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 소개한 영화 <Once>의 주인공의 직업(?)이 바로 busker 였는데요, 보통 거리의 음악가 또는 예술가 (Street Musician 또는 Street Performer) 를 말합니다.미국 시트콤 <Friends> 에서 피비가 길거리 또는 카페에서 하는 일도 바로 Busking 이죠.

busker 의 사전적 의미는 "One who entertains by singing or dancing in the street or public places" ... 그 역사는 머나먼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네요. 연주나 퍼포먼스를 하면서 보통은 팁 정도의 돈을 요청하지만 관객이 그 연주나 공연이 맘에 들어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것이지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닙니다.

퍼포먼스의 종류는 음악연주 또는 노래 외에, 광대극, 서커스, 마임, 무용, 마술, 연극, 인형극, 인물 스케치, 시 낭송 등등 거리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쇼가 다 포함됩니다. 바디 페인팅을 하고 동상처럼 가만히 서 있는 모습도 포함.


Busking 은 전업으로 하는 사람, 부업으로 하는 사람, 단지 재미로 하는 사람, 또는 대중 앞에서 연습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등등 , 그것을 행하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단순히 말하면, 공연예술의 가장 하위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Busking 에서 시작하여 유명한 스타가 된 사람들의 목록을 보면, 이런 자유로운 길거리 공연 문화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구요.

이제는 라스베가스 등에서 빅쇼로 자리잡고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Blue Man Group 이나 Cirque Du Soleil, Stomp, 등의 공연, 그리고 Eric Clapton, Bob Dylan, Joan Baez, Judy Collins, Simon and Garfunkel, Rod Stewart, Dolly Parton, Billy Joel, Joni Mitchell, Beck 등의 뮤지션들 ... 처음부터 스타였던 공연이나 뮤지션은 없을 테니까요...

옛날부터 유럽 전역의 집시들은 자연스런 busking 문화를 만들어서 음악을 발전시켰고, 히피 문화가 융성했던 1960년대의 미국도 San Francisco Bay Area 를 중심으로 거리나 공원에서 연주하기를 즐겼던 뮤지션들이 많았습니다. Janis Joplin, Grateful Dead, Jefferson Airplane, Jimi Hendrix 등등.. 이러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드스탁 페스티벌 등으로 이어졌겠구요...  

최근에 새로 등장한 Cyber Busking 이라는 것도 있는데, 뮤지션들이 자신의 작품을 인터넷에 올려서 자유롭게 다운로드받아 들을 수 있게 하고, 그 음악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은 Donation 으로 작은 돈을 보내주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Buskers - If I Ruled the World


실제 런던의 busker 들이 부른 것을 녹음했던 프로젝트 음반인데
1970년에 나온 것으로 지금은 희귀앨범이 되어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하다가 흔히 볼 수 있는 busker 들은 행인들의 기분을 밝게 해주기도 하고 여행에 대한 기억을 좀더 낭만적인 추억으로 만들게 하는 매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연주자나 관객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장 멋지구요. 파리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지날 때, 흥겨운 색소폰 연주로 여행을 좀더 신나게 만들어 주었던 아저씨가 떠오르네요. Glen Miller 의 In the Mood 였던 거 같은데... 그 흥겨움에 모자에 돈을 넣을 수 밖에 없던데요...

Busking 이 매우 흔한 몇몇 나라에서는 라이센스나 허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심지어 오디션을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만, busker 들의 축제에 해당하는 Buskers Festival 의 종류도 아주 많아서 유럽, 캐나다, 뉴질랜드 등등 많은 나라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고 하구요.

우리나라에서는 왜 거리의 연주자를 찾아 보기 힘들까... 하고 궁금해 한 적이 있습니다. 간혹 지하철역에서 연주하는 남미 연주자를 보거나 대학로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외에는 보기 힘들죠. 우리나라 행인들이 인색해서 돈벌이가 전혀 안 되어서일까, 딴따라를 폄하하는 전반적인 사회 인식 때문일까, 아니면 안정되고 평범한 직업을 가지는 것 만이 잘 사는 길이라는 통념 때문일까요...

대중들에게 인기있는 가수들조차 음악으로는 돈을 벌지 못하는 요즘 시대에 거리의 음악가를 바라는 건 어쩌면 말도 안되는 바램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수많은 방구석 뮤지션들이 실력이 뛰어나거나  또는 고만고만하거나, 취미로 하거나 아니면 직업으로 하건 간에, 전국 방방곡곡 길거리로 뛰쳐나와 마음껏 자신을 표출할 수 있게 된다면, 나름 재미있는 세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용 공연시설의 갯수도 외국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고, 아마추어나 언더의 인디 밴드들이 연주할 수 있는 클럽의 수도 매우 작고... 어디서 들었는데, 거의 밴드들을 착취하는 수준의 영업을 하는 클럽도 많다는군요...

거리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면서 뮤지션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을 볼 수 없는 사회에서 음악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기대한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 중에 착각이죠. 기획사에 발탁되어 그저그런 상품으로 키워지는 것이 음악하는 것인 줄 아는 씁쓸한 풍토에서, 거리로 뛰쳐나가거나, 이런저런 소공연장에서 자신의 음악을 창조하고 다듬어 나가는 악동들의 대반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싶네요.

Busking 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들도 많이 있는데 몇가지만 이야기하면,

- 스코틀랜드의 어느 지역에서는 연주를 잘하지 못할 경우 소음 공해가 되기 쉬운 악기인 "백파이프"에 대해서만 라이센스를 요구한다고 하네요.

- Sting 이 변장을 하고 busking 을 해서 40파운드 정도 벌었던 적이 있었는데, 한 지나가던 여인이 "스팅이네." 했더니, 다른 사람이 "이 바보야. 저 사람이 스팅이겠어? 스팅는 백만장자라고." 라고 했다고...

- Bon Jovi 는 종종 거리에서 busking 하는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 1981년에 busking 을 하던 Violent Femmes 는 the Pretenders 의 한 멤버 눈에 띄어서 the Pretenders 의 오프닝 밴드로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하죠.

- Damien Rice 는 그의 앨범 O 를 녹음하기 전 유럽 전역에서 busking 을 했다고 하는군요.

***

버스커들이 길거리에서 "내가 만약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 매일 매일이 봄의 첫날같을 텐데...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매일 아침의 기쁨을 노래하지..." 라고 흥얼 거립니다. 길거리 음악가들이 부르기에 이 곡보다 더 좋은 노래가 있을까요...

If I ruled the world
Every day would be the first day of spring
Every heart would have a new song to sing
And we sing of the joy every morning would bring

If I ruled the world
Every man would be as free as a bird
Every voice would be a voice to be heard
Take my word
We would treasure each day that occurred

My world would be a beautiful place,
Where we would weave such wonderful dreams
My world would wear a smile on its face
Like the man in the moon has when the moon beams

If I ruled the world
Every man would be as free as a bird
Every voice whould be a voice to be heard
Take my word
We would treasure each day that occurred

2007년 6월 4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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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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