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 패스트푸드는 똥이 안들어가도 완전 똥이요"


내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2006년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중에서  패스트푸드 업체에 고기를 공급하는 소공장 때문에 목장을 잃어가는 카우보이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대사 중 하나다. <아임 낫 데어>에서 나레이션 하는 사람이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다. 7월 중 개봉 예정이라는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의 내용은 한마디로 약간의 과장을 더해서 말하면 이렇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쇠고기는 똥인데, 바베큐맛 감미료를 쳐서 바베큐맛을 나게 하니, 사람들은 좋다고 먹는단다." 그리고 그 엄청난 쇠고기를 공급하는 정육업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대부분 멕시코 등에서 돈 벌기 위해 목숨걸고 넘어온 불법 체류자 들이고, 영어를 모르는 이들은 손이 잘리고 다리가 잘려도 제대로 하소연도 못하고 보상도 못받는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본 그 압축공기 총으로 소를 기절시키고, 소의 머리를 자르고 다리를 잘라내고 그 피를 쏟아내고 내장을 갈라내고 살코기를 발라내고 등뼈를 제거하고  부위별로 가공하고... 그리고 그 엄청난 양과 속도의 소도축이 끝나면 그 소들의 몸뚱아리 찌꺼기로 난장판이 된 지옥같은 아수라장을 밤새 새하얗게 청소를 해야 하는데, 염소를 사정없이 뿌려댄다는 거다. 한참 뿌려대면 거품때문에 어디다 뿌리는 지도 모르고 뿌리게 된다고... 세계 최악의 직업이 도축장 청소라고 한다.

개발되면 제일먼저 패스트푸드 가게가 들어서고 도시가 넓어지면서 패스트푸드점은 늘어가고 목초지는 줄어들고 카우보이는 사라져가고, 소공장이 더욱 늘어나고,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남발하고, 병이 만연하고, 똥이 가득차고, 대장균이 득실득실하고... 미국 전역의 패스트푸드에서 이콜리0157균과 살모넬라균은 허구헌날 발견되고, 리콜하고... 이게 미국의 현실이었다.

10년을 살아야 할 젖소는 성장호르몬 왕창 먹고 10년 동안 짤 우유 30개월만에 다 짜내고 바로 도축되고, 광우병에 걸리건 말건 여기저기 팔려 나가고 (주로 패스트푸드업체라고 한다.)...  버리던 내장 좋다고 사는 나라 있으면 얼씨구나 팔아 치우고 (우리나라겠지...)... 이게 미국의 현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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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로 대표되는 이런 패스트푸드 업체의 끔찍한 비인간화의 바탕에는 관료제와 과학적 경영이라는 것이 존재해왔다고 미국의 어떤 사회학자는 이야기한다. (나는 마케팅을 여기에 추가한다. ㅋㅋㅋ 마케팅? 진짜 거지같은 것이 환상 마케팅이다. 요리의 엔터테인먼트화... 미국의 대형쇼핑몰 문화같은 거..., 글로벌, FTA? 실체와 상관없이 마케팅과 미디어로 만들어진 환상들...) 지금도 미국내에서 미국의 패스트푸드업체와 정육업체는 그 건강하지 못한 음식과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수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그것을 왜 무슨 근거로 안전하다고 두둔하는지 참내...)


정규직업으로서 선철을 다루는 데 적합한 사람의 일차적 요건은 의식구조가 소에 가까울 정도로 우둔하고 멍청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민감하고 지적인 사람은 이런 종류의 단조롭고 힘든 일은 하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다. 그러므로 선철을 다루는 데 적합한 노동자는 이 일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우둔해서 '퍼센트'라는 단어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바, 그가 제대로 해내려면 보다 지적인 사람이 그에게 과학법칙에 따라 일을 하는 습관을 계속해서 훈련시켜야 한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중에서

과학을 관리 시스템에 도입하여 노동의 생산성을 극대화시켜 오늘날 대다수 미국 기업 및 세계의 많은 기업의 경영 이론의 기초를 세운 프레드릭 테일러가 그의 저서 <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 1947> 에서 한 이야기라고 한다. 2차대전 이후 초고속으로 경제 성장한 아시아 국가들도 (한국 포함) 대부분 테일러 시스템 덕분이라고 한다. 경영 수업 좀 받았다는 분들 이런 생각 많이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MB정부도 국민을 멍청해야 되는 노동자 쯤으로 생각하는 거 같다. 기대한 거 만큼 멍청하지 않아서 문제가 커졌지만.


반복적인 노동, 즉 한가지 일을 항상 같은 방식으로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노동은 어떤 이들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매일매일 같은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어쩌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반복작업이 별로 두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 실, 어떤 류의 사람들에게는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창의성이 표출될 필요가 없는 직업이 이상적이다. 육체에다 정신까지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일이 어려워서 오히려 그 직업이 좋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말이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평균적인 노동자들은 생각이 필요 없는 직업을 선호한다. 소위 창조적인 부류, 단조로움을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도 자기와 비슷하게 창의적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그리하여 매일같이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쓸데없는 동정을 표하기 쉽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중에서

이 말은 헨리 포드가 그의 저서 <My Life and Work, 1923> 에서 한 이야기로,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조립 라인 방식의 노동자에 대한 그의 견해이기도 하다. 조립 라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 바로 그 헨리 포드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보면 포드가 신으로 나온다. 조립라인을 통해 극단적인 효율성을 가지고 난자 하나에서 수백명의 인간을 계급을 나누어 생산해내는 인간 공장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포드의 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이고,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에서도 조립 라인과 <1984>에서 등장했던 빅브라더의 그 텔레스크린 통제를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의 저자 조지 리처는 위에서 언급한 "효율성의 극대화가 곧 비인간화의 극대화" 를 보여주는 사례로 패스트푸드 업체를 지적하고 있다. 막스 베버의 관료제에 관한 우려를 조립 라인을  적용한 패스트푸드업의 관점에서 본 것이기도 하다. 그 관리 시스템은 지극히 효율적이어야 하며, 모든 것은 수량화될 수 있어야 하며, 미래가 예측이 가능해야 하며, 통제가 쉬워야 한다 라는 4가지 특성이 결국은 "인간의 非인간화", 그리고 "합리성의 不합리성" 을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포스트 모더니즘과 포스트 포드주의라의 관점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견해는 부정적이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는 99년 문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란다. 청소년들이 이 책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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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점은 꼭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효율성" 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관리자 관점이라는 거다.  당신의 상사가 "우리 조직은 효율성이 떨어져" 라고 한다면, 부하들이 좀 멍청해서 시키는 대로  했으면 좋겠다 라는 말과 같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고, "좀더 효율적인 사람이 되라" 하고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좀더 멍청해지고 상사에게 순종하는 로보트같은 사람이 되라,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모든 과거의 분석과 미래의 전망이 숫자로 표기가 되어야 하는데, 숫자란 Quantity 를 말할 뿐이다. 숫자로 나타내기 어려운 Quality 는 자연스럽게 희생된다. 문제는 그거다. 우리가 지겹게 듣는 그 경제 성장은 Quantity, 숫자일 뿐이지, Quality 삶의 질이라는 부분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건강한 고기를 먹냐 병든 고기를 먹느냐는 질의 문제, 고기 얼마치를 먹느냐는 양의 문제... 정부는 양만 따지고 있고, 우리는 질을 따지고... 뭐 그런 거다. 양극화가 심해져도 전체 평균은 높게 나올 수 있는 거니까...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는 요리사가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냉동 재료를 공급받아 햄버거 조립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요리사의 요리"라는 개념이 전혀 없다, 햄버거 조립에 무슨 노우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청소년들이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햄버거 아니, 똥을 조립하기만 할 뿐이다.

MB정부는 헨리 포드와 프레드릭 테일러의 입장에 서서, 효율성을 강조하고 성장을 강조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소와 함께 살아가는 카우보이같은 인간다운 삶과 성장률 7% 숫자가 아닌 피부로 느끼는 삶의 질, 가난하더라도 가족과의 여유롭고 따뜻한 저녁식사를 걱정없이 할 수 있는 것 그거다... 어떤 쇠고기를 먹냐는 Quality 에 관한 문제이고 자동차 수출은 Quantity 에 관한 문제다. 문제는 이 쇠고기 거래에서 우리는 먹고 걔네는 먹지 않는다는 거다.

2008년 6월 16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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