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최근 테레민 미니라는 뮤직 토이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구입해서 가끔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간단한 선율조차 생각만큼 쉽게 되지 않는다. 테레민은 러시아의 음향 물리학자 레온 테레민 (Leon Theremin) 이 발명했고 1928년 특허 등록되고 공식적으로는 공연용으로 최초로 사용된 전자 악기다. additive synthesis 방식의 공식 최초의 전자악기는 200톤의 다이나모폰이라고도 하는 카힐 오르간으로 신서사이저의 전신이기도 하다.

기본 원리는 이렇다. 두 개의 오실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주파수 정현파의 합으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아래 그림과 같이 하나의 오실레이터를 이루는 코일과 커패시터를 안테나처럼 바깥으로 빼내어 외부에 전기장을 만들고는 인간의 손에 존재하는 전하와 작용시켜 그 코일의 전류의 양을 조절하는 식으로 정현파의 주파수 즉 피치 (pitch) 를 변화시킨다.


그러니까 최초의 전자악기는 사람과 전기장치의 교감을 구현한 기계였다. 플러스 전하는 기계가 마이너스 전하는 사람이 제공하여 만난다. 따라서 전기장 내에서의 사람 손의 미세한 움직임에 따라 음정이 변한다. 로버트 무그는 이 테레민이라는 악기에 큰 자극을 받기도 해서 아마도 오늘날 신서사이저의 대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Theremin: An Electronic Odyssey> 라는 다큐는 레온 테레민이라는 학자의 일생과 그의 악기와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인데 음악 다큐로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이 다큐에도 무그 박사 등의 테레민에 대한 회상과 인터뷰 등이 담져겨 있다.



지금 생각하면 단순한 듯 보이지만 테레민이라는 악기가 탄생한 1920년 말부터 널리 알려지는 1930년대에는 대단한 것이어서 미국 등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물리학자는 이것 때문에 소련에서 거의 반평생을 KGB 등의 정치적 억압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고 한다. 이 악기에 뭔가 숨은 비밀이 있었을까?

어쨌건 소련이 붕괴되고 이 필름의 감독인 스티브 마틴은 죽은 것으로만 알려진 테레민이 소련에서 생존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찾아가고, 그를 뉴욕으로 데려온다. 90세가 넘은 이 노년의 테레민은 그의 악기를 사용했던 현대 음악가들, 영화음악 작곡가들, 테레민 연주인들과 재회하고 뉴욕 거리를 걷기도 한다. 피아노와 테레민의 듀엣 연주가 흐르며 참 많이도 변해 버린 뉴욕의 밤거리를...

최근 개봉한 <지구가 멈추는 날> 의 오리지날인 로버트 와이즈의 1951년 작품인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은 테레민 연주와 그 사운드가 영화의 분위기와 톤을 지배한다. 대단히 충격적인 걸작의 반열에 들어가는 작품이므로 꼭 한번 보시기를. 그리고 테레민 사운드가 어떻게 영화를 끌어 가는지도 확인해 보시고.



2009년 1월 1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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