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노 유리 박물관을 나온 시간은 오후 2 5, 부라노 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 15.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글을 쓰면서 알게 사실이다. 그냥 오래 걸렸다,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배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다는 사실 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기억들은 이미 망각의 골짜기로 떨어진지 오래. 오후 우리 행적의 유일한 증거인 사진들은 약간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한거지. 무라노 섬에서 부라노 섬으로 이동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유리 박물관에서 파로(Faro) 정류장까지 900미터를 걸어가서 12 바포레토를 타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갔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페로비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곳에서 5.2 바포레토를 타고 본섬 북쪽에 있는 폰다멘트 노베 정류장로 이동한 다음 여기서 12번을 타고 부라노 섬으로 이동했다. 35분이면 것을 2시간이나 걸렸던 . 도대체 그랬을까. 덕분에 배만 실컷 탔다. 바포레토 노선을 착각했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가만히 바포레토를 기다리느니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나 구경하자며 되는대로 것일까. 본섬에서 떨어진 섬만 해도 바포레토는 한참 기다려야 했으니까. 도로로 치면 시외버스 정도 되려나. 그나저나 어쩜 이렇게도 기억이 안날까, 이렇게 돌아 돌아 갔는지.  


부라노 가는 길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우리는 오후 4 넘어 부라노 섬에 도착했다. 무라노 섬의 1/4 크기로 작은 . 부라노 섬을 돌아보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파스텔톤의 약간은 촌스러워 보이는, 채가 그렇게 칠해져있다면 좋은 소리는 못들었을 집들이 물길을 사이로 두고 알록달록 다닥다닥 붙어있으니 전체 풍경이 근사해보이는 그런 . , 사진 찍자. 먼지가 들어갔는지 눈이 너무 가려웠지만 그럼에도 참고 열심히 포즈를 취해주는 고마운 녀석. 적당히 알록달록 집들을 돌고 정류장으로 돌아오니 어느 4 50. , 12 지금 떠났어, 다음 오는 12, 50분이나 기다려야 하네, 어떻게 하지. 아무래도 부라노 방문은 득보단 실이 같다.


부라노 집들 


오후 5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두가지야. 왼쪽으로 가던지 오른쪽으로 가던지. 50 후에 오는 12 바포레토를 타고 폰다몬트 노베까지 다음 갈아타고 페로비아에 가서 다시 갈아타고 리알토 다리로 오는 방법이 왼쪽이고, 14 바포레토를 타고 리도 섬을 지나 마르코 쪽으로 가는 방법이 오른쪽. 이리로 가던 저리로 가던 걸리는 시간은 비슷할 같아. 우리의 선택은 후자였다. 여기서 죽치고 기다리느니 배를 타고 바다를 보는 낫겠지. 14 바포레토는 리도 섬까지 바로 가는 것은 아니었고 푼타 사비오니 정류장에서 내려야 했다. 이곳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된, 베니스 동쪽에서 길게 내려오는 섬의 쪽으로 자동차도 다녔다.


왔다갔다 4시간, 섬 안에서는 40 


엄마, 감자튀김. 여기 섬이야, 감자튀김 없어. 먹고 싶어. 정류장 근처 작은 휴게소에서 감자튀김 대신 감자칩 과자 봉지, 그리고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어차피 20 정도 배를 기다려야 하니 여기서 쉬자.  에스프레소를 내린 무심히 스팀 밀크를 따르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아저씨. 어어 넘치겠네.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넘칠 정확하게 잔을 가득 채운 카푸치노를 받아들고 가게 바깥 테이블에 앉아 모금을 들이켰다. 오호, 뭐야, 이렇게 맛있지, 분명 대충 만든 커피인데. 비결이 뭘까. 가게 아저씨를 다시 한번 쳐다봤다. 구력의 중요함을 깨닫는 순간. 충분한 경험이 중요하다면 빠른 시작도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다면 뭔가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는 바로 지금 순간. 


부라노 섬은 정말 여유가 많으면 가기를 추천한다


구력이 되니까 정도 맛이 나오는 카푸치노를 마시며 20분을 기다리니 도착한 14 바포레토를 탔다. (실은 번을 탔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섬과 섬간 이동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배는 지겹게 탔고 바다 바람도 지겹게 맞았다. 리도 섬을 지날 때만 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앉던 션은 다시 난간으로 가서 바다를 바라 보기 시작했다. , 섬이 엄마가 들어가야 하는 섬이야. 아내가 참석해야 하는 워크숍 장소인 세르볼로 섬이 보였다. 엄청난 크루즈를 지나고 멀리서 마르코 광장의 두칼레 궁전과 종탑이 보였다. 멋있다, 이거 컷을 찍으려고 이렇게 같은데. 드디어 왔어, 별로 것도 없는데 힘들다. 리도 섬을 지나 세르볼로 섬을 지나 마르코 광장 자카리아 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 40.


세르볼로 , 저기서 1주일 동안 지내야 하다니 


힘들게 다녀왔는데 저녁은 먹고 들어가자. 추천 식당 리스트에서 군데를 골랐다. 여기 괜찮겠는데, 아파트에서 가깝고. 배에서 내리고 바로 식당을 찾아갔다.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과 같았다. , 우리가 계속 다니던 골목이잖아, 오후에 문을 여니 수가 없지. 이미 7시가 넘은 시간.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이름은 Enoiteca Mascreta. 약간 당황한 듯한 웨이터, 예약을 했냐고 물었다. 9 30분에 자리가 같은데 예약할거니. 아니. 그냥 나와 근처 슈퍼마켓으로 갔다. 아까 먹은 감자칩 과자를 사고 물도 사고 원두커피도 사고, 볶음밥도 하나 사고.  


아파트 근처 골목들과 추천 식당 하나 


장을 보고 아파트에 들어 시간은 7 40. 소파에 몸을 던졌다. 그대로 누우니 화려한 거실등이 보였다. 저거 만드는 곳에 다녀오느라고 오늘 그렇게 배를 탄거잖아. 부라노 섬은 가도 뻔했어. 차라리 본섬 다른 곳을 둘러보는 것이 나았을 같아. 그러게. 냉장고에서 어제 맥주 병을 꺼내 컵에 따른 역시 어제 사놓은 냉동 볶음밥을 후라이팬에 넣고 볶았다. 냄새 좋은데. 접시에 담아 숟가락. 오호, 맛도 괜찮은데. 아파트에서 맥주 잔과 함께 기분 좋은 저녁 식사. 역시 집밥 (냉동이긴 해도). 맥주 잔에 하루종일 배를 타면서 맞은 바닷 바람과 비린내를 씻어 내렸다. 역시 맥주의 힘은 대단해.  


청포도 이렇게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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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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