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지미 헨드릭스의 <Red House> 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유일한 12마디 블루스 곡이며 인트로와 솔로 부분을 제외하면 B7 E7 B7 B7   E7 E7 B7 B7  F#7 E7 B7 B7 이 반복된다,라고 했죠. 참고로 이 연주는 반음 내려 튜닝한 것으로 Bb7, Eb7, F7 으로 들립니다. 이번에는 그 코드 진행만 다시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아주 익숙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앞서 언급한 key-center 정하는 방식대로라면, B7 은 C#단조 또는 E장조의, E7 은 F#단조 또는 A장조의, 그리고 F#7 은 G#단조나 B장조의 다이어토닉 7화음이죠. 그렇다면 이 코드 진행에서는 계속해서 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인가요?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는 이 코드 진행 위로 key 에 맞는 스케일로 계속 바꿔가며 연주하나요?

아프리카와 유럽 음악이 섞인 미국 음악 블루스의 하모니는 실은 전통적인 서양 음악의 화성 이론에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즉 앞서 이야기했던 전통적인 이론과는 꽤 다른 접근 방식이라는 것이죠.

전통적인 블루스의 코드 시스템은 I - IV - V 입니다. 메이저 스케일에서 나온 것이죠. 그런데 한마디로 블루스는 dominant 7th 를 강조하는 음악입니다. 도미넌트 모션을 얻기 위해서 V 코드에만 도미넌트 7th 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I 와 IV 코드도 도미넌트 7th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러면 방금 들은 바와 같이 어디론가 계속 가야할 듯한 긴장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진행은 다이어토닉 하모니 규칙을 과감히 깨버리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냥 독특한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블루스 하모니는 팝 뮤직에 아주 잘 스며들어 우리는 그것을 아주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처럼 인식하게 되죠.

12-bar blues progression


블루스의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는 '12마디 블루스 진행'입니다. 곡 전체로 볼 때 이 12마디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죠. 이 12 마디는 4 마디씩 3 섹션으로 나누고 이 3 섹션에 I, IV, V 코드를 적절히 배치시킵니다.

보통의 구성은 다음과 같죠. 첫번째 섹션에서 key 를 정하는 I 코드가 등장하고 (기), 두번째 섹션에는 IV 코드로 이동했다가 다시 I 코드로 돌아오고 (승), 세번째 섹션에서는 V - IV - I 순서로 세 코드가 모두 등장하고는 턴어라운드 (turnaround) 로 종결됩니다. (전-결)

턴어라운드라는 것은 12마디를 마무리하고 다시 12마디 시스템 처음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위한 준비 정도로 보면 될 듯 하네요. 대개는 V 반음 위의 VI 가 잠깐 등장합니다. 그래서 I - VI -V 의 진행으로 끝내고 다시 처음 I 코드로 돌아가죠.

방금 언급한 대로 하나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이 되겠죠. (클릭 연주로 사운드 확인 가능)



이러한 12마디 코드 진행에는 quick change 라는 것도 있는데 첫번째 섹션에서 I 만 네마디 반복하는 단조로움을 피해 두번째 마디를 IV chord 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마디 A7 대신 D7 을 연주하는 것이죠. 위 <Red House> 의 코드 진행 또한 이러합니다. (클릭 연주로 확인해 보시기를)

이 12 마디 시스템이 반복되다가 곡 결말에 이르렀을 때에는 계속 연결되는 12번째 마디의 턴어라운드 대신 엔딩 코드를 넣어야 합니다. I - VI - V 대신 I - II - I 진행을 넣는 거죠. 여기서 II 는 I 와 반음차이가 됩니다. 즉 II 에는 Bb7 이 들어가면 되겠죠. (클릭 연주로 확인해 보시기를)



2009년 5월 26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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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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