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심심하면 꺼내 보는 책이 하나 생겼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 제본한 듯한 성의없는 표지 그리고 오로지 텍스트로만 채워진 책. 간단히 말해 노래 만들 때 유용한 대표적인 코드 진행들과 그 진행들이 사용된 곡들 및 간단한 설명이 주를 이루는 <Chord Progressions for Songwriters>라는 책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거의 수많은 히트곡들의 코드 진행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파악하여 약 21가지의 진행 패턴으로 분류한 다음 그 분석한 곡들을 패턴대로 분류, 아니 말하자면 나름 집대성한 독학용 교재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첫번째 패턴으로 소개되는 "ascending bass lines" 라는 부분에서는 베이스 음 진행이 1-2-3-4, 2-3-4-5 인 다이어토닉 코드 진행과 대리화음을 사용한 그 변형 패턴 열 몇가지와 각 변형 패턴이 사용된 사례를 소개한다. 언제 다 이렇게 듣고 분석했을까...

물론 실제로 듣고 분석하고 연습하여 본인의 지식으로 만드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 이 저자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팝, 락, 재즈, 알앤비, 장르 불문하고 그 많은 곡들의 코드 진행을 분석해서 특징을 찾아내어 하나의 패턴으로 분류해 놓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송라이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들여다 볼만한 것 같다.

저자는 서문의 시작을 존 레논의 말을 빌어 이렇게 시작한다. "어차피 다 재탕이야. 결국 마스터피스를 흉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과거의 히트곡에 대한 분석은 필수지. 분석하여 그 특징들을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섭렵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책의 내용은 그림 하나 없이 오로지 텍스트 뿐이라 좀 읽다보면 지겨울 것 같기도 한데 사례로 든 곡들을 찾아 들으면서 그 진행을 파악해나가는 재미가 나름 있을 듯 하여 화성학에 대한 약간의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아마도 나름 꽤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2010년 10월 13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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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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