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Extravaganza

OLD POSTS/음악 2013. 12. 24. 10:20


노다메 칸타빌레 첫회를 보면, 노다메와 치아키가 두대의 피아노로 함께 "모짜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1악장" 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연주가 너무 즐거워서 연주자 스스로 그 울림의 감동에 빠져들게 될 때, 청중도 함께 그 연주에 빠져들어 그 연주의 즐거움을 나눌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연주자와 감상자 모두가 연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친절하고 유쾌하게 그려내어서 매우 좋아했던 일본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둘이서 함께 서로의 감동을 확인하며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인것 같습니다. 나의 건반 터치와 상대방의 터치가 동시에 또는 연이어 울려 만들어 내는 긴장감과 하모니... 이만큼 아름답고 짜릿한 기분이 드는 때가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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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의 아름다운 시골마을 베르비에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음악페스티벌인 Verbier Festival & Academy 는 2003년 7월, 10회째 생일을 맞아 특별한 연주회를 가졌는데요.

8 바이올린, 2 비올라, 2 첼로, 1 베이스 구성의 Birthday Festival Orchestra 의 협연과, 10 명의 피아니스트, 8 대의 피아노가 함께 한 무대에서 가졌던 그야말로 피아노 별들의 향연이자 흥분의 경험 Piano Extravaganza 가 그것입니다.


Piano 마사 아르헤리치, 에프게니 키신, 엠마누엘 액스,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랑랑, 클로드 프랑크, 스테판 세야, 제임스 레바인, 니콜라스 안젤리크, 미하일 플레트네프

Violin 기돈 크레머, 바딤 레핀, 르노 카퓌송, 장영주, 일리야 글린골츠,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니콜라이 즈나이더,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

Viola 유리 바슈메트, 노부코 이마이

Cello 미샤 마이스키, 보리스 페르가멘쉬코브

Bass 파트리크 데로스 산토스


이 실황 DVD 는 2005년 국내에서도 출시가 되었고, 꾸준히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고전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그 멋진 연주의 스케일과 하모니에 충분히 감탄할 수 있습니다.



공연은 마사 아르헤리치와  에프게니 키신이 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 한 대의 피아노로 서로 음역을 나누어 연주하는 모짜르트의 Piano Sonata in C for 4 Hands K.521 로 시작합니다. 한대는 아니지만 마치 노다메와 치아키가 서로 교감하면서 연주하던 장면이 연상되기도..

연주가 끝나자, 피아노 한 대가  더 무대 위로 등장하고, 엠마누엘 액스와 제임스 레바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다시 에프게니 키신이 나와 두명씩 한대의 피아노 앞에 앉아 스메타나의 2 대의 피아노와 8개의 손을 위한 단악장 소나타 E단조를 연주하죠. 야... 이 곡 또한 예술입니다.

이어서, Birthday Festival Orchestra 의 13 인이 무대로 나와 Happy Birthday 테마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합니다. 하이든, 베토벤, 탱고, 집시풍의 헝가리 차르디쉬로 이어지는 생일축하연주는 이제껏 들었던 중 가장 고풍스러우면서도 웃음과 즐거움이 물씬 풍기는 그런 곡이었습니다. 유일하게 검은 옷을 입지 않은 장영주의 활짝 웃는 얼굴도 보기 좋더군요.

2 대의 피아노가 더 등장하여, 이제 4 대의 피아노가 무대 위에 있습니다. 아르헤이치, 키신, 레바인, 플레트네프 이렇게 4사람, 4대의 피아노 연주와 13인의 현악은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BWV 1065, 4대의 건반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죠.


이렇게 세계최고의 현악 드림팀과 피아노의 별들이 모여 연주하는 바하의 음악 들어보셨나요? 설사 고전음악을 몰라도 이런 연주를 듣고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격정적인 1악장, 공허함의 늪을 지나 장엄함에 이르고, 다시 격정의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초딩에서 고딩까지 8년을 피아노를 배웠지만, 그때는 왜 이런 흥분과 연주의 감동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그것을 "훈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훈련이 되는 순간, 동시에 싫어져버리는 경험 많이들 가지고 있을텐데요... 참~~ 아쉽죠 ... 우리나라의 음악교육의 현주소가요...

4 대의 피아노가 더 등장해서 이제 피아노 8 대가 무대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8 대의 스타인웨이 704 개의 건반이 동시에 울리면서 피아노 별들의 향연이 펼쳐지죠.

스위스의 아름다운 마을 베르비에의 이 음악축제를 기획하고 총감독한 사람은 스웨덴 출신의 마틴 앙스트롬 (Martin Engström) 이며, 그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바바라 헨드릭스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공연의 마지막은 바바라 헨드릭스의 육성 Happy Birthday 로 장식되기도 하구요.

지금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DVD 이니, 꼭 구입하셔서 이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에 꼭 한번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2007년 7월 18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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