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

OLD POSTS/그외 2014.01.29 11:18


이전 글에서 영화 포스터들을 정리하고 링크를 연결하고 하다 보니까 10년전 쯤에 어설픈 영화 홈페이지 만들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개인 홈페이지라는 것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거의 HTML 문법만 사용했죠. 나름 정성을 들여서 수백개의 음악과 영화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놓았었습니다.

타이틀, 감독, 배우, 작곡가 등으로 분류해서 각각의 관련 영화를 검색하고 그 중 괜찮은 사이트를 선별적으로 연결시키는 컨셉이었습니다. 관련된 사진이나 링크들을 일일이 찾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 외국인이 이메일로 잘 보았다는 감상을 남겨주었을 때에는 무척 신기하기도 했고, 살짝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던, 아주 옛날 이야기이죠.

영화 잡지를 사 모은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인데, 스크린나 로드쇼를 매달 하나씩 골라서 사 모으다가 (둘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기사가 실린 것을 그때그때 선택했었죠) KINO 라는 잡지를 알게 된 후로는 KINO 를 간간이 사게 되었습니다. 다소 현학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하는 KINO 였지만, 기존 잡지들과는 다른 좀더 색깔있고 의미있는 정보를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영화 잡지를 살 때에는 비평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주로 영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삽니다. 평론도 그다지 즐겨 보는 편은 아니구요. 그런데 KINO 편집장이었던 정성일의 비평은 꽤 신뢰하는 편이었습니다.

그의 몇몇 감독에 대한 편애 (임권택, 왕가위 등) 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들은 지금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기도 하구요... 어쨌든간에 그 때도 Collector 의 기질이 있었는지, KINO 잡지 전권을 가지지 못한 아쉬움이 약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내 게시판에 누군가가 창간호부터 모아둔 KINO 를 공짜로 주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KINO 는 1995.05 에 창간호를 발행했으니까 몇년치에 해당하는 분량이었죠.당연히 희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그런데 그가 단서로 단 것은,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것이었죠.

그때 나는 메일에 내가 만든 영화 홈페이지의 주소를 적고, 별다른 내용은 쓰지 않았었는데, 홈페이지를 꾸민 정성을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보았는지 그 KINO 주인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공짜로 받기가 미안해서, 직접 만든 영화음악 Compilation 음반을 답례로 주었던 기억도 나구요.


그래서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게 된 KINO Collection 은 그 후로도 계속 갯수를 늘려갔지만, 외국에 나가 있거나 하게 되면서 구입을 빼먹기 시작하다가 2003년 KINO 가 안타깝게도 폐간되면서 지금 상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좀더 생기면 KINO 잡지를 다시 읽으면서 영화공부도 하고, 그때 추억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7년 5월 22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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