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2005년에 만든 다큐멘터리 <No Direction Home - Bob Dylan> 을 보았습니다. 장장 3시간이 넘는 대작이지만, 주로 밥 딜런의 초창기 활동에 대한 기록입니다. No Direction Home 은 그의 대표곡 Like a Rolling Stone 가사에 나오는 구절이기도 하죠.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당당히 거론되기도 하고, 가창력에 대한 논란에 오르내리기도 하고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오르기도 했던,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뮤지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년 넘는 음악활동 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밥 딜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포크, 락, 블루스, 컨츄리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적 기반도 대단하지만, 아마도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참여와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가사가 밥 딜런을 대표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 감명받은 수많은 뮤지션들은 그와 한 무대에 서는 걸 기쁨으로 또는 영광으로 여겼을 테고요.

그와 함께 연주한 뮤지션의 리스트는 미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듯... 윌리 넬슨, 폴 사이먼, 그레이트풀 데드, 탐 페티, 브루스 스프링스틴, 더 밴드, 조안 바에즈, 마이크 블룸필드, 알 쿠퍼, 밴 모리슨, 자니 캐시, 패티 스미스, 스티비 레이 번, 산타나, 슬래시 등등.. 외국 뮤지션들 중 밥 딜런과 함께 작업한 사람들로는 롤링 스톤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에릭 클랩튼, 마크 노플러, 조니 미첼, U2, 닐 영, 엘튼 존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군요.

딜런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여러 명 있지만, 딜런이 가장 숭배했던 사람은 Woody Guthrie 가 아닐까 합니다. 딜런은 그의 음악에 대해 "You could listen to his songs and actually learn how to live." 라고 말하기도 했죠.

자신의 기타에 "This machine kills fascists"라는 이름을 붙였던 우디 거쓰리는 미국 좌파 및 노동자들을 위한 포크 음악의 선구자입니다.

우디 거쓰리의 사회 변혁에 대한 열정을 이어받은 밥 딜런이 만들어낸 Blowin' in the Wind,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와 같은 대표곡들은 60년대 미국에서 반전운동이 한창일 때, 대표적인 민중가요로서 집회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고, 시민권 운동의 정점이었던 1963년 워싱턴 D.C.에서의 Civil Rights March 에서 마틴 루터 킹 Jr.가 "I have a dream" 연설을 했던 바로 그 집회 밥 딜런은 조안 바에즈와 함께 역사적인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투박한 목소리, 웅얼거리는 듯한 창법 등등 일반적인 인기 엔터 테이너의 특성과는 거리가 먼, 여러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65세의 나이로 미국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밥 딜런은 아직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포크팬들의 야유를 받으면서도 새롭게 시도한 전자음향의 도입이라든지, 인터뷰에서 냉소적인 태도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든지, 하는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팬들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계속 변화, 발전시켜 나가면서도 그 중심에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잃지 않고 유지해 온
밥 딜런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는 대중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래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의 노래는 세상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그의 고민은 시대와 함께 공유되었습니다. 흔히들 이제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들 말합니다. 지금 시대에서 음악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2007년 7월 14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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