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지난 100분토론에서 정부측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광우병 걸린 소를 먹게 될 확률은 로또복권 1등에 당첨이 된 다음 은행에 가서 그 돈을 찾아 나오다가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그러면 우리 이런 게임을 한번 해봅시다. 이름하여 4천만이 함께 하는 러시안 룰렛 게임... 거대한 총 한자루와 4천만개의 약실을 가진 탄창을 하나 만듭니다. 그리고 딱 한개의 약실에만 총알을 넣습니다. 그리고 4천만명이 돌아가면서 차례로 자신의 머리를 향해 한번씩 방아쇠를 당긴다고 합시다. 이런 무지막지한 과장법을 사용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이 게임의 특징이 뭡니까? 수학적인 발사 확률에 따라 공포의 수치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발사 확률에 관계없이 아마 모두가 발사 확률 1/2 급의 공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총에서 총알이 발사될 확률이 4천만분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사람은 총을 손에 쥐고서는 이분지 일 수준의 발사 확률로 공포를 겪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총알의 발사는 랜덤 (Random) 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방아쇠를 당긴 사람이 총에 맞을 확률은 4천만분지 일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공포의 확률 수치는 이분지 일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두번째 사람은 어떻습니까? 총에 맞을 확률은 아주 조금 증가합니다. 그리고 첫번째 사람보다 공포의 수치도 늘어납니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총알에 맞게 될 확률은 아주 조금씩 증가하겠지만 공포의 수치는 얼마만큼 증가하겠습니까? 체감하는 공포의 확률 지수는 1/2 을 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거의 패닉 상태가 됩니다.

낮은 확률이라는 것은 이 게임이 초반에 종료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래서 종료가 되면, 그때 이 광우병 러시안 룰렛 게임이 정말로 종료가 되는 것입니까? 더욱 큰 문제는 현실에서의 이 광우병 러시안 룰렛 게임에서는 총알이 몇 개가 들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ooo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이 되고 만에 하나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라고 한다면 정부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광우병 러시안 룰렛 게임으로 몰아 넣은 꼴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발견되면 중단" 은 허공에 외치는 無의미한 개소리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그때까지 비공개로 진행되던 게임이 공개되고 본격적인 공포의 게임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 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4천만 국민 중 단 한명이 먹었다 하더라도 미국산 소고기를 직간접으로 먹은 국민은 1/2 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며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최소 10 년은 지나야 누가 먹었는지 알 수 있으니까... 10년 동안 그러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부가 자꾸 국민들을 패닉이나 광란 상태에 빠진 것으로 몰아 갈 것이 아니라 차분히 러시안 룰렛 게임에서의 공포 메커니즘은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해답은 물론 게임을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온 국민에게 공평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이 게임에서 빠지겠소. 난 돈이 많으니까..." 이런 사람들 빠질 수 있고, "난 풀만 먹어. 고기는 야만인이나 먹는 거지..." 채식주의자도 빠질 수 있고... 아무래도 서민과 가난한 사람만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게임이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정부 관계자는 모두 빠질 겁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다시 말하지만 지금 우리가 논하는 것은 먹게 될 확률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입니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안전해요" 라고 하는 주장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광우병이 아니더라도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 영화가 있고, 다큐가 있고, 책들이 버젓이 여러가지 근거를 들고 나와 있습니다. 그것도 미국사람들이 쓰고 만든 것들입니다. 최근에는 기업이 만들어 내는 식품의 유해성을 다룬 책들이 꽤 나오고 있습니다.. <죽음의 밥상>,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패스트 푸드의 제국>...

거대한 기업형 목장 (사실 말이 목장이지 소공장입니다.) 에서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의 소를 기릅니다. 그들이 매일 싸는 똥과 오줌, 그리고 방귀까지도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각 공장에서 수천마리씩 도축을 합니다. 누가 도축을 할까요. 미국의 88만원 세대들은 패스트 푸드 가게 점원을 하고, 멕시코 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계 불법 노동자들이 그런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패스트 푸드 업체의 소고기 물량을 대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패스트 푸드의 제국> 를 영화로 만든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패스트 푸드 네이션> 을 보면 헐리우드의 스타들이 출연해 위에 언급한 내용들을 포함해서 소공장과 거기에서 나온 제품의 안전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패스트 푸드 업체용 소고기 샘플에서 똥이 검출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한 노동자가 잘못해서 살코기를 잘라내 버리자 엄청 혼이 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살코기나 내장 분리 같은 작업이 무슨 자동화된 위생시스템이 하는 것입니까? 소똥도 들어가고, 재수없으면 에이즈 걸린 사람피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도축하는 과정을 상상해 봅시다. 이것이 무슨 반도체 찍어 내듯이 정확하게 규격화된 기술로 소의 머리를 자르고 다리를 잘라내고 그 피를 쏟아내고 내장을 갈라내고 살코기를 발라내고 등뼈를 제거하고... 하는 것일까요. 그 일련의 과정은 보기 편한 장면들이 아닙니다. 정말 돈이 아니라면 이런 일들은 제 정신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에서 엠마가 하는 것처럼 그렇게 돼지를 죽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정부의 관계자들은 국민들을 러시안 룰렛 게임판에 몰아 넣기 전에 모두 미국 소공장에 가셔서 그 도축 과정을 딱 백마리만 눈감지 말고 똑똑히 지켜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다음 사료 공장 가셔서 어떻게 사료가 만들어지나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인들이야 들어 갈수도 없겠지만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혹시나 들어 갈 수 있지 않나 싶어서...

2008년 5월 1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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