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root - 3rd - 5th 로 음을 쌓은 것이 3화음' 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고향의 봄> 선율에 C-F-C-G 3화음을 반주로 붙여 본다면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가능하겠죠. 도미솔 / 파라도 / 솔시레 를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왼손 화음 반주는 C-F-C-G 진행은 동일하나 조금 다릅니다.


'파라도' 가 아니라 '도파라' 를 '솔시레' 가 아니라 '시레솔'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분산화음으로 풀어주면 우리가 피아노 학원에서 배우고 많이 들어왔던 그 <고향의 봄> 연주가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파라도'와 '도파라' 또는 '솔시레' 와 '시레솔' 은 같은 화음이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원래 3화음과 화음의 일부 음이 옥타브만큼 자리를 이동한 새로운 3화음은 같은 화음이냐는 것이죠. 화음의 기능 관점에서 보면 같다고 볼 수 있겠지만 화음의 미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약간 다르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음간 음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조성 (tonality) 이 다르죠.

첫번째 예에서는 루트음을 베이스음으로 화음들이 r-3-5 패턴을 유지한채 도약을 하면서 넓은 음역대를 이동하는 바람에 꽤나 다이나믹하고 극적으로 들리게 되지만, 두번째 예처럼 화음의 도약을 자제시키고 화음이 구성음의 진행이 인근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여 전체적인 화음진행 사운드가 부드러워지면서 안정감있게 들리게 됩니다. 위 예를 베이스음을 신경쓰면서 다시 들어보세요.

특히 기타 사운드는 이 화음 구성음의 자리이동에 따른 톤의 변화가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 꽤 신경을 써야 합니다. 6현을 전부 사용하여 화음의 울림을 발생시키는 경우 실제로 깔끔한 코드 사운드를 얻기가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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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r-3-5 라는 순서를 꼭 지켜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3-5-r 아니면 5-r-3 이렇게 쌓아도 여전히 3화음입니다. 가령 위 경우처럼 C-F-G 를 건반으로 연주한다고 할 때 꼭 '도미솔 / 파라도 / 솔시레' 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필요에 따라서 '도미솔 / 도파라 / 시레솔' 로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3화음에서 각 구성음을 옥타브만큼 자리이동을 하는 것은 자리바꿈 (inversion 또는 전위) 라고 합니다. 하나의 3화음에는 (구성음들이 옥타브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두가지 자리바꿈이 가능하겠죠.  r-3-5 → 3-5-r → 5-r-3 .

'도미솔 r-3-5' 에서 루트음인 '도'를 한번 자리바꿈하면 '미솔도 3-5-r' 이 됩니다. 이것은 일단 베이스음이 r 에서 3음으로 바뀐 것을 의미하죠. 첫째 자리바꿈 (first inversion) 이라고 합니다. 이 '미솔도 3-5-r'에서 한번 더 자리바꿈을 하면 '솔도미 5-r-3'이 되죠. 5음이 베이스음이 된 것이죠. 둘째 자리바꿈 (second inversion) 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마이너3화음에서도 첫째 자리바꿈과 둘째 자리바꿈을 할 수 있겠죠. '레파라 r-3-5'에서도 같은 방법을 적용시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입니다.


구성음은 같지만 쌓는 순서를 바꾸어 베이스음이 다른 3종류의 파생 화음을 만들어 낸 것이죠. 그리고 음간 음정이 살짝 다르기 때문에 이 3개의 화음의 조성 (tonality) 은 정확히 말하면 사실 다르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바꿈을 기타의 프렛보드에 적용시키면 다음과 같은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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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화음의 자리바꿈은 한 옥타브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도미솔' 에서 '도솔미' 식으로 말이죠. 이런 식의 3화음 보이싱을 open triads 라고 합니다. (이에 반해 앞서 보았던 한 옥타브 내에서의 3화음을 closed triads 라고도 합니다.)

open triad 에서는 음들이 한 옥타브를 넘어 걸쳐 있게 되죠. 오리지날 3화음에서 3음을 바꿀 수도 있고 자리바꿈한 상태에서 중간음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3화음에서 3음을 한 옥타브 자리를 바꾼 효과는 대단히 극적입니다. 가령 첫번째 예에서는 C major 의 3음을 한 옥타브 올렸는데 C major 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뭐랄까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들죠. 옥타브로 도약하는 음으로 인하여 안정감이 다소 격정적으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2009년 4월 12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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