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w 의 Comforting Sounds 를 들으며 에 이어서


A 코드 '라 도# 미", E 코드 '미 솔# 시', D 코드 '레 파# 라'... 이 3개 화음은 A장조의 주요 3화음이자 Mew 의 <Comforting Sounds>의 주요 3화음이다.

9분 약간 안되는 이 긴 곡을 크게 4부분으로 나누자면,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1. 시작 ~45초 : A-E-D 를 반복하는 기타 전주.
2. ~3분32초 : A-E-D 와 A-C#m-F#m-D 를 반복하는 기타와 키보드, 그리고 보컬.
3. ~4분20초: A-E-D 를 반복하는 기타 솔로와 키보드.
4. ~끝 : A-E-Bm7-A 와 A6/A-D/Dsus2-Bm/Bmsus4-D 를 반복하는 G, K, B, D 후주.


이중에서 2 와 4 부분만을 뽑아내어 어쿠스틱 기타로 연주한다면 아래 동영상같이 된다. 파트 4 에서는 보컬이 키보드 사운드의 일부를 대체하고, 3 트랙의 기타 사운드를 어쿠스틱 하나로만 연주하기 때문에 기타 트랙의 그 강렬함은 소박함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음 포스트의 코드 세트는 이 동영상에 기초해서 만든 것이므로 참조하시기를. 파트 2 는 Set #1 과 Set #2 를, 파트 4 는 Set #3 과 Set #4 를 사용하면 대충 들어 맞을 것 같다. 참고로 동영상에서는 파트 2 에서 E 코드를 연주할 때 C#m7 을 잡고 1~4번줄만 연주하여 개방현 E 코드보다 옥타브를 올려 연주하고 있다. 파트 4 부분에서는 그냥 개방현을 포함한 E 를 연주한다. Set #3 참조.


ooo

이 설명은 스튜디오 앨범 버전의 곡을 기초로 하고 있음.

파트 1 : A-E-D 를 반복하는 Guitar Intro


나는 이 45초 되는 구간을 좋아한다. 하나의 코드를 이루는 음들을 분리해서 기타 한대가 음 하나씩을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톤과 음 하나하나에 대한 애착이 깊다는 느낌이 든다. 음 하나하나로 어떤 구조를 만들어 곡 전체를 관통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이 곡은 하나의 예술이다.

첫 두마디에서는 A코드를 연주하는데 L 에서 '라'음만을, R 에서 '도#'음만을 다른 톤으로 마치 두들기듯 번갈아 연주한다. 다음 두마디는 E코드의 '미'를 L 로, '솔#'을 R 로, 그 다음 두마디는 D코드로 '레'음을 L로, '파#'음을 R로 분리한다. 이 부분을 기타 한대로 표현하려면 다음 타브처럼 하면 된다. 우선 첫 6 마디, 빨간 음이 L 에서 파란 음이 R 에서 다른 톤으로 울리는 것.



즉, 왼쪽으로만 듣고 있으면 한 음만 '딴딴, 딴딴...' 들리고, 오른쪽으로만 들어도 역시 한음만 '딴, 딴...' 만 하는 것으로 들리고 같이 들으면 음들이 L, R 왔다갔다 한다. <Comforting Sounds> 의 인트로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한번의 A-E-D 가 지나고 두번째 A-E-D 가 반복된다. 이번에는 음들이 R 과 L 을 번갈아 울리지 않고 동시에 울린다. 즉 L의 '라'와 'R의 도#'가, L의 '미'와 R의 '솔#'이 동시에 울린다. 그리고 D코드부터는 L 에서 들리던 코드의 루트음 한 옥타브 위의 음이 중앙(C), 즉 양쪽 채널에서 동시에 제3의 톤, 마치 벨소리같이 울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패턴은 파트 2 노래에서도 계속 나타난다. 짧은 12마디 인트로가 끝나면 같은 패턴의 연주로 E 코드 두마디가 A-E-D 로 노래가 시작되기 전 짧은 연결 역할을 한다.



파트 2 : A-E-D 와 A-C#m-F#m-D 를 반복하는 기타+키보드와 노래

인트로가 끝나고 보컬의 노래가 시작되며, 반주는 앞선 인트로의 패턴이 다음과 같이 계속 진행된다.



다음 A-E-D 만 반복되던 코드진행은 A-C#m-Fm-D 로 바뀌면서 연주 패턴에도 가벼운 스트로크를 포함시켜 안정감있고 일정하던 분위기에 일시적 전환과 긴장감을 준다. 아니면 공간의 변화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아래 F#m 다음 D 는 두마디 동안 진행된다.


일시적 분위기 전환 후에는 다시 A-E-D 를 위와 동일한 진행으로 두번 반복해서 여전히 그 자리임을 확인하고 다시 위와 같은 A-C#m-Fm-D 을 한번 더 연주하면서 여전히 마음 속에서 풀리지 않는 아쉬움에 대한 마지막 표현을 한다. 아래 F#m 다음 D 는 두마디 동안 진행된다.



이제 파트 2 의 후반이다. 과거의 어리석음을 후회를 노래하는 두번의 A-E-D 12 마디가 남아 있고, 두번째 A-E-D 와 거의 동일한 진행과 패턴이다.



위 어쿠스틱 버전 연주 동영상에서는 파트 2 를 Sample Test 7 의 Set #1 과 Set #2 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E 와 C#m 그리고 D 와 F#m 는 실은 배다른 형제들이다. E 는 '미 솔# 시', C#m 는 '도# 미 솔#', 즉, C#m 의 루트음을 맨 위로 올려 inversion 하여 '미 솔# 도#' 로 연주하면 E 와 C#m 는 '시'에서 '도#' 만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D 는 '레 파# 라', F#m 는 '파# 라 도#' 여기서도 D 를 한번 인버전하면 '파# 라 레'가 되어 F#m 와 붙여 놓으면 '레'에서 '도#'으로 반음의 변화만 있을 뿐이다. 아래 파트 4 에 나오는 Bm 는 '시 레 파#' 로 한번 인버전하면 '레 파# 시'가 된다. 역시 D 와 인접한다. 반음의 변화는 긴장을, 온음의 변화는 이동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파트 3 : A-E-D 를 반복하는 기타 솔로 키보드

파트 2 까지 기타가 프론트에서 달리고 키보드와 스트링 사운드는 소극적인 백업 역할을 하다가, 이 파트 3 에서 기타가 대단히 정적인 솔로를 연주하는 사이 키보드는 프론트로 나올 채비를 시작하고, 이 파트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점점 기타와 대등해지고 파트 4 로 넘어가면 키보드가 전면에서 기타와 함께 길고도 긴 Outro 를 끌어간다.



파트 3 에서는 이것이 두번 반복되어 총 16마디로 구성된다. 파트 2 후반부에 A-E-D 연주 패턴에서 한음씩 빠진 것이 채워져서 모든 8분음표 비트마다 연주하고, 이 비트대로 솔로라고는 했지만 '파#', '미', '도#', '시' 이 4 개음만으로 구성된 솔로 아닌 솔로 연주가 펼쳐진다. 대단히 단순하지만 극도로 음을, 표현을 아끼려는, 내뱉고 싶지만 참으려는 의도로 생각된다. 그러면서 키보드와 스트링 사운드가 본격적으로 전면으로 나온다.

파트 4 : 기타-키보드 투톱과 드럼-베이스 백업의 Ensemble Outro

8분 50초 중에서 이제 4분 20초가 지났다. 4분 30초가 남았고, 기나 긴 후주가 시작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베이스와 드럼이 본격 가세를 하고, 키보드와 기타가 전면 투톱으로 나선다. 미니멀리즘으로 절제하며 숨죽여 왔던 표현의 욕구는 여기서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스트로크로 폭발하며, A-E-Bm7-A 와 A6/A-D/Dsus2-Bm/Bmsus4-D 를 반복하면서 길고도 긴 열정의 Ensemble Outro 를 터뜨린다.



강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부드러운 오버드라이브 기타 톤의 스트로크가 L, R 채널 에워싸며 호위를 하면 그 사이로 격정의 키보드는 달리기 시작한다. 이 파트 4 의 키보드와 기타, 그야말로 끝없이 달린다. 목적지는 모른다. 이 진행이 두번 반복하면 기타는 톤을 좀더 바꾸고 코드 진행도 바꿔 새로운 상상을 시작한다.



'파#' 와 '미' 가 계속 반복된다. 코드를 관통하는 이 두개의 음은 이 파트 4 의 호흡이요 맥박이다.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키보드와 기타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 진행이 끝나면 다시 위 A-E-Bm7-A 를 한번 더 반복한 후에는 파트 4 가 끝날 때까지, 그리고 이 곡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A6/A-D/Dsus2-Bm/Bmsus4-D 가 반복된다. 이 코드워크의 안내와 보호 속에 키보드는 지난 과거의 아쉬움을 흘려 버리며 알 수는 없지만 가야 하는 미래의 상상 속으로 달려 나가고, 마지막 1분의 기타 솔라 라인이 파트 3 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격한 감정을 분출하고 만다.

물론 꼭 이렇게 연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예시일 뿐 다른 버전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A - E - D 를 좀더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싶으면 하이 프렛 (barre) 에서도 잡고 연주하면 더 좋다. 아래 동영상처럼.

ooo

보다시피 사용 재료는 아주 간단하지만 사운드 구성의 미학이 대단하다. 극도로 절제된 음의 사용, 그러나 시공간의 여백을 남기지 않고 꽉 채운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난 이 곡을 예술과 철학의 교집합 영역에 넣고 철학 쪽에 좀더 가까이 넣는다. 메이저, 마이너, 7도 화음을 많이 쓰며 정통 사운드를 추구하는 클래식락과 sus, add 등을 즐겨 사용하며 새로운 사운드를 추구하는 모던락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곡의 외형 즉, 형식적으로도 훌륭하다.

위에서 언급한 기타 사운드의 특징들을 가지고 아래 동영상을 다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설명은 스튜디오 앨범 버전의 녹음을 가지고 한 것으로 영상에는 약간의 변주가 포함되어 있으니 감안하고 보시기를.




2009년 1월 11일 작성

Posted by bopboy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