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스케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순서인데 잠시 뒤로 미루고 그 전에 조성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조성 (tonality) 이란 음 (note) 의 수평적 배열과 수직적 조합을 통해 어떤 특정 '어울림', '위계질서', 또는 '분위기' 등이 느껴지도록 하는 음정 (interval), 음계 (scale), 화음 (chord), ·조 (key) 간의 어떤 특정 체계를 말합니다.

도 레 미파 솔 라 시도 에서 왜 '도'로 끝나야 종결감이 느껴지고, 왜 어떤 음이 더 중요하고 어떤 음이 덜 중요하게 느껴지며, '도미솔' '파라도' 솔시레' 를 왜 주요3화음이라고 하는지, 또는

화음진행이나 선율에서 왜 긴장감이나 불안함 등이 느껴지는지, 또는 완전음정과 장단음정은 왜 구별하며, 단조는 왜 슬픈 느낌이 들고, 어떤 특정 음에 # 하나 붙였는데 음악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왜 그러는 것인지, 등등에 대한 이해를 조성에 대한 이해 정도로 보면 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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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le 이라는 단어는 '계단'을 의미하는 라틴어 scala 에서 나온 것으로, 음계란 음높이대로 배열한 일련의 음들의 집합을 말합니다. (높게, 조금 높게, 이렇게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말하자면 음의 계단) 그리고 음 하나하나에는 다른 중요도가 할당이 되면서 그 중요도에 따라 위계질서가 발생하게 되죠.


대부분의 작곡은 이러한 음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5음만 사용하는 펜타토닉 (pentatonic) 스케일, 12음 모두 사용하는 크로마틱 (chromatic) 스케일, 7음만 사용하는 메이저 또는 마이너 (major or minor) 스케일 등등. 서양음악에서는 한 옥타브를 12계단으로 나누고, 한계단을 반음 (semitone) 이라 하는데, 이 12음을 모두 사용하면 크로마틱 스케일이지만, 보통은 메이저나 마이너 스케일처럼 7개의 음을 선택해서 사용합니다. 그림은 C 메이저.

또한 일반적으로 음악 문화권이 다르면 그 사용되는 스케일의 종류도 다릅니다. 중국, 켈틱, 인디언 음악 등에서는 5음계가 많이 사용된다고 하죠. 가령 스코틀랜드의 선율 <올드 랭 사인> 은 펜타토닉 스케일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로서 '도레파솔라' 만 사용합니다. 인도 음악은 메이저 스케일과 유사한 7음계에 기초한 음계를 사용한다고 하죠. 우리나라의 국악도 중국에서 들여온 궁상각치우 5음계를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그 음계를 개량한 12음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도레파솔라' 펜타토닉 스케일. '레미솔라시'로 이루어진 <모 베터 블루스> 테마선율과도 유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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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scale, tuning, temperament, intonation 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스케일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음높이대로 배열한 일련의 음들의 집합인데, 만드는 방법은 많습니다. 그리스 시대부터 뮤지션 뿐만 아니라 수학자들도 이 스케일을 만드는데 대단히 관심이 많았다고 하죠. 피타고라스 음계, 순정률 음계, 평균율 음계 등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튜닝은 어떤 기준에 맞게 음높이를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어떤 스케일을 사용할 것이냐에 따라 정해질텐데, 그 스케일의 계단 높이 즉, 즉 음정 (interval) 을 잘 계산하여 정해 놓은 체계를 temperament (음률) 라고 합니다. 즉, 튜닝 체계을 의미하는 것이죠. 피타고라스가 규정해 놓은 순음정 (pure interval) 체계 같은 것들. 그리고 intonation 은 음높이 진동수의 정확도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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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건반악기에서 A-B-C-D-E-F-G 는 흰건반이며, 여기에 샵과 플랫이 붙으면 검은건반이고 반음씩 상승할 때마다 진동수는 대략 6% 증가합니다. (즉 곱하기 1.06 하라는 것) 참고로 주파수는 리니어가 아닌 로그 스케일을 따릅니다. 따라서 음높이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곱하거나 나눈다는 의미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위에서 계단 높이라고 했는데 음간 거리, 즉 음정 (interval) 이란 두 음의 진동수 비율을 말합니다. 즉 두 음정이 같다면 두 음의 진동수 비율이 서로 같다는 거죠. 로그 스케일로 보면 100/10 과 1000/100 은 같게 인지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타 1번줄을 개방현으로 퉁기면 E5 음이 나는데 그 현 길이의 중간지점인 12프렛을 잡고 퉁기면 E6 음이 나죠. 파장이 반으로 감소했으므로 진동수는 2배가 되고 음높이는 한 옥타브가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E6 를 E5 와 유사하다고 느끼죠. 마치 E6 는 E5 의 복제라도 되는 듯. 이것을 principle of octave equivalence, 옥타브 등가현상 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옥타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아주 오래 전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것처럼 옥타브 관계에 있는 두 음은 함께 울렸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가장 협화적인 음정 (most harmonious or consonant) 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죠. 웨스 몽고메리가 이 옥타브 음정을 즐겨 사용하기로 유명합니다.


2009년 3월 11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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