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0 23 늦은 우리가 비행기는 비엔나 공항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 공항 T2 터미널 체크인 데스크에서 나와 션을 같은 좌석에 배정해놓고 탑승 게이트에서 I remember you 라며 해맑게 나를 반기던 유로윙스 항공사 직원의 인사가 생각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좌석에 두명이 배정되면 시스템에서 에러가 같은데) 좌석에 명을 배정하는 바람에 졸지에 좌석이 없어진 나는 가족과 떨어져 아무리 봐도 좌석은 필요해보이는 거대한 아주머니 옆에서 애매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까. 불운의 여신은 그렇게까지 나와 함께 하고 싶었나.


맘에 드는 호텔이다


8 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되어서야 도착한 호텔은 우리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We are all mad here.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호텔. 그래, 비엔나에서는 재미있는 일만 있을거야. 될거야. 늦은 체크인 방에 들어갔다. 생각보다는 방이 작네. 예약 사이트에서 때는 보였는데. 예전에 호텔 방을 넓어 보이게 하는 법에 대한 기사를 적이 있다. 하지만 방은 이상한 매력이 있었다. 실은 예약할 때에도 그림에 끌려 고민없이 한번에 호텔로 결정했었는데 서커스 중인 같은 요상하고 익살스러운 벽의 그림.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자꾸 웃음이 나는 방에서 화장실 샤워실을 들여다 있게 나무 (도대체 이렇게 만든 것일까, 이거 어디 샤워나 제대로 하겠어) 하여간 뭔가 특이했다. 8 옥상에 멋진 루프탑 바가 있는데 거기서 마시는 맥주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직원 말로는. 미니(MINI) 제휴를 맺었는지 미니도 대여도 해준다니. 


방에는 화장실과 세면실을 들여다 있는 문이 있다


짐을 풀고 침대에 누우니 그제서야 순식간에 몰려오는 피로와 졸음. 일단 자자. 세면 도구와 잠옷을 꺼내기 위해 캐리어를 하나하나 열었다. 그런데 자물쇠는 열리는 거야. 아내 캐리어를 잠근 자물쇠가 열리지 않았다. 아내는 하루 종일 착용하고 다닌 렌즈부터 눈에서 빼고 세척을 해야 했는데. 놈의 자물쇠가 어떻게 해도 열리지를 않으니. 자물쇠를 잠그면서 번호가 살짝 바뀐 같은데 어떻게 하나. 0~9까지 세자리니까 개의 조합이네. 정도면 해볼만 하지 않나, 000, 001, 002, ..., 이건 생각한 것보다는 미친 짓이네. 그럼 어떡하냐. 호텔 프론트에서는 아침이 되어야 공구를 빌려 있다고 하는데. 순간 호텔 정문의 문구가 떠올랐다. We are all mad here. 느낌이 살짝 좋다.


부서진 자물쇠를 보며 뿌듯함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잃어야 하는 . 여행 쓰려고 가져온 작은 카메라 삼각대를 꺼냈다. 뾰족한 끝부분으로 자물쇠의 틈을 비집고 힘을 다해 쑤시기 시작했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화와 분노를 다해. 잠시 . 아니, 그걸 어떻게? 후훗, 아빠니까. 삼각대는 두동강나고 자물쇠는 처참하게 전사했다. 다이소에서 자물쇠가 그렇지 , 하하하. , 아빠 대단하지 않니. 여행 거의 처음으로 느껴보는, 드디어 가족들을 위해 내가 뭔가 해냈다는 뿌듯한 기분. 부서진 자물쇠를 보면서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삼각대의 희생은 안타까웠지만 기쁨에는 언제나 슬픔이 동반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고 우리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단잠을 있었다. 그리고 8시간의 취침.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꽤나 눈이 부셨다. 오늘부터 비엔나 일정이 시작된다. 창문 풍경에서 보이는 트램. 여기는 트램을 많이 타야 한다고 했지. 


특히 빵이 맛있었던 비엔나의 호텔 조식 


호텔의 조식은 지금까지 다녔던 호텔 중에서 베스트라 있다. 그래서일까. 호텔에 사람이 많다. 오늘은 월요일이잖아. 월요일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투숙 내내 호텔에는 여행객들이 끊이지를 않았다. 호텔의 컨셉도 특이해서 눈길이 한번 가지만 조식도 접시를 먹지 않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만큼 흡족할 줄이야. 특히 빵맛이. 파리바게트만 먹다가 파리크라상 먹는 기분. 이런저런 빵을 먹지도 못할만큼 바구니 가져다 놓고 여러 종류의 햄을 얹어 먹고 벌꿀도 발라 먹고. 과일과 야채를 보울에 담아 샐러드도 먹고. 삶은 계란 먹기보다는 껍질 까기를 좋아하는 션은 매일 삶은 계란 까기 놀이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길어지는 조식 시간.  


놀이터같은 호텔 로비 


호텔 로비는 놀이터같았다. 동전 넣고 핀볼 게임도 하고, 의자에 앉아 그네도 타고, 신문과 시소도 타고, 기분 좋으면 둥둥 북도 치고, 엘리베이터 감옥에 갇혀 살려 달라고 외쳐보기도 하고. 호텔 로비에만 있어도 션은 이미 신났다. 자전거를 빌려 수도 있다는데 연인끼리 왔다면 자전거로 다니는 것도 괜찮을 하다. 바르셀로나의 고급스럽게 보이고 싶어하는 호텔과는 전혀 다른 철학을 가진 호텔. 호텔 하나만큼은 정했어. 아내도 션도 오케이. 그래, 집에서 가족 공용 컴퓨터를 사야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아이맥이지. 이상하다. 좋은 애플의 맥을 사람들은 안쓸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벌써부터 신이 났다. 좋아, 좋아, 이제부터는 모든 일이 될거야. We are all mad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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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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