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5 금요일. 여행 9일째. 지겨움이 기대감을 추월하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시작되었다. 집이 그리워서가 아니다. 그동안 쌓인 심신의 피로로 지친 몸이 계속 달릴 생각만 하는 머리에게 하루 휴가를 달라고 강력한 항의를 시작한 것이었다. 어제 바티칸에서 뜨고 베인 사건을 계기로 기대감은 방전되어 이미 바닥을 드러낼 지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역시 도보 강행군을 이어 밖에 없는 것은 내일 오전 11 35분에 테르미니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이 로마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날인 .  


인생은 충전과 방전의 연속, 충전 과정은 고통스럽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이끌어가야 에너지원인 기대감이 방전되면 반복의 굴레에서 벗어날 있는 힘이 생성되지 않고 넘기로 했던 장애물을 극복할 없게 된다. 따라서 기대감은 방전 가능한 바로 충전해야 한다. 그리고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충전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며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과정은 고통스럽다. 연속되는 시행착오도 결국은 충전의 과정. 인생은 희망의, 결혼 생활은 사랑의 충전과 방전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실패하고 그래서 헤어지고 그래서 이틀은 쉬고 그래서 맛집도 열심히 찾아다니는 거겠지.  


오늘도 하루종일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 등이 뜨겁다 


아침 7, 눈을 뜨자마자 지난 자기 시도 포기했던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 통합 티켓 온라인 예약을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바로 되네, 어제 밤에는 그렇게 안되더니. 어른 둘에 28유로, 어린이는 2유로. 어린이는 무료지만 예약 수수료가 2유로. 어제 너무 많이 걸었던 션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열심히 자고 있다. 션이 깨면 움직이자. 판테온에서 포로 로마노까지 가는 길을 다시 확인했다. 베네치아 광장까지 도보로 800미터, 바로 밑에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이 있어.  


다시 먹어도 맛있는 크루아상과 카푸치노 


호텔을 나선 시간은 오전 9 50. 호텔에서 제공한 조식권을 들고 호텔 빵집에 갔다. 어제와 같은, 흡족하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크루아상 개와 카푸치노 . 방전된 기대감이 충전되는 느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맛있는 음식의 힘이란 대단해, 기껏해야 개에 커피 잔인데. 하긴 커피가 없었다면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의 위대한 작품이 탄생했을까. 나에게는 카푸치노 잔이 충전기야.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커피 칸타타> 듣고 싶어졌다. 지금 커피 타령 아니다, 벌써 10 20분이야, 늦었어.  


여긴 도대체 뭐하는 곳이길래 이렇게 둥그럴까 


판테온을 잠깐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무료 입장이지만 2018년부터 유료로 바뀐다고 한다. 웅장한 기둥 쓰여 있는 M·AGRIPPA·L·F·COS·TERTIVM·FECIT. 뭔가 대단한 의미일 같지만 Marcus agrippa, luci filius, consul tertium fecit 줄여 것으로 "루키우스의 아들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번째 집정관 임기에 만들었다"라는 의미.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의 판테온은 후에 성당이 되었다가 무덤이 되었다가 지금은 관광 명소가 되어 있다. 내부도 외관만큼 멋지고 힘이 느껴진다.  


천장 가운데 뚫린 원형의 구멍은 태양을 의미한다. 구멍을 통해 들어온 태양의 강한 빛은 천장 벽에 다른 태양을 만들었다. 인상적이다. 저렇게 뚫어 놓았는지 어렴풋이 것도 같은 강렬함.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지중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비라도 오면, 아니지, 벽에 떨어지는 빗줄기도 결국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겠지. 태양의 신이 있다면 비를 내리는 신도 있을 아니야, 마침 션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정리 해봐야겠어. (아이들 장난감 중에는 신화 신의 이름이 등장한다)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에서베네치아 광장, 비토리아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이 보인다


기껏해야 10 정도 걸린 판테온 구경을 마치고 10분을 걸어 베네치아 광장에 왔다. 서울로 치면 시청 광장같은 . 우아하면서 웅장해보이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 기념관이 보였다. 이탈리아 건국의 아버지 가리발디 장군과 함께 1861 이탈리아 도를 통일하고 초대 왕이 되었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통일 기념관은 찬란했던 고대 로마의 흔적들이 흩어져 있는 유적지 중심에 세워졌다로마의 중심이라서 이렇게 뜨거운 것일까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태양이기에 그늘은  시원했다여기에서 잠깐 쉬자높은 기념관이 만든 그늘은 오아시스였다카메라만 들이대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표정을 짓는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는 녀석에게 하나를 배웠다.


  

포로 로마노 가는 중간 중간 퍼포먼스들 


기념관에서 포로 로마노까지 걷지도 않지만 참기 쉽지 않은 햇살이었다. 이제 오전 11 15분인데 어떻게 이렇게 뜨겁지. 나무 그늘 밑에서 울려 퍼지는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재즈 스타일의 음악. 들어보니 괜찮은 연주 실력인 같아 그늘 밑에 잠깐 쭈그리고 앉아서 음악을 들었다. 하는 같긴 한데 어수선하네. 다양한 분장과 변장들을 하고 돈을 내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겠다는 션의 손을 잡고 부지런히 포로 로마노의 입구로 걸어갔다. 콜로세움 입장권까지 받아 놓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설마 여기에서도 뜨고 베이진 않겠지. 포로 로마노는 콜로세움보다는 붐비기 때문에 이곳에서 온라인 예약을 (콜로세움까지) 입장권으로 교환하는 것이 기다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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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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