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6 오후 3 20, 예정된 시간에 정확하게 베니스 본섬 산타루치아역에 도착한 열차에서 내려 바깥으로 나온 순간. 뭐지 이게, 이런 곳은 처음이야.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 도로가 없었다. 도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도로였다. 자동차가 없었다. 자동차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배를 타고 다녔다. 그렇구나, 여기가 배를 타고 다닌다는 바로 베네치아구나. 수백번 읽고 들으며 상상을 한다는 , 이렇게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세상을 책으로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백문불여일견이라는 고사성어의 교훈대로 속으로 뛰어들지 않고 어찌 세상을 알겠어. 이것이 여행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겠지.  


산타루치아역 맞은편산타루치아역 앞 바포레토 정류장


산타루치아역 정류장에서 실제 버스만한 크기의 수상버스, 바포레토를 기다렸다. 자동차 도로처럼 물길에도 버스 정류장이 있고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 버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택시도 있고, 자가용도 있고, 엔진 없는 완전 수동임에도 가장 비싼 곤돌라도 있다. 신혼 여행으로 와서 추억거리가 필요했다면 곤돌라를 탔겠지만 현금도 넉넉하지 않고 바포레토만으로도 션은 이미 신났고 무엇보다도 나와 와이프에게 80유로를 지불할 정도의 기대감과 의지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으므로 그냥 패스. 비엔나에서도 마차 탔는데 .


멋진 풍경을 못보고 버스 의자에 앉아 쉬는 엄마가 안타까운  


덜덜덜 힘찬 모터 소리에 물길을 가르며 전진하는 바포레토에서 옆으로 이어진 건물들을 바라보았다. 도시가 바다에 잠긴 것인지 아니면 바다 위에 지은 도시인지. 마구잡이로 아무데나 찍어도 멋진 풍경 사진이 되는 놀라운 체험.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천국이구만, 하하하. 여기는 줌렌즈 하나면 되겠는데. 위를 달리는 버스에서 가장 신난 션이다. 엄마, 엄마, 여기 . 앞에 멋진 풍경을 놓치고 있는 엄마가 안타까워 션은 계속해서 버스 의자에서 쉬는 엄마를 찾았다. 도대체 도시가 잠긴거야 아니면 바다에 지은거야, 궁금해 죽을 지경이 되자 방전된 기대감이 급속히 충전되기 시작했다.  


리알토 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소매치기도 많다고 한다 


수백년 맛없는 고기를 맛있게 먹을 있게 해준 후추의 마법에 빠져버린 유럽의 엄청난 후추 사랑은 베네치아 공화국을 부자로 만들었다. 인도에서 유럽으로 가는 후추 무역의 관문이었으니까, 콜럼버스가 멕시코에서 가져온 세고 고추가 향신료 시장을 평정하기 전까지는 말이지. 그럴 없지만 바다에서 후추 냄새가 나는지 맡아 보았다. 바닷물인데 비린내가 안나, 신기한데. 그러면서 정류장 개를 지났다. 25 가장 붐비는 곳이며 소매치기가 많다는, 그리고 우리의 숙소가 있는 리알토 다리에 도착. 배라서 낭만적이긴 한데 느리긴 느리네, 오기 기다리는 시간도 은근히 길고. 베니스에 잡은 숙소는 지인이 추천해준 매력적인 베니스라는 이름의 아파트. 먼저 아파트를 관리하는 호텔에서 체크인을 해야 했다.  


익숙해지면 재미있는 곳이지만 그 전엔 길치들에게는 Hell 인 골목들 


로마에 있을 호텔 측에서 리알토 다리에서 호텔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장문의 메일을 보냈었다. 어디에서 좌회전, 어디에서 우회전, 다리를 건너 어쩌구 저쩌구, 이걸 읽으라는건가, 지도를 보내던지. 결국 20 넘게 헤맸다, 캐리어 2개를 끌면서. 도대체 광장을 돈거야. 무수히 많은 좁은 골목들과 다리들,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였다. 한바가지를 흘리고 나서야 비로소 메일이 그렇게 장황한지 깨달은 알려준 방법대로 하나하나 따라갔다. 여기서 우회전이었고 다리가 아니라 다리였군. 그렇게 호텔을 찾고 , 알고 보니 리알토 다리에서 걸리지도 않는, 알고 나면 껌인데 알기 전엔 미로 같은 위치. 판테온 주변에서도 그러더니, 쯧쯧. 인간 나침반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했다. 호텔에서 지도 위로 동서남북을 그려보고 방향 감각을 재설정. 이후로 나의 안내는 아내와 션을 놀라게 했다. 호호, 대단한데, 인간 나침반 인정!!  


거의 직선의 동선임에도 그렇게 헤매다니 


호텔에서 아파트 열쇠를 받고 직원을 따라 아파트를 찾아 갔다. 걸었다. 가는 길에 나타난 슈퍼마켓. 좋아, 여기서 장보고 해먹으면 되겠네. 다리를 건너 광장을 지나 다시 다리를 건너기 좌회전, 그곳에 아파트가 있었다. 상당히 오래된 같은 출입문에 약간의 불길함이 엄습. 그리고 현관문을 순간, 우리를 반긴 것은 화사한 노란 벽의 응접실. 우리는 노란색에 바로 매료되었다. 아빠, 여기가 집이면 좋겠다, 여기서 살고 싶어. 매력적인 베니스의 아파트라는 이름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거실, , 작은 , 화장실 2개와 욕실, 우아한 조명, 있을 있는 주방까지. 지금까지 거쳐온 호텔에 대한 기억을 방에 지워버린 매력적인 베니스의 아파트는 베니스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100% 완충시키기에 충분했다.  


거실은 노란색, 방은 하늘색, 색깔보다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가 있을까 


산책 시간이야, 근처 둘러보고 저녁 먹고 들어오자. 캐리어를 끌고 헤매던 곳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걸었다. 터질 같은 응가의 묵직함을 털어낸 직후의 느낌. 같은 곳이지만 마음의 평화를 얻은 후에는 전혀 다른 곳이 되어 있던 광장에는 디즈니 스토어가 있었다. 그냥 지나칠 션이 아니다. 15 탐색 션의 선택은 Cars 3. , 라이트닝 맥퀸 오랜만이지. 1, 2편에 이어 3 모형까지 확보. 모두 똑같이 생긴 알았는데 그렇지 않음을 션이 설명해줬다. 본네트에 그려진 그림이 다르고 부분부분 생김새가 다르다고. 션에게 그것은 차이였다. 작게 보면 작은 차이가 되고 크게 보면 차이가 된다. 녀석에게 하나 배우는구나. 길찾기는 이제 어렵지 않았다. 어디든 그냥 방향감각으로 오케이. 션의 장난감을 나는 마르코 광장으로 걸어갔고 션과 아내는 깔깔깔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나를 따라왔다. 션도 노란 집에서 충전 완료했나봐, 다행이네.  


마르코 광장 가는  


방향 감각이 없다면 어딘가를 찾아간다는 자체가 대단한 도전이 있는 . 무수한 좁은 골목들과 다리들, 비슷하게 생긴 거리들, 재미있는 곳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집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는 걸까. 골목골목 유리 공예품 가게와 가면 가게가 참으로 많았다. 이걸 누가 사지. 화려하고 귀엽고 무섭고 엄숙한 표정의 가면들과 바다 동물, 육지동물, 곤충 등의 유리 공예품들 놓칠까 하나하나 꼼꼼히 구경하는 션의 손을 잡고 좌회전 우회전 골목들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드디어 마르코 광장에 도착. 


비둘기마저 손님인, 사람들도 북적북적 마르코 광장 


광장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다. 1514 지었다가 붕괴되어 다시 복원했다는 베네치아 전경이 눈에 보이는 대종루, 하늘을 찌를 모양 지붕의 고딕 양식과 달리 둥근 지붕이 특징인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 마르코 대성당, 바로 9세기부터 짓기 시작해 1442 완성되어 베네치아 공화국 총독 관저로 사용된 두칼레 궁전 등의 건물이 광장 앞에 있는데 이곳에 입장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유리 공예품 가게 아니면 가면 가게 


매년 1 말이 되면 광장에는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차는, 이탈리아 최대의 축제라는 베네치아 카니발이 열린다. 예수의 수난을 생각하면서 참회하는 사순절 먹고 마시고 놀자는 축제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찾는다고 한다. 광장 주변에 깔린 식당 테이블과 의자에 올라 앉아 손님인냥 남은 음식들을 주워 먹는 비둘기에 눈길을 떼지 못하는 션을 데리고 광장 바다로 이동했다. ,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야. 멀리 작은 섬에 세워진 멋진 건물들이 아름다운 해상 풍경을 만들어내는 바다를 향해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건너면 다시는 세상을 없다며 죄수들이 탄식했다는 다리 


벌써 6 20분이야. 저녁 먹어야지. 여기 바가지 씌우는 식당 많다던데.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식당들은 손님들을 끌어모으느라 분주했고 우리는 곳에 들어갔다. 본섬에 있는 식당 대부분은 식사 비용의 12% 봉사료로 기본으로 요구한다. 올리브 오일의 파스트를 좋아하는 나는 봉골레, 션은 미트볼 스파게티, 마르게리타 피자, 그리고 맥주 잔과 병을 주문. 그냥 그런 . 맛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약간의 실망 50유로를 지불하고 나왔다. 로마 식당들도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어, 금액도 비슷했고. 이후 베니스에서는 식당에 가지 않았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추천 식당은 예약없이 갔다가 헛걸음. 매력적인 아파트에서 해먹는게 답이지.  


역시 맥주가 가장 맛있다 


50분의 저녁 식사 나폴레옹이 유럽에서 가장 우아한 응접실이라고 했다는 마르코 광장 주변에서 좀더 시간을 보냈다. 저녁 7 해가 지는 지중해 바다 풍경을 두고 들어가 쉬기에는 풍경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상마르코 광장에서 아파트까지는 5 넘게 걸렸다. 슈퍼마켓에 들러 청포도, 복숭아, , 맥주, 과자, 쥬스, , 냉동 볶음밥 등을 구입. 전부 17유로야, 정말, 이렇게 , 하하하, 호텔 조식 어른 값이네. 맛없는 파스타를 사먹는 씁쓸함보다 냉동 복음밥이라도 해먹는 기쁨이 크겠지. 호텔로 돌아와 포도부터 씻어 먹었다. 엄마, 맛있어. 씨가 없어 먹기 좋은 청포도가 달콤하기까지. 때문에 포도를 먹지 않는 션은 계속 집어 먹었다. 역시 가까운데 마켓이 가까이 있어야 .  


라이트닝 맥퀸과 잭슨 스톰과의 경주 


응접실 바닥에서 펼쳐진 라이트닝 맥퀸과 그의 경쟁자 잭슨 스톰과의 경주는 밤이 되도록 멈출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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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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