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크루아상 개와 그윽한 향이 나는 카푸치노 잔으로 흡족하진 않지만 딱히 부족하지도 않은 조식을 마치고 나온 시간은 아침 9. , 여기 , 까불지 말고. 판테온을 배경으로 웃기는 포즈와 표정을 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션의 모습을 찍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바르베리니(Barberini)역을 향해 돌을 깔아 만든 도로 위를 걷기 시작했다. 캐리어만 없으면 이렇게 멋진 길인데, 어제 캐리어가 위에서 발을 툭툭 치는 바람에 발목이 까졌어, 헤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나무에서 나뭇가지들이 갈래갈래 뻣어나가듯 길들이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 여기 아까 아닌가, 길이 같네. 다시 몰려오는 패닉. 정신 차리자. 여기 그렇게 어려운 동네 아니잖아. 그렇게 한참을 헤맸다.


만든 지도, 건물의 방향은 편의상 그린 것으로 실제와 다름 


그러다가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난 트레비 분수. 아이고 분수가 갑자기 나오지. 어디를 지나 왔는지 도저히 없어 아내와 션에게 잠깐 분수를 구경하게 다음 호텔 매니저가 지도를 꺼냈다. 으음, 내가 착각을 했구나. 판테온의 돔과 입구 방향을 반대로 생각하고 길을 찾았던 것이다. 이젠 알았어, 헤맬 없을거야, 미안하다. 본격 행군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러면 안되는데, 큰일이네. 트레비 분수 앞까지 왔으니 일단 여기서 쉬자, 지금 9 30분이니까 아직은 괜찮을거야. 판테온에서 바르베리니역까지 도보로 15 거리지만 거의 직선 코스였기 때문에 지도만 미리 꼼꼼히 봤더라면 헤맬 길은 아니다. 이런 길을 그렇게 헤매다니, 답지 않아, 걸어다니는 나침반이던 내가 로마에서 길을 잃고 이렇게 헤매다니.  


트레비 분수 때문에 정신 차렸다 


여기서 동쪽으로 계속 가면 지하철 A선을 있는 바르베리니역 입구가 나오는데 걸어야 . 트레비 분수에 동전 하나 넣지 못하고 다시 걸었다. 바르베리니 광장을 지나 지하철역 입구에 도착해서 계단을 내려가던 , 4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이 문득 생각났다. 지하철 계단은 조심해야 , 노리고 있던 소매치기가 치고 갈지 몰라. 이미 자물쇠가 채워진 크로스백을 다시 한번 움켜쥐고 경계 태세에 돌입하면서 지하철 표를 파는 기계 앞에 섰다. 어떻게 해도 지하철표 2장을 내뱉지 않는 빌어먹을 기계. 분노를 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이건 될까, 역시 안되네. 아니 그러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표를 구한거야. 반대편 기계 대만 작동 . 분노 게이지 다시 상승. 표를 사고 개찰구를 통과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더러워진 벽을 분노에 불길함이 더해졌다. , 오늘 느낌 진짜 별로다,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나방이 떠올라.  



바르베리니역에서 북서쪽으로 4 정거장만 가면 오타비아노(Ottaviano)역이 나오고 7 정도를 걸어가면 바티칸 미술관에 이르는 담벼락이 보인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었을 뿐인데 뜨거운 햇살로 체감 거리는 킬로미터. 높은 담벼락을 따라 걷다가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라는 가이드라인이 나왔고 우리는 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만, 너네 바티칸 보러 왔지. 가슴에 바티칸 공식 안내 직원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인도인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왔다. , 우리 온라인으로 예매하고 왔어. 그래? 표를 보여줘봐. 이건 미술관과 시스티나 성당만 있는거네. 게다가 여기 서면 한참 기다려야 . 일인당 20유로만 내면 여기 전체를 있는 티켓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전혀 기다리지도 않아, 그게 낫지 않니. 우리는 그게 낫겠다 싶어 그를 따라 건너 사무실로 가서 표를 업그레이드하고 로마를 사랑해,라고 있는 스티커를 가슴에 부착했다. 이것만 붙이고 있으면 완전 프리패스라는 거지. 그렇다니까.  


너머가 바티칸, 그리고 가이드 투어 모으는 사무실 


가슴에 스티커를 붙이고 사무실 앞에서 가이드 투어가 가능한 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20분을 기다려 필요한 인원이 모이자 어디선가 가이드가 나타났고, 가이드는 나는 로마를 사랑해 그룹을 데리고 바티칸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니 그제서야 티켓을 파는 곳이 나왔고 온라인으로 미리 해온 예매는 내가 티켓으로 바꿔야 했다. , 이게 뭐야, 뭔가 이상한데. 그리고 잠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우리는 전혀 기다릴 필요없이 처음부터 검색대로 바로 와서 통과 온라인 예약을 티켓으로 바꿔 입장하고 그냥 자유롭게 구경하면 되는 것이었다. 가이드 투어 상품을 파는 직원에게 속아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고 비용 지불 가슴에 딱지를 붙이고 짜증나는 가이드를 따라 다닌 . 우린 멀쩡히 자식에게 코를 베인 것이다.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했다. 분노의 대상은 다름아닌 바로 . 그러니까 자식은 우리를 가지고 논거잖아.  


빨리 들어가면 하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수가 없다 


결국 가이드를 따라 다녔다. 우리 지금 뭐하는 거야,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여기서 들어가지도 않고 30 넘게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 하는거지. 저게 지금 설명이야? 그냥 따로 다니겠다고 하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덕분에 빨리 들어오긴 했으니까 비용 거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이봐 가이드, 우린 따로 다닐께, 미안하다. 우리는 가슴에 스티커를 떼어내고 가이드 투어에서 이탈했다. 진작 이렇게 , 미안하다, 너무 힘들었지. 바르셀로나에서는 불운했지만 바티칸에서는 아둔했기 때문에 속이 상했다. 하지만 이탈의 기쁨도 잠시. 도대체 이곳엔 얼마나 많은 가이드 투어가 있는거야. 가이드 투어는 바티칸을 점령한 같다. 정말 디딜 하나 없이 꽉꽉 채워진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는 사람들. 많아도 너무 많다. 세계에서 사람들이 떼로 몰려 다니고 있었다. 잡고 절대 놓치면 안돼. 초긴장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걸 도대체 관람이라고 있는건가. 악착같이 작품 하나라도 구경하겠다는 의지는 가이드의 설명 뜨거운 햇살에 이미 증발해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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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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