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만큼이나 거대한 배가 항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배 위에서는 남녀노소 사람들이 모여 줄다리기를 한다. 영차 영차... 그런데 이 배는 줄이 왼쪽으로 이동하면 왼쪽으로 나아가고 줄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물론 배 위에 모든 사람이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줄다리기를 구경만 하는 사람도 있고 별 관심없이 춤만 추는 사람도 있고 책만 보는 사람도 있고 먼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배에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가 너무 싫어서 새로운 나라를 찾아 떠나가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나라를 꿈꾸면서.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봉건시대처럼 계급 사회의 나라이며 돈이 많으면 왕처럼 살고 돈이 없으면 하인으로 산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나라는 북유럽처럼 세금을 많이 내어 복지가 발달하여 모두가 평등하게 산다.

부자들은 당연히 오른쪽 나라를 꿈꾸고 가난한 자들은 왼쪽 나라를 꿈꾼다. 그러다보니 이 배에 탄 사람들 중 부자들은 오른쪽에서 줄을 당기고 가난한 사람들은 왼쪽에서 줄을 당긴다. 숫적으로 보면 왼쪽에서 당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은 못먹어서 힘이 없고 오른쪽에서 당기는 사람은 잘 먹어서 힘이 장사라 적은 수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배에 탄 사람들 중 절반은 아직 줄다리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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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까지 먹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치는 이 커다란 배 위에서의 줄다리기같은 것이었다. 이 배 위에서 줄다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러니까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실은 자신의 삶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배는 왼쪽이건 오른쪽이건 끊임없이 어디론가 이동 중이기 때문이다. 나의 희망과 의지와 무관하게...

나의 삶 또는 내 아이들의 삶은 이 배가 어디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180도 달라진다. 하루하루를 먹고 사는 문제로 힘겹게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 먹고 살 걱정은 없이 어떻게 살아야 멋진 삶을 살 것인가 고민하며 살 것인지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정치에 무관심해도 이미 정치는 나의 삶을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 배가 어디로 나아가는지 관심이 없다는 것은 내 삶에 관심이 없다는 말과 같다.

나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에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삶을 포기한 것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다. 줄다리기에 참여해서 줄을 당기는 것만이 내가 살고 싶은 나라에서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 모양인가 보다. 지금의 나의 삶이...


2012년 5월 1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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