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대학, 대학... 그놈의 시험, 시험... 행복은 정말 성적순인가?... 나는 왜 이런 세상에서 살아야 하지? 아 머리 아파. " 라고 고민하는 한 열혈 고딩에게 누군가 이렇게 소리친다.


우리는 삶의 시작부터 작은 틀에 밀어 넣어졌어. 아무도 우리가 되고 싶은 것을 묻지 않지. 학교에선 뭔가를 생각해 보라고 가르치지만, 보면 모두 서로 다른 말을 해. 그리고 자신이 바로 우리가 믿어야 할 대상이라고 모두들 확신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그들은 쉴새없이 떠들고 멈추지도 않아. 그러다가는 결국에는 포기하지. 생각해보라고... 답은 하나야...

난 (이 답답한 틀을) 나갈 거야 (I Want Out), 내 인생 혼자 그리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나 가고 싶은 대로 갈 것이고, 내 의지대로 할 거야.

사람들은 어쩌구 저쩌구,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조차도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해라고 이야기하면서 나를 이리저리 흔들어. 그들은 내가 아무말 못할 때까지 흑백의 양극단으로 나를 이리저리 밀어 붙이는 거야....

제발 나를 극단의 한계상황으로 몰지 말고, 입닥치고 집에나 가라. 내 갈 길은 내가 정하니까!


라고 소리치는 십대 Michael Kiske 의 멜로디컬한 외침과 그야말로 쉴새없이 저돌적으로 몰아부치는 Kai Hansen 의 파워스피드 백킹에 열광하지 않을 고딩이 있을까?


어제는 Helloween 의 20년 전 라이브 앨범인 Live in the UK 세운상가표 빽판으로 맛보았던 그 뜨거운 외침 <I Want Out> 을 라이브로 직접 들었다. <헬로윈-감마레이 내한 합동공연> 에서... 그때처럼 미카엘 키스케의 보컬은 아니지만, 그때처럼 카이 한센과 미카엘 바이카스의 트윈기타가 작렬했다. 정확히는 헬로윈이 트윈이니까 어제의 연주는 트리플이었다.

전반부 1시간 반은 감마레이, 후반부 1시간 반은 헬로윈, 그리고 합동으로 두곡을 연주했다. <Future World> 와 피날레였던 <I Want Out>... 카이 한센이 헬로윈를 이끌면서 나온 헤비메틀의 명반 <Keeper of the Seven Keys 1 & 2> 에 담긴 곡들이기도 하다. 헬로윈, 그리고 카이 한센이 헬로윈을 나와서 만든 감마레이는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 중인 이제는 중년의 독일 대표 밴드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I Want Out> 을 외친다. 아직도 세상은 갇혀진 틀이기 때문이겠지만...


45세의 카이 한센은 Heavy Metal Universe 를 외치며, 정말 감마선처럼 달렸다. 난 카이 한센의 열렬한 팬이라 그가 참여한 밴드의 음반을 많이 사곤했는데, Helloween 말고도 Blind Guardian 이나 Iron Savior, 그리고 여러 프로젝트 앨범들에서 마찬가지로 정말 빠르게 달리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런데, 빨리 달리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서정적인 라인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이러한 특징은 이후 유럽 메탈 사운드의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잡기도 했는데, 미국의 메탈리카나 너바나 사운드와는 확연히 다르다. 난 개인적으로는 유럽식을 선호한다. 펑크가 나오기도 했지만, 메탈이 프로그레시브 락을 잇는 유럽의 고품격 락의 산물이라는 점도 그렇고, 잉베이의 클래시컬한 마에스트로 지향 메탈 사운드나 이런 스피드 메탈 사운드는 확실히 유럽 고전음악의 흔적이라고 여겨진다.


감마레이 공연도 그랬지만, 헬로윈의 사운드는 더 심해져서 사실 거의 뭉개졌다고 보아야 한다. 어떤 곡이다 정도만 구별될 수준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발생한 클리핑 노이즈가 거의 기타 라인과 보컬을 덮어 버려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그 노이즈의 거슬림은 일단 현장 열광의 도가니탕에 잠겨 버린 듯이 보이기는 했지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공연장 자체가 이런 메탈 사운드를 수용하기에는 좀 아닌 듯 보였고, 엔지니어도 아마추어가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이었으며, 객석이 평지라 이런 올 스탠딩 공연의 경우 뒤에서는 무대가 아예 안보였다. 안 보이면 사운드라도 좋아야 하는데...쩝... 

어쨌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 열기를 누리고 갔음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하다. 난 우리나라에 이런 메탈밴드가 없는 사실이 이해가 안간다. 지금의 우리나라 십대들이야말로 가장 갇힌 세대이며 억압받는 세대이고, 가장 <I Want Out> 을 외쳐야 하는 아이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공연을 가득 메워야 할 이들은 30대 아저씨들이기보다는 십대 열혈아들이어야 한다.

십대들이여 <Silence> 를 깨고,  <I Want Out> 을 외치며 닫혀진 틀을 부수고 나오시기를...
 

2008년 2월 1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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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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