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잡아 보는 이들에게 보통 0~4 프렛까지 약 2 옥타브 정도를 사용하여 각종 동요의 멜로디 연습을 통해 프렛보드 잡는 것부터 익히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기타는 일단 프렛보드 상의 음을 잡아야만 틀리건 맞건 뭐라도 소리가 나는 악기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동요는 대중가요보다 배우기 쉬운 음악일까요? 동요는 대중가요보다 쉬운 음악이 결코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멜로디가 익숙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 다를 것이 별로 없죠. 대중가요의 멜로디가 동요의 멜로디보다 복잡한가 하면 그것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프렛보드에서 떠듬떠듬 "도레미파..." 찾아 잡기도 어려운데 선율마저 귀에 익은 상태가 아니라면 내가 도대체 지금 무엇을 하는 건지 헤매기 쉽죠. 그래서 저는 기타를 처음 배우기에 동요만큼 훌륭한 음악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동요의 장점은 쉬워서 처음 배우기 좋다는 것이 아니라 익숙하기 때문에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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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쿠스틱 기타를 잡고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에게서 듣는 노래 1위에 뽑힐 것 같은 "잘자라 우리 아가..." <자장가>의 선율을 연주한다고 해보겠습니다. 피킹은 피크 사용없이 그저 엄지 하나로만 한다고 해보죠. 엄지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연주는 얼마든지 나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처음 잡아보는 사람들이 아닌 프렛보드 상에서 음 위치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가장 친숙한 선율의 이 악보를 딱 보고 "이 정도 쯤이야..." 하면서 이 선율을 잘 연주할 수 있을까요... 의외로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타는 한손으로는 프렛보드의 특정 위치를 잡고 한 손으로는 줄을 뜯어야 하는 악기이기 때문이죠.

대개 보면 첫마디부터 틀립니다.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은 '음의 길이'이죠. 가령 첫번째 마디 "미파미 레도레" 에서 '레'는 4번줄을 개방현으로 뜯을 텐데 다음 '도'가 지나도록 그 '레'음이 지속되어서는 안되죠. 피아노 경우라면 '레'가 울리고 있는 상태에서 '도'를 더 누르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8분음표 길이만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고, 또한 두번째 마디에서는 8분쉼표에서는 해당 길이만큼 소리를 내면 안되죠.

그리고 프렛보드 상에서 음들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다른 줄을 종종 건드리게 되고 그 줄의 개방현 음이 울리게 됩니다. 즉 불필요한 음들이 선율과 함께 계속 울리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불필요한 음을 울리지 않도록 하고 연주음은 지정된 길이만큼만 정확하게 지속시키는 요령을 터득하지 않으면 실은 이렇게 간단한 멜로디조차도 제대로 연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쿠스틱 기타로 어떤 노래의 선율을 악보대로 정확하게 연주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정도쯤이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위 <자장가>를 악보에 나와 있는 그대로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지 스스로 도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그 다음으로는 위 곡처럼 음간 이동폭이 적고 한가지의 리듬 패턴만 단조롭게 사용되기 보다는 선율간 도약이 다소 심하고 리듬 패턴도 변화무쌍하고 key 도 # 하나 붙은 <옹달샘>같은 곡에 도전해보는 것입니다. 물론 메트로놈에 맞추어 음의 길이도 정확하게 지키면서 불필요한 울림을 내지 않고 음 하나하나의 세기도 일정하게 유지해야겠죠.


다시 말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이런 선율 연습 하나에도 많은 요령과 테크닉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건반은 누르는 대로만 소리가 나지만 기타는 누르지 않아도 소리가 납니다. 불필요한 울림을 막아야 하죠. 기타를 배운다는 것은 그 요령들을 익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목표는 기타에서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지 기타 자체를 잘 치는 것은 아니죠.

2010년 1월 16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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