며 그의 파트너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모습도꽤나 인상적.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맘고생이 심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그의 무대 매너와 좀더 완변한 퍼포먼스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면서 뜻하지 않게 이 영화가 괜찮다 싶다. 그래 보기를 잘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참 편견에 사로 잡혀 사는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하여간 단 2주간만 개봉한다고 하니 음악 좀 듣고 사운드도 따지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은 왠만하면 음향 좋은 극장 찾아가서 MJ 의 공연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2009년 10월 3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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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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