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지 없는 곳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 트램을 타고 올라오면서 바르셀로나에서의 불운들이 계속 떠올랐다. 하여간 한번에 되는 일이 없네. 하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면 단번에 일이 번이나 있었지. 어차피 인생 전체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아빠, 언제 내려. 다음은 파울라너가세야. 발음과 비슷한 안내 방송이 신기했는지 션은 계속 물어본다. 다음은 레셀가세, 다음은 칼스플라츠. 아빤 그걸 어떻게 알아. 아빤 알아. (속으로) 시행착오를 그렇게 하는데 알아야 하지 않겠니. 그러면서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고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 보였다. 많이도 내려왔네, 승차권 사느라 엄청 쩔쩔 맸구만. 그나저나 승차권은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그냥 들고 있으면 되는 건가. 트램을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모든 사람들이 그냥 탔다가 그냥 내린다. 원래 공짜인가, 그렇다면 파는 기계는 뭐야. 그러면서 우리의 원래 목적지인 쇼텐토어(Schottentor) 정류장까지 왔고 결국 그냥 내렸다. 뻘뻘 흘리며 구입한 승차권을 손에 .


쇼텐토어 정류장 


트램, 나라 말로는 Straßenbahn, 직역하면 거리의 기차, 현지인들은 정기권을 구입해 그냥 무제한 이용, 외지인들은 승차권을 구입해 때마다 개찰을 하는 것이 법이나 검표는 정말 어쩌다가 하는 같음(걸리면 50배란다), 어린이도 승차권 구입해야 , 정류장에는 담배 등을 파는 매점이 있는데 거기서 승차권을 구입할 있음, 유모차도 손쉽게 승차가 가능한 트램도 있음. , 파란 물건이 개찰 머신이었구나. 구입한 승차권은 개찰까지 해야 정식 승차가 되고 개찰을 하지 않으면 무임 승차. 우린 번의 무임 승차를 것이다.


베토벤의 집 가는 길 안내 표지판은 따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비엔나 북서쪽에 위치한 대학교 건너에 파스콸라티하우스라고 하는 베토벤의 집이 있다. 구글맵에 따르면 분명히 여기 어딘데 변변한 이정표 하나가 없다. 거참 이상하네, 어디라는거야. 약간의 헤맴 찾은 기둥 끝에 붙어있는 작은 이정표, Beethoven Pasqualatihaus. 길을 따라 올라가도 베토벤의 집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찾은 입구. 여기야? 생각보단 너무 소박하네. 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빙글빙글 돌아가는 나선형 계단을 걸어 올라 4층에 도달했다. 베토벤도 매일같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겠지. 계단 난간을 잡아 보았다. , 난간 만져봐. 기념관 내부는 소박했다. 거의 수준이다. 방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 . 만지지 말라는 경고문에도 불구하고 어찌 만져보랴. 베토벤의 집을 둘러보는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비엔나는 독일에서 태어난 베토벤에게는 이방인의 도시일 뿐이었나.


베토벤은 이 계단을 매일 오르락내리락 했겠지 


비엔나 시내 중심가는 비엔나가 모차르트의 도시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22 이곳으로 건너와 57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5년을 비엔나에서 살면서 수많은 걸작들을 남긴 것은 다름 아닌 루드비히 베토벤 아니던가. 베토벤은 비엔나에서 살면서 수십번 이사를 다녔고 곳이 기념관이 되어 있다. 비엔나 시내에는 파스콸라티하우스가 유일하고 아마도 가장 유명한 하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집이 문전성시 대궐이라면 이곳은 인적 드문 초가집. 밀려오는 씁쓸함을 넘어 화가 정도. 악성,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는 불멸의 음악가에게 정도면 지나친 푸대접이다. 하긴 파리도 폴란드의 ( 생각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를 푸대접했지. 그래도 이건 너무한다. 피아노 옆에 션을 세워놓고 쉴새없이 셔터를 눌렀다. , 피아노가 어떤 피아노인줄 아니,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피아노야. 가능한 가까이 , 그리고  원래는 만지면 안되지만 만져 . 베토벤은 여기서 끊임없는 좌절과 고통을 이겨내야만 했어.


피아노로 수많은 걸작을 만들었다니


파스콸라티하우스는 베토벤을 존경했던 파스콸라티가의 귀족이 건물 4층을 베토벤에게 내어준 집으로 베토벤은 이곳에서 1804년부터 1814년까지 살았다. (1808~1810년은 제외, 때는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살았다고 ) 그리고 그의 교향곡 4, 5, 7, 8 수많은 명곡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베토벤이 고통을 벗어나 세상을 떠나겠다며 동생들에게 보내려고 유서를 곳으로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의 집은 파스콸라티하우스에서 한참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온다. 비엔나를 가면 가장 먼저 가고 싶었던 곳은 실은 하일리겐슈타트였다. 베토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가장 유명한 곳일 하일리겐슈타트는 숲이 가까이에 있고 베토벤은 여기서 산책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숲과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교향곡 6 전원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 기회엔 숲을 산책할거야, .


너무 소박한 베토벤의 입구


어렵게 찾아 노력에 비하면 피아노 한번 만져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생각보다는 너무 허무했던 베토벤의 방문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우리는 다시 쇼텐토어 정류장으로 갔다. 정류장에는 매점이 있었고 트램 승차권을 팔고 있었다. 어른 2, 어린이 1, 그러자 매점 아저씨는 승차권 2장을 . 보아하니 관광객 같은데 그냥 어른들만 요금 내고 어린이는 그냥 태워,라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네가 그렇다고 하니 어쩔 없지, 그렇게 할께,라는 눈빛으로 인사를 하고 트램을 기다렸다. 지금 시간이 오후 3 20분이니까 4 전에는 공원에 도착하겠지. 우리의 다음 방문지는 비엔나 시내를 가로질러 정반대 편에 있는 시립공원(Stadtpark), 바로 밑에 베토벤 광장이 있다. 비엔나에서 트램은 대단히 편리하고 편한 교통 수단인 같다. 뭔가에 탄다기보다 그냥 걸어 들어갔다가 걸어 나오면 되고, 지하로 오르락내리락 필요도 없고, 좌석에 앉아 있으면 잠깐 벤치에 앉은 느낌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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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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