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의 AV앰프 RX-V767을 구입하고 주변기기와의 연결을 마친 후 뭘로 테스트해볼까 고민하다 예전에 사둔 DVD 더미 맨 위에 놓여 있던 존 메이어의 LA 라이브 <Where the Light is>을 DVDP 에 넣었다. CD가 괜찮아서 DVD도 구입했던 것인데 2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비닐을 뜯다니.

공연 초반, 존 혼자 무대에 어쿠스틱 기타 하나 들고 나와서 노래한다. 혼자 몇 곡을 부르고 나니 어쿠스틱 기타 연주자들이 모인다. 그리고는 3 대의 어쿠스틱 기타가 모여 Tom Petty 의 1989년 히트곡인 <Free Fallin'> 을 노래하고 연주한다. 존 메이어의 노래와 연주도 좋지만 도브로 기타 슬라이드가 포함된 이 기타 트리오가 일품이다.



탐 페티의 오리지날이 맥주 한 잔에 락이라면 존 메이어의 리메이크는 위스키 한 잔에 블루스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고로 탐 페티는 우리나라로 치면 조용필 정도의 미국의 대표 국민 락커다. <Free Fallin'> 은 탐 페티가 Tom Petty & the Hearbreakers 라는 밴드로 활동하다가 발표한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F - Bbsus2 - F - Csus (1-4-1-5) 진행이 계속해서 반복되지만 대개의 명곡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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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페티는 1991년 다시 하트브레이커스로 재결합하여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앨범에는 탐 페티의 아마도 최고의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Learning to Fly>가 수록되어 있다. 곡의 제목으로만 보면 <Free Fallin'> 과 대비되기도 해서 이 두 곡을 마치 한 곡처럼 붙여서 대딩 때 한참 즐겨 듣기도 하고 연주도 해보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Learning to Fly> 의 코드 진행 역시 대단히 단순해서 F - C - Am - G (4-1-6-5) 가 계속해서 반복되지만 연주되는 각 악기들의 사운드와 조화가 균형잡혀 있으면서 대단히 쿨하고 여기에 탐 페티의 떨리는 듯한 읖조리는 듯한 노래가 약간의 감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코러스 걸린 기타 인트로도 인상적이며 슬라이드 솔로 부분은 짧지만 강렬해서 개인적으로 대단히 좋아하는 솔로이기도 하다.




가사 또한 가슴에 늘 품을만한 메세지를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Almost Famous>를 연출했던 카메론 크로우의 2005년 작품 <Elizabethtown>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기도 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뭐랄까 음악이 대단히 격정적인 감정을 쏟아내게 했던 기억이 난다. 롤링 스톤지 칼럼니스트 출신 영화 감독의 선곡이라 그런지 <엘리자베스타운> OST 역시 대단히 강추하는 음반이기도 하다.

Well, I started out down a dirty road, Started out all alone.

And the sun went down as I crossed the hill, And the town lit up, the world got still.
I'm learning to fly but I ain't got wings. Coming down is the hardest thing.

Well, the good ol' days may not return, And the rocks might melt and the sea may burn.
I'm learning to fly but I ain't got wings, Coming down is the hardest thing

Well, some say life will beat you down, Break your heart, steal your crown
So I've started out for God knows where I guess I'll know when I get there

I'm learning to fly around the clouds, But what goes up must come down

I'm learning to fly but I ain't got wings. Coming down is the hardest thing.
I'm learning to fly around the clouds, But what goes up must come down.

I'm learning to fly,  I'm learning to fly

이 곡은 20년 넘게 듣고 있지만 들을 때마다 그 경쾌한 코러스와 어쿠스틱 사운드가 흥을 돋구는 듯 하면서도 계속해서 듣고 있다 보면 결국 몹시나 울컥해지고 만다. 지금도 굉장히 견디기 어려울 것 같고 잠시 음악으로 현실을 도피하고자 할 때 하루종일 이 곡을 듣기도 한다. <엘리자베스타운>은 아마도 이 곡 때문에 좋아하게 된 영화이기도 할거다.

삶의 패턴이 점점 더 단순해지고 날아야 할 하늘은 점점 더 멀어지는데 날개는 이제 거의 꺾여가는 것 같다. 생각을 말아야지 생각을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시 한번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어떻게 할까. 그냥 이대로 주저 앉을까. 돌이켜보면 인생은 아주 길게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나 혼자 만의 삶이 아니라 나의 삶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을 하나의 이어지는 거대한 인생으로 보면, 내가 살아간 기간은 뭐랄까 나를 포함한 어떤 큰 존재의 인생의 일부이기도 할 거다. 난 그 작은 역할을 담당한 것일 뿐.

I'm learning to fly... 아니 이제는 나의 인생을 이어갈 내 이후의 삶의 주인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날게 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것을 더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엉엉 울게 될지 모르겠다.


2010년 9월 29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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