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8 월요일, 열두번째 아침 8. 비가 오고 있었다. 비가 오면 배는 평소대로 운행을 할까, 궁금해졌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바다는 무서운 곳이 되니까. 하지만 많은 양의 비는 아니었고 오전 중으로 그친다는 예보. 오늘 일정에 차질은 없겠어. 일정이라고 해봐야 어제 못간 리도 섬을 가보는 것이지만. 오늘은 새로운 것을 보기보다는 차분히 여행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동료들을 위한 선물을 사기로 날이었다. 내일이면 나와 션은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 어디를 다녀오더라도 베니스는 배를 실컷 세계 유일의 아름다운 수상 도시로 기억되겠지. 열정을 식히라고 비도 내리고.


지붕없는 배는 우산이 필요해 


2시간을 뒹굴다가 10시가 되어서야 아침 식사랍시고 바른 빵에 커피 , 션은 쥬스를 마셨다. 실은 아점으로 어제 샌드위치를 사먹었던 곳을 다시 가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어제 먹은 샌드위치는 다음 아침 가고 싶게 만드는 그런 맛이었으니까. 다시 뒹굴었다. 션은 어린이 채널을 보고 나는 션을 봤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데 도대체 뭐가 재미있다는거니. TV 그만 보고 목욕이나 하자. 집도 완벽하진 않구만, 아니면 베네치아가 그런가. 수압이 낮았다. 피부를 때리기는 커녕 피부에 떨어져 흘러내리는 물줄기. 매일 샤워를 해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세상에 없는 어디 있겠어. 중요한건 흠만 보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유럽에서도 소파를 사랑하는  


샤워를 마친 시간은 10 45. 다시 뒹굴다가 아파트를 나선 시간은 11 30. 어제 빵집으로 갔다. 이런, 샌드위치가 없어. 하는 없이 다른 샌드위치와 피자, 그리고 카푸치노 잔을 주문. , 어제 샌드위치보다 못한데. 약간 느끼해. 피자는 괜찮아. 그래, 세상에 없는 어디 있나. 나의 충전기 커피가 맛있으니 이걸로 됐어. 가게는 나름 맛집인지 아니면 점심 때라 그런지 어제도 오늘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션은 가게 안쪽에서 피자 반죽을 만들고 토핑을 얹고 화덕에 넣고 구워진 피자를 꺼내는 일련의 과정을 유심히 보면서 신기했는지 눈을 떼지 못했다.  


피자 만드는 신기해요 


마르코 광장에는 12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오전에 내린 때문인지 회색 구름이 하늘 배경의 풍경은 대비가 높고 전체적인 컬러톤도 선명했다. 사진이 진해졌어. 어제보다 사람들이 많네, 비온 월요일인데. 광장은 비둘기의 천국. 션은 친구가 되고 싶은지 비둘기를 열심히 따라다녔다. , 비둘기 괴롭히지 . 역시 배경이 중요해 , 사자상이 멋있어 보이는데. 베니스의 수호신인 날개 달린 사자는 세계 3 영화제 가장 오래된 베니스 영화제의 심볼이다.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 섬은 자카리아 역에서 멀지 않고 가는 노선도 많아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배를 기다리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20분이면 오케이.  


비가 와도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한 마르코 광장 


배를 타고 가면서 비엔날레 정원은 아름다웠다. 바다 저렇게 평평하고 납작하게 붙어 있는 거대 정원이라니. 어제 부라노 섬에서 돌아오면서 세르볼로 섬을 찍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아내는 반대편에서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나보다. 어제 못보고 놓친 아쉬움, 오늘 이렇게 바로 해결, 하하. 비엔날레 정원 안쪽에서는 세계 최대의 미술 전시 행사인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국가별 전시가 열린다고 한다. ( 전시회는 좀더 위쪽 동네인 아르세날레에서 열린다)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들러 볼만한 . 정원을 지나 리도 섬에 도착한 시간은 12 50.


바다에서 바라 비엔날레 정원은 폭의 그림이었다 


리도 섬은 지중해를 가로막고 베네치아 석호를 만든 섬으로, 조각조각 나눠져 있어 자동차 도로가 없는 본섬과는 달리 자동차 도로가 있고 안을 운행하는 버스도 있다. 섬을 가로질러 10분을 걸은 다음 커다란 가로수의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해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그런데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듯한 분위기. 유료인가 아니면 허락이 필요한가. 오던 길을 되돌아가 처음 해변 도로에 도착했을 보였던 해변 입구로 돌아갔다. 여기가 공공 해변이구나. 일광욕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랬지만 아래 꽁꽁 몸을 숨기고 있는 우리가 들어가기에는 . 후다닥 사진만 찍었다. 좋아 좋아, 바로 표정이야.  


지중해 해변이라고 해서 딱히 좋은 것은 아닌 같다 


리도 섬에서는 1시간 정도 있었다. 자전거 또는 버스를 타고 섬을 한바퀴 돌아보면 좋겠다는 마음에 몸은 호응하지 않았다. 돌아, 마땅히 것도 없는 같은데 그냥 나오라는 몸의 소리. 리도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바포레토가 왔다. 비엔날레 정원 이동 소요 시간 7. 비엔날레 정원은 그야말로 산책 코스였다.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놀이터가 나올 때마다 놀이기구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신이 . 션은 산책 생각이 없어. 돌긴 돌아, 션이 즐거우면 된거라는 마음의 소리. 정원 산책이 아닌 잠깐의 놀이터 산책 정류장으로 돌아와 1 바포레토를 탔다. 오늘은 배를 기다리지 않아서 좋네.  


정원이 아닌 놀이터 산책을 했다 


정원에서 리알토 다리까지 배를 타고 가면서 풍경은 지금까지 배에서 보았던, 아니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멋진 것이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베니스 방문은 의미가 있다고 할만큼 특이하고 이색적인 풍경. 바포레토를 타고 비가 회색 구름이 약간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나만의 시선으로 베니스의 다양한 모습을 남긴다는 것은 근사하고 낭만적인 경험이다. 그렇게 40분의 낭만 여행 리알토 다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 20. 오늘도 역시 리알토 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소매치기는 괜한 걱정이었나. 크로스백에 자물쇠로 채우고 다녀서였는지 소매치기는 보이지 않았다.


비엔날레 정원에서 리알토 다리로 가는 정말 멋진  


다녀오려고 곳은 모두 다녀왔다. 베니스는 어떤 인물이나 아니면 어떤 관광 명소로 기억되기보다는 베니스라는 도시 자체로 기억되는 같다. 워낙 특이한 곳이니. 특히 아무데나 찍어도 그림이 되는 멋진 풍경으로. 남은 시간 동안 풍경 하나인 리알토 다리에서 산책을 하고 쇼핑을 하며 여행을 정리하기로 했다. 먼저 어제 봐두었던 악세서리 가게부터. 정도면 여행 기념 선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고가야. 가게를 나와 골목 쪽으로 들어갔다. 같은 브랜드의 가게를 하나 발견. 적정 가격의  예뻐 보이는 목걸이 2개를 구입. 그리고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에 션을 위한 제품도 하나 구입, 블랙 스콜피오. 


떠나기 전날 시간을 가지고 아파트 주변을 산책 


슈퍼마켓에 들러 물과 쥬스를 사서 아파트로 들어온 시간은 4 40. 베니스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파트인 같아. 베니스는 아파트와 그리고 멋진 풍경으로 기억될 것이다. 들어오자마자 라이트닝 맥퀵과 잭슨 스톰의 재대결을 시작한 . 그러더니 다시 뒹굴뒹굴. 우리 나중에 좋은 사면 하루종일 집에서만 뒹굴뒹굴하는거 아냐,  모든 것엔 흠이 있기 마련이니까, 하하하.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어제 먹지 못한 청포도에 맥주 잔을 마시며 피로를 풀고 뒹굴뒹굴. 저녁 7 넘어 볶음밥을 해먹었고 기분이 좋아진 션은 춤을 추며 뒹굴뒹굴. 내리는 비에 마지막날이라는 아쉬움을 씻겨 내고 이제는 출국을 준비해야 한다.


떠나기 전 날 내리는 비는 열정을 냉정하게 씻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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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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