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와 피자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해결한 바포레토를 타기 위해 리알토 다리로 갔다. 다리 주변은 오늘도 역시 사람들로 북적북적. 아내는 다리 유리로 만든 악세서리를 파는 가게에 진열된 목걸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목걸이 어때, 어머니와 우리 엄마 선물로. 괜찮아 보이는데, 일단 해두자. 여기 , 다리 배경으로 인증샷 하나 남겨야지. 뒤로 뒤로. 빠지면 어떻게 . 리알토 다리 수상택시를 타는 거의 끝에 션을 세운 찰칵. 빨리 찍어. 빠질까 불안할텐데 그럼에도 예쁜 표정과 승리의 브이를 잊지 않는 . 불안과 뒤섞인 예쁘기 보이기 표정만큼 부모들을 웃게 하는 것이 있을까.  


북적북적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는 리알토 다리 


바로 바포레토 정류장으로 걸어가 승차권 기계 앞에 섰다. 사야 하나. 1 편도 7.5유로, 24시간 20유로, 48시간 30유로. (승차권 구입 시간부터 24시간 또는 48시간을 의미) 지금이 11 40분이니까 24시간권을 사면 내일 오전 11 40분까지, 48시간권이면 모레 오전 11 40분까지. 내일 오후 한번이라도 배를 탄다면 48시간권을 사면 된다. 타겠지, 내일 오후에도 부지런히 다닐텐데. 48시간권 3장을 구입했다(6 이하 무료). 90유로에 모레 11 43분까지 이용 가능. 이틀 동안 교통비만 12만원이라니, 비싼데. 롤링 베니스 카드(RVC)라는 것을 구입하면 7~29세는 할인 혜택이 있지만 72시간 1주일 이용권에만 적용되는 것이라 우리에게는 해당 사항 없음.  


바포레토 1 편도 이용권은 매우 비싼 (7.5유로, 거의 1만원) 


리알토 다리에서 무라노 섬까지 한번에 가는 바포레토는 없었다. 어제 산타루치아역에 도착해 처음 바포레토를 탔던 페로비아 정류장(Ferrovia)에서 3 바포레토가 무라노 섬에 , 그러니까 여기서 1번을 타고 페로비아에 가서 3번으로 갈아타야 . 물살을 가르며 전진하는 위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상념에 빠지는 것은 거부하기 힘든 경험 하나인 같다. 어른이건 아이건. 이것을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션은 난간을 붙잡고 열심히 바람을 맞으며 지나치는 풍경에 몰입했다. , 의자에 앉아서 쉬지 않을래, 싫어 계속 여기 있을거야. 앉고 싶었지만 션을 혼자 난간에 수는 없으니.  

무라노섬 가는 길 바다 구경


무라노 첫번째 정류장인 콜론나에서 내린 시간은 12 35. 오늘 첫번째 일정 시작인데 벌써 오후라니, 그나저나 오늘도 역시 뜨겁네. 높은 건물들이 없어 태양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정류장에서 가까운 유리 공예품 가게들이 모여 있는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종류의 유리 공예품들을 구경하면서 안으로 들어가니 파이프 끝에 재료를 묻히고 섭씨 1,500 화로에서 달군 다음 입으로 불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유리 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은 유리 공장이 있었다. 대를 이어서 아들이 하는건가 , 벽에 붙은 사진 아저씨랑 닮았는데. 파이프 끝에서 벌겋게 달궈진 재료를 입으로 불고 돌리고 집게로 누르더니 뚝딱 만들어지는 유리병과 , 신기했는지 션은 눈을 떼지 못했다.  


신기한 유리 공예품 만드는 과정 


백년 섬에 이주한 유리 공예 장인들은 유리 제품을 팔아 돈을 벌었지만 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이유로 갇혀 지냈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무라노 글래스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겠지. 얼핏 보면 꿀벌들이 여기, 정도로 사실적으로 재현한 꿀벌과 벌집은 가져갈 수만 있다면 가져가서 벽에 붙여 놓고 싶은 제품이었다. 아이고, 비행기에서 이거 깨지면 어떻게 건데. 그렇지, 이건 깨지기 쉬운 유리 제품이지.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택배는 되나, 갑자기 이런 것이 궁금해졌다. 앞에 닥친 유통 혁신의 4 산업혁명 세상이 오면 이렇게 장인이 만드는 게다가 깨지기 쉬운 물건들은 살아 남을까 아니면 과거의 유물로 사라질까. 이곳 사람들도 이런 걱정들을 하겠지.  


가지고 싶은 유리 벌집 


하지만 본섬도 마찬가지였지만 관광객을 제외하면 정작 섬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정도로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덥게 느껴지는 것일까. 션은 물을 달라며 계속 보챘다. 로마나 여기나 뜨거운 태양 피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네. 여기 사람들 생계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유리 박물관은 가봐야지. 여기서 1km 정도 걸어야 하는데 괜찮겠어? 10 넘게 걸어야 하는 거리. 헉헉, 뜨거워. . 그리고 잠시 발견한 작은 가게. 한병과 맥주 캔을 샀다. 션은 물을, 나는 맥주 캔을 따서 자리에서 바로 모두 흡힙. 꺼어억. 역시 맥주. , 뜨겁다는 알지만 그래도 찍자.


여유만 있으면 만타 가오리는 정말 사고 싶다 


생각보다는 한참을 걸어 (아마도 체감상) 1 35분이 되어서야 유리 박물관에 도착했다. 본섬에서 유리 박물관으로 바로 오려면 3 바포레토를 타고 무라노 안쪽으로 들어온 다음 뮤제오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유리 박물관(Museo del Vetro)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화려한 제품들과는 달리 소박해 보였다. 팔기 위한 제품이 아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었으니까. 수백년 보물부터 현대적인 작품들까지. 25분의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뒷편에 있는 정원 그늘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음 방문지를 어떻게 갈지 알아보았다. 벌써 2시가 넘었어. 부라노 섬에 가려면 서둘러야 , 거긴 멀던데. 걱정이네, 부라노 섬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아.  


유리 박물관 전시품들, 가게에서 파는 제품과는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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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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