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무형의 체험을 글이라는 실물 콘텐츠로 변환시키는 , 보통 일이 아닌 같다. 돌아온지 2주일 되었을 뿐인데 벌써 일련의 체험들이 순서를 바꿔 자리 배치를 하고 뒤섞이면서 존재하지 않는 경험들이 창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사진을 분명히 찍었는데 없지? 없긴 없어, 꿈에서 찍었으니 없지. 사람의 기억은 그런 것이다. 기억력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날의 체험은 가능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깨달음은 이번 여행의 수확이라면 수확일 것이다. 기억의, 추억의 왜곡부터 막아야 일기가 소설이 되는 불상사를 막을 있지 않겠나. 그렇게 해서 권의 기록으로 완성된 여행의 체험은 10, 20년이 지나도 사라져 버리거나 썪지 않고 훗날 아이가 읽으면서 하하 내가 이랬어, 하며 여행을 추억할 있게 해주겠지. 내가 션에게 이보다 값진 선물을 있을까.


성당 수난의 파사드 문에 새겨진 마방진에 반응하는


불과 2 지났을 뿐인데 찍지도 않은 사진을 찾으며 난리를 치고 있는데 5 경험이 기억날 리가 없다. 날의 사진들만이 내가 했는지 알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의 순간들이 너무 강렬해서 잊혀지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는데 하나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안에 처음으로 들어갔을 때다. 밖에서 때는 독창적이다 못해 기괴하다는 생각이 정도의 외관이지만 안에 들어가서 때는 우주의 기운이 모인 곳처럼 보였다.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떨구지도 못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성당 안에 구현된 우주를 보고 순간에 압도당했던 체험과 충격은 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하다. 그리고 강렬한 느낌이 나를 다시 곳으로 불러 들인 것이다. 가족을 동반하고. 다행히 션은 성당을 좋아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라고 했다. 5년이 지나 다시 한번 물어봐야지. 5 여행 어디가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는지.


다양한 과일 모양의 장식


처음에는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하나하나 자연을 모방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감탄은 더욱 증폭된다. 내게는 우주처럼 보인 곳은 실은 신이 머무르는 숲이었다. 신앙심이 깊었던 가우디는 성당 곳곳에 최대한 자연의 형상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자연은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최고의 작품이니 가우디에게 자연은 추구해야 최고의 가치이자 스타일이며 경외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성당 내부는 나무들로 꽉찬 숲으로 영광의 빛이 밝게 비치는 공간으로 신이 머물도록 만들어진 곳이다. 인간의 선인,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직선을 배제하고 신의, 자연의 선인 곡선으로만 그린 구불구불한 집을 만들겠다는 것은 어쩌면 가우디로서는 당연한 신념이다. 하지만 직선으로 건물을 지어왔던 사람들은 이런 가우디를 별종으로 보았고 그의 건축물들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그의 독창성을 높이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일부의 사람들은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도 했다. 결국 우주의 기운이란 결국 신의 손길을 의미하는 아니겠는가. 곳을 찾은 당신에게 신이 함께 하리라는 가우디의 희망대로 (종교가 없는) 나는 우주의 기운을 느꼈던 것이겠지.



성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바르셀로나의 기독교 신자들은 성당을 짓기로 했다. 기부금을 모아 1882 시작된 성당 건축. 하지만 예정보다 너무 더디게 진행되자 1883 건축가가 교체되는데 신앙심이 두터웠던 당시 31세의 젊은 가우디가 성당 건축 총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는 이전 설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설계했다. 자연을 모델로 직선은 없고 곡선만으로 지어지는 신의 공간. 이렇게 하면 오래 걸릴텐데요. 신께서는 서두르지 않아. 100년이 넘게 걸리더라도 언젠가 완성이 아닌가. 때는 성당이 바르셀로나의 자랑이 되어 있을거야. 안토니오 가우디는 1926 73 나이에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4년을 성당 건축에 매달렸지만 성당은 25% 완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가우디의 말대로 2026 완공을 목표로 여전히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바르셀로나의 상징이 되었고 그의 다른 건축물도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소중한 문화 유산이 되었다. 바르셀로나를 다시 방문해야 한다면 가우디가 세상을 떠난지 100년이 되는 2026년이 딱이다.



성당 내부에 구현된 숲에 감탄하고 문으로 나오게 되면, 수난의 파사드로 나오게 되면 펼쳐지는 조각상들. 조각상들은 가우디가 죽고 이후 작업을 계승한 조각가의 작품이다. 곡선을 중시했던 가우디와는 달리 직선을 많이 사용하면서 단순하게 표현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각상들의 너무나 진지하고 생생한 표정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예수가 열두 명의 제자와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고 다음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고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이고 올라가서 십자가에 박혀 처형당한 무덤에 묻히는 장면, 예수라는 사람을 몰라요,라며 스승을 3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 등이 조각되어 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걸작 마태수난곡의 조각 버전 같다,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고. 10 성당의 완성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고 다행인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봤니? 지금까지 했니, 봐라. 5 동안 이러고 다닌 기억이 난다. 션도 여행 돌아와 친구들 앞에서 성당 이야기를 했나보다. 가우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선물을 받아왔다. 앞으로도 계속 사그라다 파밀리아 이야기를 하겠지. 보라고, 우주의 기운을 느껴 보라고.


구엘 공원에서 멋진 휴식을 선물해 기타리스트 아저씨께 감사를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아파트의 천국인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 전원 주택을 짓는다. 당연하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곳에 집을 지어야 자연과 어우러진 , 전원 주택이 테니까. 전원 주택은 아니지만 자연을 닮았으면서 도심에 지어진 카사 바트요나 카사 밀라 같은 공동 주택을 구경하면서 집에 살던 사람들은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실제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도심의 거주민들 입장에서 자연을 닮은 것보다는 주거지로서의 편의성이 우선일테니까. 집이 도대체 모양이냐며, 불편하다며, 구불구불해 벽에 그림도 걸지 못한다며, 불만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주민들의 불만에 귀가 따가워진 가우디는 옥상 공원으로 도망가 그곳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집이 반듯해야 하지? 구불구불한 것이 본디 자연의 모습인데. 하지만 자연을 모방하면서 곡선을 고집하는 가우디에게도 팬은 있었다.


구엘 공원 구불구불한 벤치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와 가우디 박물관


가우디는 그의 스타일을 좋아했던 몇몇 후원자들 덕분에 명성을 유지할 있었고 지금으로 치면 아파트 설계도 하고 성당도 설계할 있었다. 후원자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구엘 백작. 구엘은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사업가였다. 20 중반에 친구가 사람은 구엘이 죽을 때까지 친구였고 구엘은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가우디와 구엘은 의기투합해 전원주택 프로젝트를 세웠다. 그라시아 지구의 언덕을 구입해 멀리 지중해 바다가 보이고 바르셀로나 시내가 눈에 바라다 보이는, 대단히 자연 친화적인, 간단히 말하면 공기 좋고 전망 좋고 숲과 어우러진 전원 주택 단지를 짓는 . 하지만 오랜 시간 추진한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불편했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가우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었다. 결국 미완성의 외딴 전원 마을이 되어 버린 곳에서 가우디와 구엘 백작 둘이 살았다고 한다.


구엘 공원의 마스코트 타일 모자이크 도마뱀 분수를 만져보는


안토니오, 자네 건축 스타일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같아. 하지만 나는 자네의 그런 스타일이 정말 좋다네. 오랜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 구엘과 함께 팔리지 않는 그리고 자신의 건축 방식에 대해 걱정하던 가우디는 주택 단지를 포기하고 이곳을 모두를 위한 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후 구엘이 죽고 시청이 땅을 매입하면서 가우디는 이곳을 바르셀로나가 눈에 보이는 집이 아닌 공원으로 바꿔 나갔다. 산과 바위를 깎지 않고 나무를 베지 않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평소 그가 좋아하는 건축 재료이자 값이 타일로 도마뱀 분수도 만들고 가우디 특유의 곡선 돌기둥을 세우고 동굴도 만들었다. 가우디는 거의 평생을 이곳에서 채식주의자에 독신으로 살았다. 그리고 이후 가우디가 살던 집은 가우디 박물관이 되었고 가우디보다 8 전에 세상을 떠난 구엘이 살던 집은 초등학교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공원 있으면 매일 갈 것 같다


돌을 쌓아 붙여 만든 돌기둥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에서 들리는 아주 오래된 기타의 고즈넉하고 우아한 소리, 퉁김 하나하나에 지난 여정에서 우리 가족이 받았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역시 멋진 곳이야.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 신의 선물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리는 그의 작품들을 마주하면서 어찌 겸손하지 않을 있을까. 가우디의 건축물들 또는 작품들은 신의 선물인 위대한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뛰어난 것은 만들 없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아름다움에 필적하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인간의 필사적인 집념의 결과물이기도 것이다. 공원이라고 같은 공원이 아니지, 구엘 공원에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참으로 신기하지. 당시 사람들은 가우디 스타일을 못마땅해했다니.




구엘 공원에 가려면 카탈루냐 광장 또는 그라시아 거리 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3 정거장 또는 4 정거장 가면 나오는 레셉스역에서 내리면 된다. 역에서 내려 구엘 공원 입구까지 20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 산책삼아 아주 가벼운 언덕에 오른다는 마음으로 올라도 좋다. 레셉스 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면 바로 작은 공원이 하나 있고 놀이터가 나온다. 물론 놀이터를 지나칠 션이 아니지. 공원으로 놀고 공원에서 돌아올 놀고. 공원 나무에서 나무를 바쁘게 날아다니는 앵무새도 구경하고. 그리고 가게가 하나 나오는데 한번 들러 구경해보는 것도 괜찮을 같다. 라운드 티만 파는데 옷이 아주 깔끔하게 심플하고 예쁘다. 스타워즈 AT-AT 그려진 티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션을 위해 사주려고 했지만 사이즈가 작은 옷은 없어 아무래도 2026년에 다시 오는 걸로.




옷가게를 지나 걷다가 본격적인 언덕으로 올라가야 하는 길이 나오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난코스는 그렇게 쉽게 오를 있다. 오르면서 중간중간 뒤돌아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아도 좋다. 구엘 공원 돌기둥 벤치에서 바라보이는 지중해 바다다. 아니면 가는 길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기념품 샵에 들러 특이한 재미난 없나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올라가면 오히려 시간은 많이 걸리더라도 하나의 재미있는 도보 산책 코스가 된다. 션은 구엘 공원 다녀오는 잠깐의 도보를 아주 좋아했다. 그럴 밖에. 올라가면서 장난감 하나를 사겠다는 마음으로 신나서 다시 내려왔으니까. 하지만 결국 사지는 않았지. 올라갈 마음과 내려올 마음이 다르다더니. 아이들의 마음이란.

 

바르셀로나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들


내일은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이동해 두번째 도시로 떠나야 하는 . 쇼핑을 해야 한다면 지금 해야 하니 우리는 레셉스역에서 지하철을 호텔이 있는 디애고날역을 지나쳐 유동 인구가 가장 많고 이런저런 샵들이 많은 카탈루냐 광장역으로 갔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발생했던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하는 마음들이 모여 있다. 우리 가족은 가지 못하고 있지만 람블라스 거리는 금방 활기를 되찾았다. 테러만 아니었다면 도시에서의 우리의 여정은 재미있고 신났을까. 내일이라도 거리를 신나게 활보하면서 길가에 놓여진 카페 벤치에 앉아 시원한 맥주와 따뜻한 카푸치노를 시켜 놓고 번갈아 가면서 마셔 볼까.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날의 개고생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기운이 빠지면서 잡념들을 비우게 된다. 에휴, 이번에는 패스.


카탈루냐 광장 근처 자라 매장 . 역시 발코니 천국


대신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스페인 대표 스파 브랜드인 ZARA 매장에 들러 우리나라와 다른 것이 있나 확인도 해보고 옷도 사고, 역시 스페인 브랜드인 CAMPER 들러 신발 구경도 하고. 다른 것은 전혀 없지만 종종 파격 세일을 하는 품목들이 보인다. 한국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캠퍼 신발은 여기도 비싸긴 마찬가지. 일부 상품에 대해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세일하는 상품이 있는지 확인차 들러봐도 좋다. 경우 5 출장 스타일인 구두를 발견하고 구입했었는데 아까와서인지 충동구매였는지 지금까지 한번도 신어 적이 없다. 다양한 브랜드 쇼핑을 하고 싶다면 바르셀로나 근교에 로카 빌리지라는 아울렛을 가보는 것도 괜찮다. 광장 근처에서 출발하는 셔틀 버스가 있다. 참고로 바르셀로나에서는 물건 구입 신용카드 사용시 여권을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여권을 지참하는 편이 좋다. 경우 여권을 들고 나오지 않아 값을 지불할 피같은 현금을 지불해야 했다. 여권 안가져왔는데 어떻게 안되겠니,라는 나의 간청에 No No No 외치던 미녀 직원 . 다른 도시는 그러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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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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