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전에 여기서 널 봤을 때 난 널 똑바로 쳐다 볼 수도 없었어. 너는 꼭 천사같았고 너의 살결은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까. 너는 깃털처럼 가벼워서 아름다운 세상을 훨훨 날아 다니는 것 같더라. 나는 내가 특별하기를 원했어. 네가 so very 특별했으니까...   하지만 난 병신이야. 또라이지. 대체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있을 곳이 아닌데.

아 파도 상관없어. 완벽한 몸, 완벽한 영혼을 가질 수만 있다면 말이야. 내가 네 주변에서 사라질 때 난 네가 그걸 알아챘으면 했지. 너는 정말 so fucking 특별해. 나도 그러기를 바라고...  하지만 난 병신이야. 웃기는 놈이지. 대체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아, 그녀는 또 도망가 버리네. 그냥 가버린다고... 그냥 도망가버리잖아... Run Run Run... (난 Creep 인데...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나와 멀리 멀리 뛰어 도망가는 천사같은 그녀가 꽤나 대비되어 살짝 슬프기까지 한...)

너 를 기쁘게 하는 것이 뭐든지, 네가 원하는 것이 뭐든지 간에 넌 so very 특별했어. 나도 그러기를 바랬고...   하지만 날 보라고. 역겨워. 정말 이상한 놈이지. 대체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 난 여기 있으면 안돼...


노래방가서 라디오헤드의 <Creep> 을 굉장히 시리어스하게 부르는 놈이 혹시 주변에 있다면 어깨를 한번 툭툭 쳐줄 법도 하다. 이게 참 슬픈 노래거든... 난 벌레, 넌 천사. 너의 관심만 끌수 있다면 뭐든 다하겠다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난 creep 인데...

뭐 이 지랄같은 대한민국은 우리에게 꼭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너넨 creep 이야. 그냥 바닥에서 박박 기기나 해라... 가당키나 해? creep 들이 대한민국 1% 를 넘보는게... 어이쿠 젠장... 그래, You're so really fucking special 해서 좋겠다. 그래서 TV 와 so fucking special 한 연예인들을 멀리하라는 거다.

<Creep Acoustic> 의 코드진행은, 사실 코드진행이라고 할 것도 없이 매우 단순하다.

G - Gsus4 - G ,  B - Bsus4 - B ,  C - Csus4 - C ,  Cm --       ,



<Creep Acoustic>은 이게 다다. 이 진행이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된다. 대신 이 곡은 그 반복되는 코드진행을 두들기는 스트로크에 점점 더 강하게 감정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입부에서는 주로 중음과 저음영역을 살려 부드럽고 차분히 나가다가 점점 격앙되면서 "그녀가 가버리는..." 때에 이르면 금속성의 고음부분을 아주 강하게 살리면서 아픔과 날카로움을 표출한다. 이게 중요하다. 톤을 단조롭게 가져가지 말고 점점 격앙되라는 것.

기본적으로 이 곡은 G - B - C - Cm 이 반복되고 있으며 중간에 계속해서 sus4 가 사용되는 구성이다. sus4 라는 것은 메이저 코드에서 제3음 대신 반음 위의 4도음을 사용하여 사운드를 다소 불안하고 어중간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바로 이어서 메이저 화음이 나와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 Gsus4 - G, Bsus4 - B 식으로. 서스펜션은 독립적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주로 메이저와 함께 사용된다.

가령 G 코드를 예로 들면 G는 "솔시레" 가 되는데 "솔도레" 로 연주하는 것이 Gsus4 이며, "솔시b레" 로 연주하는 것이 Gmin 다. 그러니까 G 마이너와 G 서스펜디드4 의 차이는 메이저에서 3음을 반음 올리느냐 반음 내리느냐의 차이. 마이너와 서스펜디드는 붙여 사용하지 않는다. 마이너는 아름답지만 서스펜디드는 어중간하다.

나는 이 서스펜디드 코드의 사운드가 이 <Creep> 이 만들어 내는 정서에 대단히 부합한다는 생각이 든다. 애매한 사운드. 원래 자기 자리로 달려가야만 하는 사운드, 대체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 난 여기 있으면 안돼... 내 자리는 어디?  그것이 Suspended 4th 의 정서인 것 같다는 거다.


2008년 12월 1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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