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는 필요없어. 그냥 위스키 스트레이트면 돼." (Chaser 란 위스키를 순하게 마시도록 제공되는 물 등의 음료를 말합니다.)

1930년 초반 ~ 1940년 후반까지는 위스키에 맛있는 안주를  즐겼다면, 1940년 초반부터 안주없이 스트레이트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죠. 전자는 재즈스타일 중 Swing 을, 후자는 Bop 또는 Bebop 을 표현한 것이라면 과장일까요?
 
재즈역사를 통털어, 재즈와 대중음악의 차이는 Bebop 과 Swing 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Bop 시대부터 재즈는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음악인과 소수팬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죠. 70년대 Jazz-Rock Fusion 이 대중에게서 큰 사랑을 받게 될 때까지... 그러니까,  Bop - Cool - Hard Bop 은 모두 소수팬의 문화였다는 것이네요. 재즈역사만 본다면 Hard Bop 은 재즈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조 : Jazz Styles: History and Analysis (9th Edition)

세계대전의 발발, 빅밴드들의 해산,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 등은 젊은 뮤지션들에게 흥겨운 음악보다는 새로운 음악의 움직임을 불러 일으키게 합니다. 이들은 뉴욕 할렘가 재즈클럽 Minton's Playhouse 에 모여 Jam 연주를 했습니다. 이전보다 빠르고, 화성변화가 빈번하고, 즉흥연주를 하고, 한마디로 자기 실력을 뽐내는 거였죠.

Be-Bop-a-Lula She's My Baby Be-Bop-a-Lula I Don't Mean Maybe ... 그 명칭이 의미없이 빈곳을 흥겹게 채우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Bebop ... 그 출발에는 소규모 Jam Session 음악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주역의 3대 뮤지션인 Charlie Parker, Dizzy Gillespie, 그리고 Thelonious Monk 이 있었습니다.

Bop 은 즉흥(Improvisation) 이 그 중심에 있었지만 뛰어난 작곡가들도 있었고, 그 중 Thelonious Monk 는 독특한 선율과 어려운 화성진행의 수많은 명곡을 만들었죠. Straight No Chaser,  Well, You Don't Need it,  Round Midnight   등등...

이중 하나의 아이디어만을 계속해서 반복해대는 Straight No Chaser 은 독창적 효과로 아주 간단하게 만든 곡이라고 합니다.

                                      1951년 녹음 Straight No Chaser


정말 도 파 솔 솔# 라 ... 이런 선율만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죠.

피아노는 리듬악기였기 때문에 솔로연주악기 분야만큼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대신, 솔로라인들과 유연하게 공감하고 음악적 교류를 만들어 내기 위해 피아니스트들은 새로운 코드연주기법인 Comping 을 완성하게 되죠. 컴핑은 쉽게 말해 솔로악기가 자극 좀 받으라고 다양한 리듬패턴으로 코드를 연주하는 것으로 보면 될 듯 합니다.

Monk 의 피아노스타일은 보통의 Bop Comping 과는 좀 달랐다고 하는데, 자신의 선율에 급작스럽게 온음음계 (Whole Tone Scale) 끼워넣기를 한다거나, 불협화음간 울림을 잘 활용하고, 정확치 않은 리듬을 더하여 협화음도 불협화음처럼 들리게 하는 식이라고 ... 음의 사용에 있어 정적을 하나의 사운드로 중요시 했으며, 우연히 또는 습관대로 연주하지 않고 항상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숙고 후 연주하였다고...

Charlie Parker 를 다룬 영화인 Bird (1988) 감독 Clint Eastwood 는 같은 해 Thelonious Monk 를 다룬 다큐필름 Thelonious Monk: Straight, No Chaser 을 제작했습니다.



Thelonious Monk 를 가장 독창적인 재즈피아니스트로 기억하게 하는 것은 그의 음에 대한 자유로운 음악관과 고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삶도 지독히도 완고했다고...

약물중독으로 얼룩진 삶을 살다 일찍 세상을 떠난 Bop 피아노의 천재 Bud Powell 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 검문에 걸려 마약이 발견되었을 때, Monk 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였고 검사도 거부했다고 하죠. 물론 그 헤로인은 Bud Powell 의 것이었습니다. Monk 는 60일의 구류를 살았고, 6년 간 활동을 정지해야 했다고 하네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같은 피아니스트로써의 진한 자존심이었을까요... Straight No Chaser 는 독한 위스키를 물 없이 스트레이트로 마시던 Bud Powell 에게서 받은 영감이라고...

타협과 굴종을 거부하고 죽는 날까지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는 결코 연주하지 않았다는 Monk ... 자신을 무시하는 Miles Davis 와의 녹음에서도 Miles 의 솔로시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Miles Davis 의 Miles Davis & the Modern Jazz Giants 라는 앨범입니다. 이 이후로는 이 둘의 협연은 없었다고 하네요.

정말 Bopboy 입니다.

"안주는 정말 필요없어. 그냥 위스키 스트레이트면 돼"

                                    1966년 녹음 Straight No Chaser



2007년 5월 10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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