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Crazy>(1998)는 70년대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갑자기 해체한 락그룹이 20 년만에 재결성되어 나이 50을 바라보는 아저씨들이 재기하려고 애쓴다는 스토리에 흥미가 간다거나, 또는, 개성파 배우 Bill Nighy 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빌 나이 아저씨는 <Love Actually>의 노장 Rocker 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여 <캐러비언의 해적>에서의 악당 데비 존스 역할까지 현재 종횡무진 활약 중...


7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던 락밴드 Strange Fruit 는 어느날 한 락페스티벌 공연 도중 내리친 번개를 신의 계시라고 생각해서 미련없이 팀을 해체합니다. 멤버 대부분이 돈도 다 날리고, 음악에서도 손을 떼고 그냥 궁색하게 하루하루를 살죠.

그리고 해체 후 20년이 흐른 뒤, 키보디스트 토니는 재결성 아이디어를 가지고 옛날 매니저 카렌을 찾아가고, 멤버들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해서,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화려한 재기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과거 인기 락밴드의 재결성과 재기에 성공한다는 스토리에 70년대 락밴드들을 특징짓는 화려했던 또는 어두웠던 요소들을 꼼꼼히 엮어 버무렸고, 돈, 명예, 인기, 열성팬들(Groupies), 마약, 버스 투어, 자살, 소규모 클럽 공연에서 대규모 페스티벌 등의 야외공연까지... 코미디 요소까지 곁들여서 한편의 유쾌한 드라마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중간중간 밴드 멤버들 간의 미묘한 갈등과 경쟁심리도 그럴듯하게 표현하고 있구요.


영화에 사용된 음악들도 70년대를 풍미한 Foreigner, ELO, Squeeze 등의 멤버들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70년대 음악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키보디스트 토니 역은 닐 조단 감독의 영화의 단골 출연배우인 Stephen Rea, 베이시스트 레스 역은 실제 뮤지션이기도 한 Jimmy Nail, 영국 영화들에서 조연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Billy Connolly 과 Timothy Spall 가 각각 전속 엔지니어 휴이 역과 드러머 비노 역을 맡았고, 자아 중심적인 리드 싱어 레이 역을 Bill Nighy 가 맡았는데,

<Love Actually> (2003) 에서 옛날에 잘 나갔던 한물 간 가수 역할이 딱이기도 했지만 이 영화 Still Crazy 에서 미리 그런 역할을 한번 거쳤던 거였군요. 가끔씩 왠지 어색한 악역을 맡기도 하지만, 무슨 역을 맡아도 미워하기는 참 어려운 이 아저씨는 락 밴드와 인연이 많은 편인 것 같네요. <The Girl in the Cafe> 에서는 "롤링 스톤즈가 찾아와 멤버가 되어달라고 하는 꿈을 가끔 꾼다"고 쑥스럽게 말하기도 했던 빌 나이 아저씨... <Still Crazy> 에서 긴 머리와 선글라스, 모피 코트가 어찌나 잘 어울려 주시는지...ㅋㅋㅋ

Whitesnake 의 David Coverdale 또는 Van Halen 의 David Lee Roth 를 본따서 만든 캐릭터라고 하는데, 이 두 보컬은 전형적인 파워보컬을 지향했는지라 빌 나이 아저씨는 아... 어딘지 모르게 딸리는 파워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 열정의 노익장은 정말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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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락밴드에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저땐 저랬지.. 낄낄거리면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고, 몇몇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해지기도 하죠. 적절한 캐스팅과 잘 짜여진 스토리, 그리고 약간 삐딱한 유머감각을 갖춘 well-made 영국 영화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2007년 7월 6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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