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BOY's JAZZ BAKERY



God Save The Queen


Keep yourself alive

Keep yourself alive 

It'll take you all your time and a money to keep me satisfied 

Do you think you're better every day?

No I just think I'm two steps nearer to my grave.

Keep yourself alive 


Keep yourself alive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하드락 밴드가 레드 제플린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락 밴드는 퀸(Queen)이다. 퀸의 첫번째 앨범(1973)의 첫번째곡 <Keep yourself alive>는 수많은 락의 명곡 중 유난히 밝게 빛나는 나에게는 북극성같은 곡이며 제트기 사운드를 만드는 기타 이펙트 flanger를 사용한 최고 명곡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마치 기타로 비음(콧소리)을 재현한 듯한 그 특유의 톤으로 "자가자가장..."대는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리프 위로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Keep yourself alive...를 외치면 나의 심장은 바쁘게 뛰기 시작한다.


락 매니아로서 퀸을 제대로 듣고 싶다면 스튜디오 앨범으로는 첫번째 앨범 <Queen>과 <Queen II>은 필수다. 나머지는 취향대로 선택하기를. 그리고 모든 라이브 앨범이 필수다. 퀸의 노래를 스튜디오 앨범만으로 듣는다는 것은 그 진가를 30%도 못듣는 것이다. 그들의 음악은 라이브가 진짜다. 웃통을 벗고 무대를 누비는 프레디 머큐리, 뽀글뽀글 머리를 휘날리는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무대에서 만들어내는 그 변화무쌍함이 진짜다. 나에게 단 하나의 락 밴드여야 한다면 두번 생각해도 역시 퀸이다.


퀸의 초기 앨범은 rock spirit 이 살아 있는 곡들이 많다면 이후 나온 앨범들에는 세련된 곡들이 점차 많아진다.


정신없이 달린 퀸 라이브는 대미를 장식하는 곡이 하나 있다. 늘 그 곡이다. 메탈리카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6년 영화 <석양의 무법자>의 그 비장한 테마 <The Ecstacy of Gold>를 라이브의 오프닝으로 사용한다면 퀸은 라이브의 엔딩으로 영국이 국가로 사용하는 <God Save The Queen>을 사용한다. 이 곡이 흐르면 공연은 끝난 것이고 프레디 머큐리는 잘가라 고맙다를 외치고 무대 뒤로 퇴장한다. 찡한 장면이다. 브라이언 메이가 코맹맹이 사운드로 연주하는 1분짜리 <God Save The Queen>은 언제 들어도 일품이다. 그리고 그가 그립다.


   


베토벤의 영국 국가에 의한 변주곡


퀸이 연주한 <God Save The Queen 신이여 여왕을 지켜 주소서>에서의 여왕은 물론 밴드 자신을 의미할테지만 영국 국가로서의 <God Save The Queen>에서는 영국의 여왕을 의미한다. 왕이라면 <God Save The King>. 왕실 찬가였지만 국가가 된 이 곡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1600년대 작곡된 곡들 중 이 선율을 사용한 것이 있다고 하니 400년이 넘은 것만은 확실하다. 베토벤은 1803년 이 선율을 주제로 하는 피아노 변주곡을 만들었다. 변주곡의 주제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 선율이 당시 대중적이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일단 들어보자. 퀸의 버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변주곡의 주제가 잘 알려진 선율인 경우 변주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기 쉽지만 주제가 귀에 익지 않으면 그 변주는 따라가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들어도 들어도 참 어렵다고 여겨지는 베토벤의 변주곡 하나가 있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함께 변주곡 불후의 걸작으로 꼽히는 <디아벨리 변주곡>. 안톤 디아벨리라는 출판사업자가 만든 다소 엉성한 선율에 베토벤이 자신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쏟아 부어 33개 변주를 만든, 가장 길고 가장 훌륭하지만 가장 난해하다는 곡이다. 언젠가 이 곡을 들으며 감동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베토벤의 영국 국가에 의한 변주곡 중 주제


어쨌거나 우리는 쉬운 주제를 다뤄야 한다. 위 악보는 베토벤이 영국 국가를 주제로 하여 만든 변주곡의 주제 부분을 그린 것으로 이 주제에 7개의 변주가 붙는다. 크게 보면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AB 2부형식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두마디 동기 단위로 끊어서 들으면 더 귀에 잘 들어온다. 이 음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1-2마디를 하나로, 3-4마디를 하나로. 선율은 화음의 형태로 연주되니 선율 진행의 울림이 풍부하다. 선율의 진행도 4분음표로 일정한 보폭으로 오르락 내리락. 정말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위 주제에 이어 붙는 7개의 변주에서 각 변주의 주요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하나의 변주에 한가지 장식 기법을 사용했다면 모를까. 변주의 기법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4분음표 선율을 16분음표나 셋잇단음표로 쫘악 펼치기, 붓점이나 쉼표의 사용 또는 아예 기본 박자를 바꿔 리듬을 바꾸기, 왼손이 오른손을 따라하는 대위법을 사용하여 다성음악 만들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단조로 조성을 바꾸기, 빠르게 또는 느리게 속도를 조절하기, 비화성음을 사용하여 긴장감 주기, 주제의 화음 진행을 바꿔보기 등등. 두가지로만 구분하자면 주제를 화려하게 장식하던가, 주제 자체를 약간 손보던가,로 나눌 수 있다.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 경우 주제의 화음 진행이 22개 변주에도 모두 동일하게 사용된다. 이 주제가 "우리는 하나"라며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그 위로 선율에서 다양성을 추구한 전형적인 장식의 변주곡인 것. 그런데 베토벤의 변주곡을 들으면 "우리는 정말 하나일까"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자유롭게"가 적절한 표현같다. 주제가 사라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변화를 주지만 들리긴 들린다. 변주 1을 제외하면 모든 변주에서 주제 선율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주제의 성격을 바꾸었다고 하여 성격 변주라고 한다. 베토벤은 이 성격 변주의 개척자이자 대표 선수로 낭만주의의 기수가 된다.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이번에는 리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을 다시 한번 들어보려고 한다. 클라라 하스킬의 연주로 들어보라며 소개한 이 곡의 정확한 제목은 <Variations on 'Ah vous dirais-je, Maman':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변주곡, K.265>이다. 그냥 <작은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고 부른다. 먼저 들어보자.



   

이전 글에서 변주곡은 주제와 그 주제에 의한 변주들의 모음이라고 했다. 이 곡의 주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작은 별이다. "도도 솔솔 라라 솔 파파 미미 레레 도 | 솔솔 파파 미미 레 솔솔 파파 미미 레 | 도도 솔솔 라라 솔솔 파파 미미 레레 도" 이 주제 하나만 보면 외형은 지겹도록 이야기했던 전형적인 ABA 3부형식이고 C장조에 3군데를 제외하곤 전부 4분음표 기본 리듬으로 연주하는 곡이다. 모차르트는 주제를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한 다음 12개의 변주를 붙였다.


모차르트의 작은 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 중 주제


그 변주들의 가장 주요한 특징만 뽑아 정리하면 다음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지면의 한계로 악보 전체를 담을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리고 알아서 찾아 보시기를. 악보를 참고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치 미국 영화를 볼 때 한글 자막이 있고 없고의 차이 같은) 이 곡은 모든 변주에서 주제가 정확하게 들리는 장식 변주곡이기 때문에 변주마다 특징을 간단하게 요약해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왼손은 반주, 오른손은 선율이라는 골격과 기본 화음 진행은 변하지 않는다. 변주 8에서 단조로 바뀌는 것을 제외한다면. 모든 변주에서 주제는 명학하게 들린다. 즉 모든 변주는 주제라는 쌩얼에 12가지 방법으로 화장을 한 얼굴인 셈이다. 그렇다면 베토벤의 변주곡은 화장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일부는 성형한 얼굴 정도로 보면 어떨까 싶다.


변주 1 : 오른손 주제 선율이 16분음표로 빠르고 화려하게 쫙 펼쳐진다.

변주 2 : 변주 1과 반대로 왼손 반주가 16분음표로 빠르게 쫙 펼쳐진다.

변주 3 : 오른손 주제 선율이 셋잇단음표로 펼쳐진다. 리듬 변화가 느껴진다.

변주 4 : 변주 3과 반대로 왼손 반주가 셋잇단음표로 펼쳐진다.


변주 5 : 주제 선율을 오른손과 왼손이 나눠 교대로 연주하면서 리듬 변화가 느껴진다.

변주 6 : 왼손과 오른손이 16분음표의 빠른 순차진행의 상승 및 하강하는 선율을 연주한다.

변주 7 : "도레미파솔라시도" C장조 음계를 16분음표로 상승시켰다가 하강시켰다가를 반복한다.

변주 8 : C장조에서 c단조로 조성을 바꾸고 왼손이 오른손 연주를 따라하는 다성음악 특징이 나타난다.


변주 9 : 다시 C장조의 주제로 돌아오는데 왼손이 오른손을 따라하는 다성음악 특징이 이어진다.

변주 10 : 오른손이 16분음표로 도약진행의 선율을 연주하며 스케일 외 음을 사용하여 이질적 느낌을 준다.

변주 11 : 엄청 느려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리듬 변화가 빈번하다.

변주 12 : 다시 빨라지고 3/4박자로 바뀌어 리듬 전체가 바뀌고 양손 모두 16분음표로 빠르게 연주한다.


아이를 위한 변주곡, 어른을 위한 변주곡


두 개의 변주곡을 들었다. 이 두 곡의 가장 큰 차이라면 변주에서 주제가 얼마나 잘 들리는가에 있다.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에서는 12개의 모든 변주에서 주제 선율이 분명하게 들리지만 베토벤의 영국 국가 변주곡에서는 일부 변주에서 주제 선율이 숨는 경향이 있다. 들리다가 안들리다가. 전자의 변주는 주제의 장식에 충실했다면 후자의 변주는 장식을 넘어 자유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주제마저 바꿔버림을 들을 수 있다. 전자의 변주가 화장이라면 후자의 변주는 성형에 가깝다. 원이 주제라면 장식 변주는 원이 유지되지만 성격 변주는 원이 깨진다.



장식을 위한 변주는 즉흥적이고 과시적인 측면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정도는 쳐야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에릭 클랩튼과 듀언 올맨이 밤새 Jam을 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 그래서 장식 변주는 아이들을 위한 변주곡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열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주제를 바꿔버리는 연주는 신중해야 한다. 둘이 즉흥 연주를 하다가 갑자기 한 명이 주제를 바꿔버리면 그 Jam은 안드로메다로 가게 된다. 주제를 바꿀 때에는 즉흥적이고 과시적이어서는 안된다. 곡이 정체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격 변주는 어른을 위한 변주곡같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두 곡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피아노 솔로곡이라 피아노 좀 치는 아이들이 도전하기에 적절한 곡이다. 변주는 실은 감상보다는 실제 연주할 때 더 매력이 있는 양식이다. 캐논 변주곡도 그랬지만. 주제를 장식하거나 장식을 넘어 주제 자체를 고치는 과정은 리듬, 선율, 다성음악과 화성음악, 조성, 형식 등 이론에 대한 배경 지식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이 브런치에서 다룬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음악 교육 측면에서 보아도 변주곡만한 교재가 없다.


베토벤의 이 변주곡은 여러 악기로 편곡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밴조 뮤지션 벨라 플렉과 존 윌리암스의 클래식 기타가 협연한 버전을 좋아한다. 스틸과 나일론 스트링의 하모니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첫번째 이야기에서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을 통해 변주곡이라는 양식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였다면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그 이해를 바탕으로 모차르트의 변주곡 한 곡과 베토벤의 변주곡 한 곡을 소개했다. 두 곡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해했으며 이 두 곡을 보다 의미있게 감상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해 본 것이다. 이제 불후의 걸작 한 곡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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