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참조: 라떼 에 미엘레 Latte e Miele 내한 공연

내 인생에 무슨 복이 있어 라떼 에 미엘레 공연을 두번씩이나 보게 된 것인지 거참... 친구A의 운을 가로챈 것 같아 미안스럽기도 하고. 하여간 뭐랄까 그들의 연주를 다시 들으면서 음악 그 자체가 지니는 아름다움과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감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파이프 오르간 공연임을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파이프 오프간을 연주한 곡은 서너곡 정도다.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아닌 실제 연주를 위해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최양업홀에서 공연을 한 것 같은데 그 사운드는 장소도 비교적 작고 해서 웅장미는 덜했지만 다소 소박했다고 해야 할까...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에서였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공연장은 매우 작은 편으로 4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소규모 공간이지만 사운드는 잘 잡아낸 것으로 생각되는데, 1층 무대는 그야말로 경사없이 수평이라 꽤 앞 쪽에서 보려니 앞 좌석 분이 무대 중앙을 가릴 정도로 머리가 크셔서 보는 내내 답답하기도 했다는... (특히 사진을 찍기가 애매했음. 손을 번쩍 들고 찍어야만 하는데 공연 중 그러기가...)



전체 공연은 장장 2시간30분. 1부에서는 약 50분으로 최근 발표한 앨범 <Marco Polo, 2009>와 <Aquile e Scoiattoli, 1976>에서 몇 곡을 연주하고 10분 쉰 다음, 2부에서는 <Passio Secundum Mattheum, 1972>와 <Papillon, 1973> 를 연주했는데 특히 <마태수난곡>에서는 남녀 혼성 코러스를 대동하여 뭐랄까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1부에서의 연주는 사실 처음 듣는 곡이 좀 있어 약간 어수선하고 그랬다면, 2부 <마태수난곡>은 음악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멤버들이 열연을 한 것 같다. <파피용>에서는 기타리스트 마르첼로가 <마태수난곡>에 열정을 쏟아 부은 탓인지, 유독 실수를 많이 하는 바람에 약간 안타깝기도 했고, 베토벤의 <비창>을 편곡한 <Patetica> 연주 때는 베이스 케이블 접불 사고로 연주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드러머 알피오 비탄자가 중심을 잘 잡아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어쨌건 이 모두 공연의 일부로 기억되는 추억이 될 듯 하다.



파이프 오르간 연주 부분은 메들리를 들려준 오프닝 연주와 <마태수난곡>에서 파이프 오르간 독주 정도였는데, 연주자는 결성 당시 오리지날 멤버 3인 중 한명인 올리비에로 라까니나였다. 아무래도 악기 적응이 잘 안된 탓인지 오프닝 연주는 실수가 많은 편이었지만 <마태수난곡>에서는 긴장감이 흐르면서 몰입을 하게 하는 그런 연주로 생각된다.

지난 공연 <마태수난곡>을 라이브로 들었던 감동에 더하여 이번에는 실제 파이프 오르간 연주와 남녀 코러스까지 더하여 라이브 공연이 매우 어렵다는 이 곡의 라이브 연주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부분에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에 마르첼로의 기타 솔로는 인상깊다. 예수 수난의 중심부를 파고드는 멜로디의 그 솔로를 완성시키고 불끈 오른손을 들어보이는 마르첼로... 내 인생의 가장 기억에 남는 솔로 연주의 하나가 될 것 같다.



조카를 위해 만들었다는 소품에서 나일론 기타 솔로 연주가 있긴 했지만, 마르첼로는 이번 <마태수난곡>에서 나일론 기타를 사용하지는 않고 깁슨 레스폴에 페이징 사운드를 걸어 연주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는 그 마르첼로의 그 서글픈 깁슨 연주 부분에서 알피오의 나레이션 "달로라세스 달로라노나..."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2% 아쉬웠던 저번 공연과의 차이라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떼 에 미엘레의 <마태수난곡>은 음악을 듣고 나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한 유일한 음악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 수많은 감동을 주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토록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들어 본 일이 없다. 두번이나 라이브로 이런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어쩌면 참으로도 분에 넘치는 행운이리라. 이 감흥과 추억이 아마도 내 생애 최고의 재산이 아닐런지...

공연이 끝난 후 있었던 사인회 때는 마땅히 준비해간 음반 등이 없어서 현장에서 구매한 프로그램 두 권을 구입하여 각각 사인을 모두 받았다. 공연을 보고나니 친구A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하고 해서 뭐 아쉬운대로 이거라도 하는 마음에... 하여간 친구A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1년 5월 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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