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마이클 무어의 <로저와 나>를 보면, (지금은 숨이 헐떡헐떡 넘어가고 있는) GM사가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오랫동안 플린트시 사람들의 직장이던 플린트시 GM 공장문을 닫고 대량 해고를 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후 벌어진 일을 사실에 관계없이 상식선에서 가정을 해보고 소설 한번 써보자.

로저 스미스는 미국과 멕시코의 경계 부근에 공장을 세우기 전에 먼저 두가지 일을 한다.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자동차가 미국으로 자유롭게 넘어오도록 두 나라 사이에 관세를 철폐하는 것, 그리고 멕시코 노동자들이 미국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국가간 노동이동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 이것이 NAFTA 다. 자유무역처럼 보이지만 자유무역 아니다.

이 두가지 일을 먼저 하고 공장을 세운다. 주요부품 생산라인일 수도 있고 조립라인이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플린트시 사람들이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일했다면 멕시코 사람들은 시간당 1달러면 된다는 것. 일단 GM 입장에서 노동비용을 90% 절감시킨다.

공장 노동자였던 플린트시 사람들은 직장을 잃는다. 실질소득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 도시의 소비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고 상점들과 식당들이 대부분 파산한다. 정부에서는 나름 외부의 경제를 끌어 들일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고 추진하지만 대부분이 미봉책이라 이미 삭막하게 얼어버린 도시를 살리지 못한다. 하나둘 이 도시를 떠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다른 도시로 가서 뭘 먹고 살게 될까? 그것은 여러분 상상에 맡긴다.

한편 이 시간 멕시코. 조그마한 자동차 공장에서 시간당 50센트를 받고 일하던 노동자들이 시간당 1달러를 준다는 이 멕시코 GM 공장으로 몰린다. 노동시장에서 공급이 증가한 것이므로 GM 은 노동의 가격, 임금을 더욱 내린다. 임금은 하락하여 50센트와 1달러 사이에서 임금이 정해진다. GM 의 생산 효율성은 높아진다. 노조? 당연히 허락하지 않는다.

이 노동비용 절감의 희소식을 들은 캐나다 자동차 회사도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다. 역시 시간당 1달러를 준다. 멕시코 노동자들이 몰린다. 상대적으로 노동의 공급이 줄어든 멕시코 자국의 공장들은 공황 상태를 맞게 된다. 노동비용이 상승하고 결국 하나둘 도산한다. 멕시코의 중소기업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실업자가 증가하지만 노동자들은 GM 공장 말고는 일자리가 없다.

다시 미국 플린트시. 실질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유가까지 폭등해서 사람들은 자동차도 타고 타니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GM 자동차는 넘쳐난다. 멕시코에서 실현한 저임금노동 경제를 통해 생산한 그 자동차들의 과잉공급이 발생한거다. 자동차 가격이 하락한다. GM 은 이 자동차들은 어딘가에 팔아야 한다. 이 재고처리를 못하면 GM 은 멕시코 공장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멕시코 노동자들이 해고된다. 소득이 줄고 소비가 감소한다. 상점이 망하고 식당이 망한다.


GM은 그 자동차를 팔기 위해 미국 정부를 설득해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선다. 여기저기 FTA 를 맺는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유럽과 일본 자동차들이 점령한 상황이고 심지어 미국도 점령된 상태다. 뭘 더 할 수 있을까? "큰 차가 좋아 큰 차가 좋아" 광고만 때린다.

먹고 살 길이 없어진 멕시코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숨어 들어간다. 많이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불법체류 멕시코 노동자들의 노동대가는 더 하락하고 삶의 질이 끝없이 추락한다. 노동시장으로의 공급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도시가 꽁꽁 얼어버린 상황이다. 노동의 수요자가 없는데 공급자는 넘친다. 노동력의 공급과잉이 발생한다. 생산력은 엄청나게 증대되고 있지만 소비력은 엄청난 축소 중이다.

결국 고소득 부유층들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너네가 돈을 써야해... 그들을 위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명품, 사치품, 해외여행, 사교육... 이 부자들이 제공하는 소비력으로 GM 자동차는 한숨 돌린다. 이제 각종 외부경제와 외부소비를 촉진하는 크고 비싼 차 생산에 주력하게 된다. 점점 모든 것이 부유한 사람들의 시각과 그들의 경제 이데올로기가 주류로 자리잡는다.

거리에는 온갖 고소득 부유층들을 위한 상점과 식당으로 넘쳐나기 시작하지만, 멕시코와 미국의 일반 노동자들이 그 거리를 가득 메운다. 부유층들은 꼬질꼬질한 그들을 보는 것이 얹짢다. 공권력은 가난한 사람들을 어디론가 숨긴다. 가난한 사람들은 점점 눈에 안뜨이게 된다. 지하로 숨어든다. 노동가치 중심의 경제철학도 지하로 숨어든다. 그러나 이것이 체감 경제다. 이론과 체감의 괴리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똑똑한 누군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돈을 많이 모은 부유층들은 이제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고 싶다. 금융경제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부분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놓고 주류에 편입시킨다. 이제 이들은 위험 부담있는 공장을 세우지 않고 머리만 굴린다. 아이디어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그것을 비싼 로얄티를 받고 빌려준다. 아니면 여기저기 돈을 꿔주고 이자를 받아 낸다. 멕시코 같은 나라에서 이자 및 원금상환도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해서 각종 세계적인 규약들을 만들어 내고 불이행시 국가신인도 및 신용평가 하락이라는 엄청난 불이익을 주도록 구속조항을 잔뜩 만들어 둔다.

이 고소득 부유층의 이자소득과 소비력도 곧 포화하는 단계에 다다른다. 자 이제 다음은?


2009년 1월 9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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