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세상의 모든 기업이 최고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인가> "최대 이윤의 추구와 효율성의 극대화" 와 "충분한 임금 및 복지 제공과 안정된 고용의 보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말이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정치, 문화, 역사... 그야말로 모든 것들의) 그림이 바뀐다.

전세계 모든 글로벌 기업이 "모든 노동에 대해 충분한 임금을 주기 위해 많이 벌어야 한다" 와 "글로벌 가격 파괴를 하여 많이 팔기 위해 저가노동 및 자유로운 해고라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 라는 두가지 철학을 가지고 고민한다,고 가정하자는 거다.

초저가 노동시장이 없어지는 경우에 어떻게 많이 벌거냐 또는 초저가 상품이 없는 경우에 어떻게 많이 팔거냐, 라는 고민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인간의 본성이기도 한 부패와 탐욕 때문에. (그래서 노예나 신분제도 등이 존재해 왔다.)

나는 아주 단순하게 결론을 내린다. 전자를 선택하면 무조건 <나쁜 기업>이고, 후자를 선택하면 최소한 <나쁜 기업>은 아니다. 그렇다. <좋은 기업>이란 없다. 애당초 말이 안되는 소리다. 그것은 마치 착한 살인마,의 존재를 인정하라는 것처럼 들린다. 조금 과장하면 세상의 모든 기업들이 후자를 선택했다면 전쟁이라는 것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위 전제는 기업이 돈을 벌어 들이는 행위에서 기본적으로 윤리를 동반시킬 것인가 말것인가, 라는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윤추구 행위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제공한 소중한 시간과 노동에 대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니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재산과 삶을 강제로 또는 교묘히 빼앗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기업이 된다는 것은 노동자, 경영자, 자본가에게 대단한 윤리에 기반한 노력과 절제를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령 이번 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었다, 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서 이번 분기 최고로 나쁜 짓을 많이 했다, 라는 말일 수도 있다. 도대체 그 최대 실적을 성취하기 위해 얼마나 거대한 글로벌 착취와 얼마나 끔찍한 글로벌 인권 말살 및 기만 행위가 이 지구 어디에선가 우리가 알기 힘들 곳에서 벌어졌을까, 를 생각하면. 그래서 기업들이 브랜드와 이미지 광고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런 광고를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의심해야 한다. 뒷구멍으로 나쁜 짓을 많이 하는구나,라고.

세계 500대 기업에 선정되었다, 라는 말은 그러니까 이 지구 상에서 얼마나 많은 착취와 인권 말살 행위와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묵인했는가, 에 관한 척도가 아니라고 과연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 싶기까지 하다. 대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지만 요새는 우리나라와 아시아 기업들도 상당수 끼어 있다. 잘 생각해보면 그 국민으로서 뿌듯해 한다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일인가. 글로벌 착취의 대열에의 동참을 인정받은 것일 수도 있는데.

ooo

참 웃긴다. 끔찍한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거래된 피묻은 원료와 어느 가난한 나라의 참담할 정도의 저임금 노동으로 완성된 핸드폰의 부가가치란 정작 대부분 그럴싸한 디자인과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에서 발생한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에게 어떤 상품의 가치란 브랜드와 디자인과 마케팅, 그리고 테크널러지가 전부일까... 이런 요소들만 보면 나쁠 게 당연히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웃기는 소리다.

그러니까 디자인과 마케팅이 만드는 부가가치를 인정하는 순간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홍보해 주고 폼나는 디자이너들이 탄생시킨 그 허구적일 수 있는 부가가치의 노력은 칭송하면서 지구상 어디에선가 총 들이대고 헐값에 빼앗은 원료와 지구상 어디에선가 행해진 그 초저가 노동에 의한 부가가치는 상품에서 애써 분리하면서 그런 건 난 몰라, 부정하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냐는 거다. 그리고나서 그 연예인들에 환호하는 행위의 의미는 또한 무엇인지.

전세계 1등 제품이라고 그것을 좋다고 사용하는 나는 결국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각종 TV뉴스와 신문들은 뭐가 좋다고 그렇게 호들갑일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소위 21세기를 산다면서 그들이 어떻게 그 제품을 개발하고 많은 돈을 벌었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많이 벌었다고 하니까 훌륭한 기업과 기업가라며 박수를 보내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 것, 어찌보면 참으로 낙후된 의식을 반영하는 일종의 코미디다.

하긴 세상은 예나 지금이다 코미디판이었다. 종교라는 것이 그러한데 이천년 전에 쓰여진 텍스트 문구 하나를 지키려고 그토록 수많은 인류를 파멸시키고 여성들을 억압하고 심지어 다른 나라를 초토화시키는 전쟁을 지금도 서슴치 않는데도 사람들은 이상하다 여기지 않고 여전히 그 때 그 방식 그대로 필요하다 생각한다. 종교는 도대체 왜 변화하지 않는 것인가. 물론 그 전쟁과 파멸의 이면에는 대개 수많은 기업들이 그 또아리를 틀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등 그 모든 것들은 변화해도, 이천년 전 신의 가르침이라며 누군가 적어 놓은 교리라는 것은 지금까지도 목숨 걸고 지키라고 강요를 하고 또 그것을 수용하는 행위를 보면 21세기라는 첨단을 달리며 진보한다는 이 시대의 이미지라는 것이 아무 의미없이 그냥 연기처럼 사라지는 듯 하다. 그런 논리라면 과거의 위대한 문화 예술들과 신의 피조물이라는 자연은 왜 목숨 걸고 지켜져야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인지.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다.

ooo

나는 종교란 소수의 권력자들이 그저 사후 세계를 담보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가두어 놓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입장인데, 기업의 이미지도 보면 다를 것이 별로 없다. 대기업과 종교의 작동 방식이 대단히 유사해 보인다는 거다. 어쩌면 그것이 그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어떤 틀 안에 가둬놓고 거대 조직을 움직여 왔던 하나의 비법인지도 모르겠다.

"최대 이윤"이라는 목표의 프레임에는 기업을 하나의 종교로 우상화하고 "이윤 추구"를 하나의 교리처럼 받들어야 한다, 라는 논리가 담겨져 있다. 반면 "충분한 임금"이라는 목표의 프레임에서는 그런 기업의 우상화와 그로 인한 인간 소외보다는 적어도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치는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기업에서 일을 할 때 최소한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자각하자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대부분의 거대 종교를 인류 역사상 나쁜 발명품으로 보는 편인데, 마찬가지로 "충분한 임금"이 아닌 "이윤 추구"를 그 철학으로 삼는 기업도 역시 꽤나 나쁜 발명품의 하나라고 밖에는 볼 수 없을 듯 하다. 그리고 기업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기업이 나쁜데 그 안의 사람은 나쁘지 않다고 결코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업 광고로 먹고 사는 대다수의 언론사는 기업들의 기만 행위에 동조하고 묵인했다는 점에서 역시 나쁜 기업일 수 밖에 없다.


2009년 7월 20일 작성

저작자 표시
신고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