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의 기인으로 한 시대를 군림한 Frank Zappa (1940-1993) 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Let's not be too tough on our own ignorance.
It's the thing that makes America great.
If America weren't incomparably ignorant,
How could we have tolerated the last eight years?
                                                                                                 Frank Zappa, Feb 1, 1989


"미국은 정말 끔찍히도 無知 했기 때문에, 지난 8 년이 용서가 된거야..." 라는 레이건 정부에 대한 프랭크 자파의 독설은 뒤집어 말하면, "조금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으면, 제 정신으로 살 수 있었겠냐?..."가 됩니다.


두 가지의 삶이 있는 것 같습니다. Discussing History 하며 살 것인가, Forgetting History 하며 살 것인가...

후자를 역설하는 사람들... (주로 과거가 잊혀지면 다리펴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겠지만,) 제발 잊어라 잊어라... 지난 일은 잊으라 부르짖고, 과거에 얽매이며 살지 말라고 역설하죠. 반면,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 제발 잊지 마라... 너희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기억하라고 합니다.

잊어라 잊어라의 첨단을 달리는 미국이 그동안 저질러 온 욕먹을 일들을 비난하는 "100 ways America is screwing up the world" 라는 책에서 보면, 존 터먼은 75번째로 Forgetting History 를 지적하며 Discussing History 가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죠. 프랭크 자파의 저 냉소적인 말에도 잊지 마라 의 철학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화려한 휴가>(2007) 는 대중적인 흥행영화로 의도된 작품이고, 아일랜드의 피의 일요일을 다룬 Bloody Sunday (2002) 같은 묵직함은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영화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과거를 모르는 세대들에게 Forgetting History 의 위험성을 깨닫게 하는 것, 그래서, 과거를 지우려는 이들에게 Discussing History 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의 가능성에서...

스펙터클 영상으로 만들어져 역사는 정말 소멸해버렸다라는 평론에도 공감은 하는 바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영화와 역사를 잊어가는 지금은, (특히 한국은) 역사를 다루는 영화적 완성도를 논할 만큼의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영화적 욕심을 떠나서 그것이 스크린의 왜곡이라 할지라도 사건은 차라리 블락버스터가 되어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편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는 서글픈 시대가 된 것이기도 하니까요...
     
이 영화를 <박하사탕>, <꽃잎> 등과 비교하여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분들도 많지만, 이 영화는 영문도 모르고 죽고 죽이는 사람들과 군인들에 촛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라,  80년 광주를 죽이라는 그냥 한 미친 군발이의 도발에 당황하는 광주를 보여주는 영화로 바라보면 어떨까 합니다. 광주를 역사학자나 일부 영화인 또는 지식인들만 어렵게 이야기하도록 해서, 평론가들이 인정하고, 극히 일부관객만 보게하는 것 자체가 Forgetting History 아닌가...
 
제가 볼 때, 이 영화에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겠다는 순수한 의도가 많이 담겨져 있는 듯 하고, 따라서 정권의 시녀였던 신문이나 방송에서 알리지 못해 온 진실을 담은 이 영화가 일부 혹평을 받더라도 차라리 크게 흥행을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80년의 광주를 보았으면 좋겠네요.

영화의 목적은 광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광주를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일테니까... 


2007년 7월 30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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