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연예인 관련하여 종종 접할 수 있는 기사가 그들의 빌딩이다. 누가 어디어디 구입한 빌딩이 수십억, 수백억원이며, 세입자와의 갈등과 분쟁이 있고, 누가 산 빌딩이 가격이 크게 올라서 그는 참 좋겠다 등등. 그동안은 한낱 가십거리에 불과해서 그냥 눈 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기사였는데 요즘 이런 기사를 접하게 되면 생각이 참 많아진다. 다름 아닌 집을 사야 하나 건물을 사야 하나,라는 고민이다.


직장 생활 15년 정도 일하고 5억원이라는 돈을 모으고 40대 중반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은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고 아내, 아들, 딸과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다. 5억원이니 돈도 좀 모은 셈이고 아이들도 커가고 이제 슬슬 집을 장만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5억원으로 집을 사고 나면 그 다음은?


혹여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인으로 살지 않게 된다면 지금 수준으로 먹고 사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결국 다다르게 되는 포인트는 임대가 된다. 5억원이라는 목돈으로 집을 살 것인가, 아니면 좀더 대출 받아 작은 건물이라도 살 것인가. 그런데 이 두가지 선택은 실은 서로 180도 다른 삶을 살게 하는 시작일 수도 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5억원으로 집을 사는 선택에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직장 생활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염증으로 창업에 대한 의지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래서 미래를 위한 투자로 건물을 사는 선택도 고민해본다. 하지만 괜찮은 곳은 오를대로 올라 자금 마련이 어렵고 어디로 갈지 고민이고 한동안 아등바등 살아야 할 것 같다.


이래저래 힘든 것은 둘다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그럼에도 180도 다른 삶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버냐, 라는 차이 때문이다. 전자는 노동을 제공하고 받는 봉급으로 살고 후자는 건물이 벌어다 주는 임대소득으로 산다. 1천년 전이라면 전자는 하인이며 농노인 셈이고 후자는 주인이며 영주인 셈이다. 신분과 계급이야 없어졌을지 모르겠지만 소득을 얻는 방식 차이에 따른 질서는 여전하다. 다만 편하게 사는 하인과 힘들게 사는 주인도 있다는 차이 정도.


돈을 많이 번 인기 연예인들이 전자를 선택할 리 없다. 그들이 건물을 사는 이유는 실은 아주 단순해보인다. 1천년 전 상황으로 본다면 주인으로 살겠다는 것이고 여기서 주인이라 함은 스스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땅과 건물이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에 노동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면 하인은? 물론 그 땅과 건물에 들어가 대신 노동을 제공해주는 사람이다.


생각해보면 땅과 건물의 가치는 결국은 하인이 올려놓은 것이겠지만 그 대가는 온전히 주인의 몫이다. 매우 부당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이니... 그렇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번 연예인들은 건물을 사는 것이겠지. 그러니까 집을 살까 건물을 살까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결국 편안한 집을 선택하고 하인으로 살 것인지 불편한 건물을 선택하고 주인으로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인 셈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연예인이 건물을 살 수 있었던 그 원천에는 일반 대중들이 몰아준 인기라는 것이 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보면 연예인이라는 건물에 팬들이 들어가 장사해준 덕분에 그 연예인에게 인기라는 가격 상승 요인이 생겨났고 그렇게 몸값이 올라간 연예인들은 실제로 빌딩을 사서 주인으로 살게 된다는 것... 아주 과장해서 보자면 연예인은 주인 대중은 하인,인가 싶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것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겠지만.


직장인도 결국에는 하인에 불과한 존재다. 사춘기를 불살라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청춘의 낭만 따위는 접어둔채 학점 잘 따고 영어 성적 잘 받아 좋은 직장 들어가고, 조직과 상사 스트레스를 허벅지 꼬집으며 참아내면서 직장 생활 열심히 해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낳아 어떻게든 나같이 살게하지 않겠다며 기를 쓰고 교육시키고, 그 와중에 아끼고 아낀 돈으로 번듯한 아파트도 한 채라도 구입하고 나면 어느덧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 그러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것과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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