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음계, 음정, 화음, 조성 [1] 에 이어서
<8>  음계, 음정, 화음, 조성 [2] 에 이어서

앞서 피타고라스 음계와 평균율 음계에 대해 아주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피타고라스 음계를 다시 간단하게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두 현의 진동수 비율이 간단한 정수비일때 가장 잘 어울리게 들린다는 발견을 합니다. 그 어울림 정도는 2:1 → 3:2 → 4:3 → 5:3 → 5:4 → 8:5 → 6:5 ... 순서에 따르죠.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간단한 정수비인 2:1, 3:2, 4:3 로서 음계의 간격을 조정하고 다음의 표와 같은 7음계를 구합니다. (? 로 표기한 이유는 피타고라스의 계산에 따르면 두 가지의 반음씩 존재를 하기 때문. 따라서 크로마틱 스케일로는 사용하기 어렵고 당연히 조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음계는 완전음정은 완벽하지만 그외 장단음정은 81/80, 즉 22센트의 오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귀로 인식되는 오차이고 협화를 이루지 못하는 탓에 장단음정을 사용하는 음악의 음계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내려지죠. 그리고 이 음계에는 수술이 가해져 순정률 음계가 만들어집니다.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상 그렇다는 것임.)

순정률 (Just Intonation)

지금까지는 두 음의 음정만 따졌는데, 음 하나를 추가해 3화음을 따지게 시작합니다. 3화음의 어울림이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율을 찾아보니 4 : 5 : 6 일때라는 것을 발견하죠. 그리고 이 비율은 장3도 + 단3도 조합이기도 합니다. C : E : G = 1 : 5/4 : 3/2 = 4 : 5 : 6.

그 다음은 피타고라스 음계 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3/2 에서 시작합니다. 즉, G : B : D = 4 : 5 : 6 으로 만들라는 것이죠. 12/8 : x : y = 4 : 5 : 6 이라 하면 x = 15/8, y = 18/8 가 되고, 결국 B = 15/8, D = 9/8 (18/8 의 옥타브 다운) 가 됩니다. 이번에는 F : A : C = 4 : 5 : 6 으로 만들면 4/3 : x : y = 4 : 5 : 6 이므로 x = 5/3, y = 2 가 바로 나오죠. 7음계가 만들어졌군요.



C 를 기준으로 할때 E F G A 가 모두 완벽해지긴 했는데 10/9 비율이 추가되어 온음 비율이 두 개가 되어 버렸고 반음 비율도 16/15 로 바뀌었습니다. 9/8 음정을 major whole tone, 10/9 음정은 minor whole tone, 16/15 음정은 그대로 semitone 이라 하죠.

그런데 3화음은 C E G 나 F A C 처럼 4 : 5 : 6 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E G B 또는 A C E 처럼 10 : 12 : 15 도 있죠. 장3도+단3도의 조합을 장3화음 (major triad) 라고 하고 단3도+장3도 조합은 단3화음 (minor triad) 라고 하게 됩니다. 좋아. 여기까지는 좋아.

그러나 역시 문제가 발견됩니다. D 를 기준으로 볼 때 완전5도 위여야 하는 A 의 비율이 3/2 가 아닌 40/27 로 틀어져 버린 거죠. 단3도 위인 F 도 32/27 로 틀어지고. 게다가 E 의 장3도 위 음이 G# 이니까 G# 의 진동수비는 (5/4)*(5/4) =25/16 이 되겠죠. 반면 C 에서 단3도 내린 음이 Ab 이니까 Ab 의 진동수비는 2/ (5/4) = 8/5 가 됩니다. 즉 여기서도 G# 과 Ab 가 같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되죠.



장단음정을 맞추기 위해서 3화음을 이용하여 수정을 가하긴 했지만 온음 음정이 두가지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이 음계로 조를 바꾸는 일은 더 어려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 음계는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하죠.

그리하여 최종적인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메르센 (Mersenne) 이 만들고 18세기에 들어서 바하의 평균율로 명성을 쌓기 시작한 평균율 (Equal Temperamnet) 이라고 합니다.



완전음정, 장단음정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모든 반음 음정을 동일하게 고정시켜 버린 것. 따라서 평균율의 음정과 화음은 100% 완벽한 어울림이 아닙니다만 거의 근접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바하는 이 음계에 익숙해지지라고 <평균율 곡집>을 만들어 연습한 걸까요...

마지막으로 피타고라스 음계, 순정률 음계, 평균율 음계 공식을 이용하여 실제 진동수를 구해 보도록 하죠. A = 440Hz 를 기준으로 나머지 음의 진동수들이 다음과 정해집니다. (소수점 이하 반올림)



그런데 우리는 평균율의 도레미, 피타고라스의 도레미, 순정률의 도레미, 또는 평균율의 완전5도, 피타고라스의 완전5도, 순정률의 완전5도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위 예제를 이용하여 한번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각각 들으면 인식이 잘 안되지만 같이 놓고 들으면 차이가 조금씩 있습니다. 세 음계를 동시에 울리도록 하면 맥놀이 현상도 들리죠. 음정이라고 된 음원에는 순서대로 평균율-피타고라스-순정률의 완전8도(옥타브), 완전5도, 완전4도, 장6도, 장3도 음정이 들어 있습니다. 미세한 차이가 들리는데 문제는 인간의 뇌라는 것이 참 신기해서 뭔가 잘 안맞는 듯 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거죠. 연주인이라면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 기원전 옛날 사람들부터도 이 미세한 차이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는 사실, 놀랍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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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완벽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정확한 조율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여러 악기들과 함께 합주를 하는 경우라면 특히 더 가능한 완벽에 가깝게 맞아야 하겠죠. 오케스트라가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악기마다 위 음원만큼의 아주 미세한 튜닝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누구라도 그 미묘한 어긋남을 인식하게 되고 그 순간 음악의 아름다움은 저멀리 사라지게 될겁니다. 즉 지휘자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죠. 그걸 들어야 하니까. 청음 훈련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그래서 연주하기 전에 갖는 조율과정은 상당히 중요한 과정입니다. 목소리나 바이올린 같이 화음을 내지 않는 악기들은 순정률에 가깝게 조율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피아노같은 건반악기나 기타같은 프렛악기들은 사실 그 조율이라는 것이 정확하기가 어렵습니다. 평균율로 조율을 한 다음 오버톤의 어울림을 이용하여 각 음들을 세밀하게 다시 조정한다고 하죠.

가령, 피아노의 C2 에 해당하는 음을 보도록 하죠. 그 주파수 스펙트럼입니다. (로그스케일입니다)


  1. C2


배음 (overtones or harmonics) 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피아노에서 발생하는 음은 오실레이터에서 나오는 종류의 순음 (pure tone) 이 아닌 기본주파수 (fundamental frequency) 와 그 정수배에 해당하는 수많은 오버톤들까지 포함한 사운드이죠. 모든 악기들의 공통 사항이기도 하구요.

C2 의 기본주파수 65.41 Hz 를 f 라 하면, 위에서 삐죽 솟은 지점의 주파수는 각각 2f = 130.82, 3f = 196.23, 4f = 261.64, 5f = 327.05 ... 그리고 이것을 오선보 위에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되죠. 피아노의 세밀조율은 이 하모닉스의 어울림을 이용하게 됩니다. 기타 튜닝의 한 방법인 하모닉스 튜닝도 이 순정률을 이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주파수 비율로서 음정에 관한 열쇠를 얻게 되죠. C2 현을 퉁기니 f 말고 2f, 3f, 4f, 5f, 6f, 7f ... 톤이 발생합니다. 옥타브, 완전5도, 장3도 등이 다 포함되어 있죠. 그리고 바로 이 하모닉스들의 어울림이 모여 시간축에서 변화하면 바로 악기 사운드의 음색 (timbre, sound color) 이 형성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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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는 조율이 대단히 어려운 악기에 들어갑니다. 프렛보드라는 독특한 로직을 사용하는 탓에 평균율을 사용하지 않으면 조율이 불가능하죠. 게다가 완전5도 (또는 완전4도) 간격으로 6현을 겹쳐 놓은 악기인 만큼 순정률의 조율까지 고려를 해야 하니 말입니다. 하모닉스 조율, 프렛 조율, 완전음정을 통한 조율 등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사용하십시오.

여러 조율법을 동시에 사용하여 가능한 오차를 줄이는 것은 일반적이며 지금까지 많은 위대한 기타 연주자들이 고안해 낸 여러가지 조율법이 존재합니다. 언뜻 생각해보아도 파워코드를 잡고 프렛 간을 이동한다고 할 때 3 : 2 음정을 유지하려면 현의 장력에 대한 세밀한 조절 그리고 프렛의 간격 수치의 세밀함... 고려한 사항이 많죠. 그러고 보니 '기타는 과학입니다'.

* 참고로 몇가지 일부 내용은 다음의 서적을 참고하였습니다.



2009년 3월 14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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