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1960년대: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60년대 중반 이탈리아 영화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미국 서부개척 신화는 허구라며 비꼬는) 마카로니 웨스턴 3부작에 문제의 건맨으로 출연하면서 영화 미학에 눈뜨게 됩니다. <A Fistful of Dollars 황야의 무법자 1964>, <A Few Dollars More 석양의 건맨 196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석양의 무법자 1966>

세르지오 레오네는 이후 또 다른 3부작인 (깡패에 비유하며 미국식 질서를 까대는) '옛날 옛적에' 시리즈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Once Upon a Time...the Revolution 또는 A Fistful of Dynamite 1971>, 그리고 <Once Upon a Tiime in America 1984> 를 만들기도 하죠.

1960년대 후반부터는 'B급영화의 거장'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저예산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던 돈 시겔의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주류가 아닌 마이너 정서 그리고 B급의 미학을 배우게 됩니다. 레오네에 이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두번째 스승이기도 하죠.

이 둘이 함께 한 최고 걸작은 <더티 해리 Dirty Harry 1971>. 이 영화에서 이스트우드는 무법의 서부 건맨에서 무법의 샌프란시스코 형사 캘러한으로 변신하여 선과 악의 경계를 없애버리고 범죄자와 경찰의 구별을 모호하게 만듭니다.

교활한 음모를 부리며 상대방을 아주 피곤하게 만드는 사이코 킬러 스콜피오를 매그넘44를 휘두르며 끝까지 쫓는다는 내용의 반영웅주의 및 폴리스 무비의 고전이기도 하죠.

영화 속에서 카메라는 높은 빌딩의 옥상부터 굴과 채석장같은 지하 세계의 시점까지 그 높낮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를 수직으로 훑으면서도 수평으로는 죽어라 달리는 형사와 킬러의 쫓고 쫓기는 총격전과 추격전을 계속해서 포착해 나갑니다.



1970년대: 감독

그리고 그 즈음하여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하죠. 감독으로 데뷔하여 처음 연출한 작품은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Play Misty for Me 1971>.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심야 라디오 방송 DJ 로 등장하고 에롤 가너의 <Misty> 만을 신청하며 그를 스토킹하는 한 여성 광팬으로 인하여 증오와 폭력, 그리고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는, 어찌 보면 <미저리> 비슷한 스릴러입니다.

두번째 영화는 <평원의 무법자 High Plains Drifter 1972>. <황야의 스트레인저>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원의 유랑자 정도의 뜻이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떠돌이 서부의 건맨으로 등장하는데 레오네 시절의 건맨과 스타일은 유사하나 풍자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여기서는 공포의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무법자로부터 보호해달라고 했더니 (반영웅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마을을 불태워 버리고는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서부극+공포물입니다.

세번째로 찍은 영화는 <브리지 Breezy 1973> 라는 영화입니다. 나이 먹어 늙고 고집 센 한 이혼 남자가 히피 아가씨를 만나서 비로소 행복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라네요. 이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히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드러내는 다소 보수주의적 관점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네번째 영화는 <아이거 빙벽 The Eiger Sanction 1975>. <클리프 행어> 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영화이며 트레바니안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죠. 여기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전직 암살 요원으로 등장합니다. 소련 스파이를 제거하기 위해 아이거 암벽에 오른다는 첩보 스릴러 물인데, 이때는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하지 않아서 암벽 및 빙격 등반 장면을 직접 소화해야 했다고 하죠.

다섯번째 영화는 <The Outlaw Josey Wales 무법자 조시 웰즈 1976>. <용서받지 못한 자> 가 나오기 전까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고 걸작이라고들 합니다. 진정 위대한 서부극이라고도 하죠.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 연장 선상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악당에게 가족을 잃고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거는 뛰어난 건맨 조시. 그러나 인간 쓰레기들을 없애 버리며 떠돌던 건맨 생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류의 인간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평화롭게 살아 가려고 애쓴다,는 서부극입니다. 살짝 따뜻함이 베어 나오기도 하죠.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자> 에서 이 꿈을 다시 뒤집어 버립니다.

여섯번째 영화는 <The Gauntlet 건틀릿 1977>.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에서 열혈형사로 등장합니다. 그는 어떤 살인 사건의 증인을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그 사건에 연루된 고위층 인사와 경찰은 도리어 그 증인을 죽이려 하죠. 영화 마지막에 자동차에 방탄 철판을 부착하고 1500발 넘는 총알 세례를 뚫고 범인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이 인상적인 액션물입니다.

1980년대: 작가


일곱번째 영화는 <Bronco Billy 브론코 빌리 1980>. 브론코 빌리는 서부극 쇼를 하는 떠돌이 극단주입니다. 뱀쇼도 하고 곡예도 하고 총도 쏘고, 하지만 인기도 없고 돈도 못벌어 몇 안되는 단원에게 월급도 못주죠. 그러다가 백만장자 상속녀에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 앙트와네트를 만나 극단과 함께 하게 되고, 그 여정에서 티격태격 사건이 벌어진다는 카우보이 소동극입니다.

여덟번째 영화는 <Firefox 파이어폭스 1982>. 클린트 이스트우드판 탑건이라고... 이스트우드는 건맨 대신 소련으로 침투하는 미국 스파이로 등장합니다. 파일럿이 되어 비행기를 조종하는 연기며 나름 근사한 비행 액션을 볼 수 있는 액션물이라고 합니다.

아홉번째 영화는 <Honkytonk Man 고독한 방랑자 1982>. 그냥 <홍키통크 맨>이라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총 대신 기타를 들고 술집을 전전하며 노래하는 컨츄리 뮤지션으로 아들 카일 이스트우드와 함께 등장합니다. 뮤지션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미국을 떠돈다는 로드무비 음악 드라마입니다.

열번째 영화는 <Sudden Impact 더티 해리 4 1983>. 그가 헐리우드로 돌아와서 돈 시겔과 함께 가장 성공시켰던 <더티 해리> 시리즈 4편이죠. <더티 해리> 시리즈 중에서 유일한 이스트우드 연출작입니다. 형사 캘러한은 여전히 사법제도가 못마땅하죠. 범인을 잡으면 판사는 또 증거가 없다며 놔주고.. 그러면 또 범죄는 발생하고... 그래서 캘러한은 여전히 자기식대로 매그넘 44를 휘두릅니다. 영화 자체 보다는 그의 연출 능력이 이제 거의 거장의 경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도 하네요. 마지막 총격전 장면 등에서...

열한번째 영화는 <Pale Rider 페일 라이더 1985>. 창백한 질주자... 조지 스티븐스의 <셰인 1953> 의 소위 포스트모던 웨스턴 판이라고도 하죠. 홀연히 나타나 악당을 몰아내고 약자를 보호하고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고...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셰인> 처럼 매우 인상이 깊다는 서부극입니다.



열두번째 영화는 <Heartbreak Ridge 승리의 전쟁 1986>. 한국전에서 월남전까지 여러 전쟁을 경험하며 해병대에 온 생애를 바쳐왔던 노장교가 다시 원대복귀하여 소대를 맞아 지옥훈련이라고 할만한 끔찍한 훈련을 통해서 신병들을 전투요원으로 만들어낸다는 전쟁물로 그의 군대에 관한 시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예술가의 도시라는 캘리포니아 카멜의 시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 만든 영화이기도 하죠.

열세번째 영화는 <Bird 버드 1988>. 재즈 매니아이기도 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찍은 찰리 파커의 영화 자서전같은 작품입니다. 버드 찰리 파커는 디지 길레스피, 델로니오스 몽크와 함께 재즈를 BOP 의 시대로 이끈 장본인이며 40년대 재즈계를 주름잡은 최고의 뮤지션으로 추앙받았지만 마약중독의 덫을 벗어나지 못해 방황을 하다가 35세라는 나이로 단명한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이 영화로 이스트우드는 드디어 깐느에 입성하게 하고 찰리 파커 연기를 했던 포레스트 휘태커는 깐느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죠. 배우나 프로듀서가 아닌 진정한 작가로 평가를 받게 됩니다.

1990년대: 거장

열네번째 영화는 <White Hunter Black Heart 추악한 사냥꾼 1990>. 백인 사냥꾼과 흑인의 마음... 이 작품도 <버드> 처럼 깐느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고 상당한 평가를 받았죠. 이 영화에서는 존 윌슨이라는 영화 감독으로 등장합니다. 존 휴스턴 감독의 <아프리카의 여왕 1951> 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소설화한 작품을 영화화 한 것으로 존 휴스턴 감독의 영화 제작 당시의 코끼리 사냥 에피소드를 통해서 존 휴스턴 영화에 담겨진 백인중심적 사고와 가치관을 한번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메세지가 담겨져 있기도 하고 감독이 고집하는 예술과 강박관념이란 어떤 세계일까를 엿볼 수도 있습니다.

열다섯번째 영화는 <The Rookie 더 루키 1990>. 이스트우드가 오랜만에 다시 형사로 등장하는 영화로 찰리 쉰이 철없는 애송히 파트너로 등장합니다. 딱 미국판 <투캅스> 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열여섯번째 영화가 <Unforgiven 용서받지 못한 자1992> 입니다. 그 해 전 세계 최고의 영화로 극찬의 극찬을 받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최고의 감독의 반열의 오르게 한 영화이기도 하죠.


2009년 3월 23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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