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발매된 Dream Theater 의 10번째 앨범 <Black Clouds & Silver Linings> 을 인상깊게 듣고 있다. 그 마지막 트랙은 <The Count of Tuscany> 이라는 19분 넘는 대곡인데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빚어내는 연주의 빈틈없는 구성과 치밀함 속에서도 다이나믹한 서사와 대단한 비장미가 흐른다.



예전에 즐겨 들었던 <Space-Dye Vest> 나 <A Change of Seasons>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그래 이런 것이 프로그레시브락의 프레이즈다" 싶은 플레이가 들리기도 하고, 마치 'Pink Floyd' 라는 이펙트가 있어서 그것을 사용한 것 같은 사운드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음반의 백미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투스카니의 백작>의 후반부로 이 앨범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마지막 8분이며 이전의 격앙된 표현을 자제하려는 듯 감정을 추스리는 것 같이 들리지만 그래서 더욱 격정적으로 들린다.

이전의 혼돈을 잠재우는 듯한 (e-bow 를 쓴 것 같은 긴 서스테인과 딜레이가 인상적인) 깊고 고즈넉한 존 페트루치의 기타와 마치 깊은 바다 속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 조단 루디스의 키보드와의 협연은 이어지는 12현 어쿠스틱 기타의   G#m | B(add4) | F# | E    진행의 스트로크와 오버랩되는데 난 이 부분이 참 멋지다.

그리고 이 어쿠스틱 기타의 코드는 곡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속된다. 이 어쿠스틱 테마 위로 제임스 라브리의 차분한 읊조림이 이어지지만 그 톤은 곧 격앙되고 존 페트루치, 조단 루디스, 존 명, 마이크 포트노이의 협연이 이어지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페트루치의 마무리 솔로와 낮은 읖조림에서 거대한 외침으로 치닫는 제임스 라브리의 보컬은 몇번을 들어도 인상적이다.

ooo

<투스카니의 백작> 기승전결에서 결의 포문을 여는 어쿠스틱 테마만 뽑아내면 다음과 같은 코드진행 (iii-V-II-I) 이다.



글쎄,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진행을 듣고 있자니 금주의 그 비상식에 부딪혀 발생한 거대한 혼돈과 혼란이 계속해서 이 곡에 오버랩된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 곡의 가사도 한번 찾아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항간에 락매니아들에게는 故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곡이라는 소리까지 있었으니까.

사력을 다하여 정신없이 싸우다 보니 투쟁은 끝나 있고 누가 승리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일단 큰 숨을 들이키고 멀리 바다의 석양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려 본다. 패배 후 죽음으로 향하는 듯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멈추고 긴 서스테인으로 전환하며 지친 영혼을 위안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 테마에서는 아주 담담하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절망하지 마라. 너는 승리한 것이니까" 절망에 빠진 영혼들은 하나둘 모여 다시 어깨동무를 한다. 어깨를 억누르던 모든 삶의 짐을 내던지니까 이토록 홀가분하고 몸이 날아갈 듯 한데. 이제 뒤를 돌아 볼 필요없이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2009년 7월 25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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