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츠가세 정류장에서 1 트램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밀던 유모차를 그대로 밀면서 승차할 있어, 신기하지. 트램 출입문 사진을 찍고, 아빠, 이거 열어줘. 여기선 안돼, 식당 가면 열어줄께. 팽이를 만지작거리는 션의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었다. 언젠가 눈만 깜빡이면 찰칵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핸드폰에 저장되는 세상이 오겠지. 그러면 카메라를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순간순간을 마음대로 포착할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려고 사진을 훑어보는데 트램에 타고 있던 20 12 28분에서 12 40분까지 12 동안의 사진이 없다. 뭐야, 찍었네. 12분씩 시간 도대체 한거지. 사진 찍기를 멈추고 10 넘게 발코니 없는 집들을 바라보며 때렸나. 하지만 기억나지 않음은 때론 기억할만한 일이 전혀 없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훈데르트바서에서 산 색연필 팽이를 뜯고 싶은 션유모차를 그대로 밀고 탈 수 있는 트램 출입구


20분을 달려 케른트너 거리에 도착한 우리는 어제 위치를 확인해둔 카페 레스토랑인 프라우엔후버로 바로 갔다. 벌써 1. 여기구나. 베토벤이 여기서 피아노를 연주했단 말이지.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절망에 빠진 우리를 구해준 맥주의 기적이 계속 되기를 바라며 식당에 가면 계속 맥주만 마셨다. 이번엔 커피를 마셔볼까, 잠깐 고민 맥주 , 멜랑주 , 오렌지 쥬스 잔에 롤과 아이스크림 팬케익 요리를 주문. 어두컴컴하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에서 수십년을 일하면서 내가 이곳의 역사라는 웨이터 할아버지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 아이스크림 먹어봐, 맛있어. 먹어. 도대체 이걸 먹어. 태어나서 한번도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적이 없는 8 아이가 있을까. 먹어 안먹어 실갱이를 하면서 분위기는 우울해진다. 그래왔다. “먹어봐. 안먹어아니면맛있어? . 그런데 안먹어우울하다 못해 침울해진 분위기를 깨고 카페를 나온 시간은 2 20.  


카페 프라우엔후버에서 마신 맥주 또한 맛있었다 


이어진 쇼핑 시간. 북적북적대는 거리에서 작은 선물들을 사야 했다. 가게 가게 돌아봐도 기념품 가게에서 것임을 단번에 있는 물건들 투성이. 비엔나를 상징하면서 개성있는 물건들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열쇠고리 같은 것들을 사곤 했지만 지문, 카드키, 번호 등을 쓰는 요즘, 열쇠고리 받고 고마워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기념품을 파는 가게 대부분은 한결같이 비엔나는 모차르트의 도시임을 주장하는 같았다. 알았다구, 모차르트의 도시 인정할께. 모차르트를 빼면 정말 물건이 없구나. 줄을 당기면 춤을 추는 모차르트 인형, 모차르트 스푼, 모차르트 초콜릿 등등. 베토벤이 자리는 없었다. 하긴 춤추는 베토벤 인형은 . 어쩔 없이 우리도 모차르트 기념품들을 구입. 인형은 누구 주고 스푼은 누구 줄거야. 션도 인형 하나 선물.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눈치다. 부모님께는 하지. 아내는 아까 지나쳤던 고급스러워 보이는 십자수 악세서리 가게에 들러 작은 목걸이를 하나 구입했다. 예쁘네, 좋아하실 같아.  


오스트리아엔 캥거루가 없다고? 


여기서 일은 같은데. 벌써 3시야. 빨리 가야겠다. 서둘러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고 자연사 박물관 바로 뒤에 있는 공항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지하철 출입구까지 있었네. , 에스컬레이터 타면 안돼. 강아지처럼 정류장 주변을 뛰어다니는 에너자이저 션과 난데없는 술래잡기 한판 숨을 몰아쉬며 버스 운행 시간표를 확인했다. 모든 버스는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이기를 원하지만 도로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건 신의 영역. 그래서 인간은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알려주는 기계를 발명한 것이겠지. 생각해보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진보할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아니겠어. 그것이 바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버스 정류장에는 예상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5, 8, 지연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막히나봐. 결국 30분을 기다렸고 버스는 4시에 도착했다. 


공항버스 시간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자연사 박물관 뒤 지하철 출입 에스컬레이터


버스 문이 열리자 아내가 먼저 입구에 올라 운전기사 바로 뒤에 있는 칸에 캐리어를 놓으려고 했다. 순간 기사 아주머니의 호통 소리. No, No, Stop. 아이코 깜짝이야, 잘못했나, 요금부터 내야 하나봐. 서둘러 지갑을 열어 버스 요금을 건넸지만 버스 기사는 가만히 앉아 있을 . 뭐하는 거지, 소리까지 질러놓고. 잠시 우리는 깨달았다, 잘못은 우리가 했다는 것을. 버스 기사는 운전석 거울로 뒷문으로 하차하는 승객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일단 기다려야 했다. 승객에게 호통을 칠만큼 그들에게 그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승객이 모두 내린 것을 확인한 기사는 그제서야 우리를 태웠다. 어른은 8유로, 어린이는 4유로. 엄청 철저하네, 우리나라는 내리는 승객보다는 타는 승객을 챙기지않나. 그렇게 무사히 버스를 타고 시내로 진입. 수요일 오후 4 30분의 비엔나 시내, 여기도 없네 이러다가 늦는거 아니야,라는 걱정이 나올 정도로 막혔지만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버스는 푸른 도나우강을 따라서 질주했고 우리는 5시에 공항에 도착했다.


비엔나 공항으로의 질주 


지난 바르셀로나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행기 좌석도 꼼꼼히 확인했다. 하하 이번엔 제대로 발권했어. 지난 번에는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그것도 확인을 안했을까. 검색대 통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유가 생겼으니 공항 돌아볼까. 아빠, 감자튀김 먹고 싶어. , 지금 먹어야겠니. . 션이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먹는 유일한 음식. 감자튀김을 파는 곳은 찾지 못했다. 그냥 감자 요리는 어때? 좋아. 너의 감자 사랑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거다. 션을 데리고 푸드코트에 가서 치킨과 감자요리 접시를 먹었다. 치킨은 내가 감자는 션이. 감자튀김을 찾아 헤매다보니 공항 사진 컷을 남기지 못했다. 처음 가는 공항은 사진을 찍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깥 풍경을 찍은 사진 컷이 전부였다.  


규모가 크지 않은 비엔나 공항비행기 타자마자 다시 그림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 시간이 다가오자 창가에 자리를 잡은 션은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그리는거니. 이번에도 루프트한자의 계열사인 저가 항공 유로윙스를 이용했다. 유럽 저가 항공의 기본 요금으로는 몸과 기내용 가방 하나만 실을 있기 때문에 위탁 수하물이 있다면 예약시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추가하는 것이 좋다. 현장 데스크에서 지불하면 두배를 내야 한다. 기내용인지 위탁용인지 애매할 때는 기내용 화물 규격을 확인하면 된다. 비행 중에는 별도로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는 없고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해야 한다. 음료수나 와이파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 비엔나 대부분의 식당이 물이 비쌌는데 비행기에서도 마찬가지. 커피보다 비싸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물이 이렇게 비싸지는 않았는데.  


물이 맥주만큼 비싼 나라 


비엔나에서의 3 4일은 바르셀로나에서의 3 4일에 비하면 차분했다. 날과 마지막 빼면 고작 이틀에 불과했고 이틀 동안에도 별일 없었으므로 바르셀로나보다는 빨리 잊혀질 것이다. 소매치기에게 털릴 걱정없이 부지런히 다닐 필요도 없었던 소박하면서 평화로운 음악의 도시. 하지만 바르셀로나처럼 가본 곳보다는 가지 못한 곳이 너무 많다. 하일리겐슈타트, , 프라터, 수많은 합스부르크의 궁전과 정원과 동물원, 도나우강에서의 산책, 비엔나 커피, 모차르트 카페 . 도망쳐 나오기 바빴던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쉬다 가는 그래서 오히려 아쉬움이 남은 비엔나. 굿바이, 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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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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