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서둘러 마치고 토요일에 돌아온 이유는 Jazz Festival in Incheon 에 가기 위해서였죠. 8월 17,18일 양일간 열린 이 연주회에 꼭 가려고 했던 이유 중 첫번째는 브라질의 기타리스트 Egberto Gismonti 였고, 두번째는 베이시스트 Charlie Haden, 세번째는 피아니스트 Gonzalo Rubalcaba 였습니다.

하지만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접한 비보는 찰리 헤이든이 건강상의 이유로 내한하지 못했다는 소식... 펜타포트 락페 때 Damien Rice 불참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기도... :-(

찰리 헤이든은 Pat Metheny 와 함께 작업한 Beyond the Missouri Sky 로도 유명하지만 Liberation Music Orchestra를 조직해 스페인내전, 베트남전, 미국의 중남미 독재정권 지원 등등을 비판하는 정치적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쟁쟁한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해 온 그의 연주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그의 연주를 본다는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따라서 공연의 1부는 곤잘로 루발카바의 피아노 독주로 채워졌습니다.



곤잘로 루발카바는 허비 행콕이 극찬한 바 있는 쿠바 태생의 피아니스트입니다. 연주 내내, 찰리 헤이든이 함께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계속 맴돌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즉흥 연주는 다소 난해했고, 마음을 울리기 보다는 머릿속을 파고드는 연주라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는 즉흥 피아노 독주를, 음의 강약을 미묘하게 조절하여 감흥을 주었던 부분은 꽤 인상적이더군요.

2부의 전반부에는 17명의 멤버로 구성된 선&예원 재즈 오케스트라의 재즈 연주로 분위기가 좀더 고조되었고, 후반부에 드디어 거장 에그베르토 지스몬티가 등장하였습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풍기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가 연주를 시작하자, 정말 놀랍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12현 기타, 10현 기타, 그리고 피아노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 재능은 기타 하나를 가지고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들리게 하는 현란함과 그 테크닉 속에 녹아있는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연주의 카리스마로 관객을 휘어잡는 것은 물론,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준 그의 무대 매너 또한 진정한 마에스트로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훌륭한 공연이었고, 살아생전 그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감동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2007년 8월 2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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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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