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좋은 위치는 없다


2017 8 17 오전 9시에 인천 공항을 출발해 12시간 파리에 도착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시 1시간 30분의 비행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으니 15시간이 걸린 셈이다. 도착 시간은 바르셀로나 기준으로 2017 8 17 오후 5, 한국은 2017 8 17일에서 18일로 바뀌는 자정이니 꿈나라에 들어가야 시간에 우리는 머나먼 유럽 첫번째 도시에 들어간 것이다. 


(Sean, 아이에게 붙여준 영어 이름) 지치지 않아 보였다. 편의 영화 감상, 3시간의 수면, 번의 식사, 나머지 시간 그림 그리기. " 피곤해?" "아니" 고작 정도 비행에 피곤하냐며 이해할 없다는 듯한 표정. 녀석은 아쉬웠을 수도 있을 같다. 영화 한편 것이. 처음 경험하는 10시간 넘는 비행인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그야말로 괜한 것이었다. 시내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가오갤2 피터 그리는


짐을 찾고 바로 공항과 카탈루냐 광장을 순환하는 에어로버스(Aerobus) 타러 갔다. 우리의 호텔은 람블라스 거리가 시작되는 카탈루냐 광장 부근에 위치한, 이보다 좋은 위치는 없다는 호텔이었기 때문에 순환 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편했다. 5 바르셀로나 출장 걸어다녔던 거리가 도대체 km 였을까, 떠올리며 8 아이의 걸음을 고려한 결과, 이번 여행을 통틀어 호텔 선정의 기준은 이보다 좋은 위치는 없다, 밖에 없었다.


이보다 나쁜 위치는 없다


버스는 없었다. 5 전에는 탔던 버스를 지금은 외국인은 없다는 이해할 없는 답변에 기분이 상한 우리는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지하철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은 지하철이 카탈루냐 광장역에 서지 않으니 3호선보다는 1호선을 타는 것이 나을거다,라는 말을 해주었다. 카탈루냐 광장은 서울로 치면 강남역 같은 곳으로 무정차라는 것은 뭔가 일이 났다는 말이다. 종종 있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열린 것이겠지. 외국인이라고 버스까지 안태우는 것을 보면 더욱.


정말로 1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지하철은 서지 않았다. 다음 정거장인 우르키나오나역에서 내리고 지상으로 나온 우리는 그제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가 공항에 도착한 바로 시간 카탈루냐 광장 람블라스 거리가 시작되는, 호텔이 있는 바로 부근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했고 인명 피해가 있었고 호텔을 포함한 람블라스 거리 일대가 경찰에 의해 봉쇄되어 있었다.  


너머에 호텔이 있다


호텔에 들어갈 없다는 사실을 없는 우리는 호텔에 들어가기 위해 람블라스 거리 주변을 헤매고 다녔다. 헤매고 헤매고, 9시가 되도록 그렇게 헤매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빌어먹을 람블라스 거리가 완전히 봉쇄되었고 호텔은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레이알 광장 근처 멀리 람블라스 거리가 보이는 골목에 주저 앉아 그저 기다리는 밖에 일이 없었다. 에너자이저인줄 알았던 션은 이미 방전되었지만 어디 눕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고... 션은 백만번 푸쉬업을 하는 토끼가 아니라 깡마른 8 꼬마 아이였을 뿐이다.


10시가 넘었다. 아이를 좀더 편하게 쉬게 하기 위해 가까운 식당에 들어갔다. 화장실 비어 있는 테이블에 털썩 앉자마자 잠들기 시작한 아이 옆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살면서 이렇게 절망적인 순간이 있었나, 떠올려 보기도 했다. 식당 안은 대피소같은 느낌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문득 그냥 앉아 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맥주 잔과 콜라 잔을 시켰다.  

지친 아이에게 자신의 화장실과 물을 제공한 주민 분께 감사를 드린다


11시가 되었다. 식당의 텔레비전에서는 테러 관련 속보가 계속 나오고 있었고 스페인의 총리가 오고 세계 위로의 메시지가 전달되었다고 했다. 이보다 나쁜 위치는 없는 위치가 되어 버린 람블라스 거리를 가둔 봉쇄는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 나는 우리 앞을 계속 왔다갔다 하던 웨이터가 미소를 지으며 가져다 맥주 잔을 들이켰다.


이보다 시원한 맥주는 없다


맥주 잔은 까맣게 타들어가던 속을 진화시켰다. 이보다 시원한 맥주가 있을까. 무릎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이미 결제까지 완료했지만 도달할 없는 곳이 되어 버린 호텔에 미련을 버리고 11시가 넘은 시각에 아이폰을 들고 예약 사이트에서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2km 떨어진 주요 관광 명소 하나인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 바로 블럭에 위치한 고급 호텔을 예약할 있었다. 숙박비가 크게 늘어났지만 상황에서 그걸 따질 때인가.


바로 전화를 걸어 지금 거다,라고 이전 호텔에도 전화를 걸어 웬만하면 가려고 했는데 수가 없으니 어떡하냐,라며 환불을 요청했다. 우리는 예약 사이트에 돈을 지불한 것이었기 때문에 호텔의 확인을 받은 예약 사이트가 우리에게 환불해주는 것으로 정리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환불 처리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결국 호텔은 구경도 못했고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까지 우리는 람블라스 거리는 구경하지 않았다.


손으로는 잠든 아이를 업고 손으로는 캐리어를 들고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아이의 캐리어를 가져 오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내가 아이의 캐리어와 자신의 캐리어를 끌고, 나는 손을 수가 없으니 핸드폰을 들고 구글맵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 다시 길을 헤맬 수는 없어 택시를 탔다. 5 전에도 그랬지만 내가 만난 바르셀로나 택시 운전사들은 착한 같다.

  

로마의 식당에서 파스타와 함께 마신 맥주


이후 다른 도시에서도 식당에 가면 기적을 기대하면서 맥주 잔을 마셨다. 뜨거운 태양과 더위 때문이기도 했지만 맥주를 마시면 뭔가 문제가 해결될 같은 기분이 들었다. ㅎㅎ 물론 맥주를 마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맛있으니까. 유럽 맥주들을 마시다가 국산 맥주를 마시면 이런 생각이 밖에 없다. 맛집 맛집 하면서 맥주는? 우리나라 사람들 맥주에는 분노를 안하는지. 소맥은 없는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인지 소주를 부담없이 마시기 위한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좋은 술은 좋은 미생물이 만들어낸다. 우리나라는 술을 만드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유럽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편인데 여행 날부터 맥주 맛의 힘을 느끼면서 파스퇴르에 감사한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술을 만드는 미생물 연구가 좀더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날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하면 그건 뻥이고, 맛있는 맥주를 마시면서 저온살균법을 발견하고 맥주에 대한 연구를 했던 파스퇴르가 생각난 것은 진짜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bopboy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