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레네 (Alain Renais) 라는 프랑스 영화감독이 있다. 보통은 <히로시마 내사랑 Hiroshima Mon Amour (1959)> 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가 1997년에 만든 <우리들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 On Connait La Chanson (1997)> 라는 영화가 있다. <타인의 취향>, <룩 앳 미> 로 잘 알려진 아네스 자우이와 장 피에르 바끄리 커플이 각본을 쓰고, 주인공으로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이 영화에 부제를 붙이라고 한다면, "오만가지 인간군상들의 입만 뻥긋 샹송 립싱크 뮤지컬" 정도라고나 할까...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하여간 속고 속이고 하는 복잡한 인간사와 그 관계를 다양한 목소리와 가사의 샹송을 립싱크하는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에 담아내고 있다.

계속해서 하하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면서도, 겉과 속이 다른 인간 의식의 속성에 대한 일면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한 인간의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과 감추어지는 부분의 괴리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사실은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영화에 대한 것은 아니고, 영화 속에서의 어떤 한 사건에 관한 것이다. 사업을 하는 한 여주인공이 있다. 그녀는 에펠탑이 보이고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어떤 아파트를 너무 사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 젊은 부동산 업자가 그녀에게 아파트를 팔게 되고, 그녀는 아파트를 구입한 뒤 기쁜 마음에 성대한 집들이까지 한다.

위 부동산 거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업자가 밝히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파리 시가 준비하고 있다는 그 지역의 개발계획이 그것인데, 그것이 실행되면 향후 그 아파트 앞으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므로 그 탁 트인 경관은 사라지게 된다는 거다.

아파트 거래를 성사시켜서 돈을 벌어야 하는 부동산 업자에게 시청의 계획에 대해 말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지 없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가 그 집을 구입하려고 하는 첫번째 이유가 그 조망권이었는데, 그것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정보 제공을 하지 않은 것이 사기를 친건 지 아닌 지도 애매하다.

어쨌건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너무 화가 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노래를 한다. 그리고 시청에 부동산 관련 정보를 왜 문의하지 않았을까 한탄하기도 한다. 이 내용은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 영화를 볼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제 하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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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서 뉴타운 공약을 걸고 박빙의 승부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들이 딱 그 영화 속의 부동산 업자같다는 생각이다. 분명히 서울시의 뉴타운 계획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을 텐데... 그저 집한채 거래에 끝나는 거라면 당한 놈만 재수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참 대략난감이다.

속았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그 여주인공의 심정일 지도 모르겠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 주민들은 그러면 서울시에 뉴타운 계획에 대해서 왜 문의하지 않았을까 라고 후회는 할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어쨌건 이건 좀 따지고 들 필요가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정보 숨겨 집 팔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집 사고... 그랬더니 바로 "개발 계획이 있다네요" -> "헉!" 하는 상황과 정보 숨겨 당선되고, 그 말만 믿고 찍어 주고... 그랬더니 바로 "개발 계획 없다네요" -> "헉!" 하는 상황이 너무 비슷해 보인다. 전혀 반대의 경우이지만 비슷한 상황인 것이 참 요지경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거품 터뜨리기"가 곧 시작될 거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이미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MB 가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겠지만 역부족일거라는 이야기도 있고,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값 내려가면 큰일나는 부동산 놀이 하는 1% 를 위하여 죽기 살기로 대운하 파려고 할 지도 모른다고도 한다. 하긴 MB 정부는 어차피 1%를 위한 족속들이다. 1% 살리기만 하니까 MB 말대로 힘 세고 작은 정부면 되겠지...

그래서 우려대로 거품이 꺼져서 정부가 그러니까 1%가 지금까지 국민을 속여왔음이 드러나게 되어, 그때에는 온국민이 "헉!"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 그건 지켜 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5년 이내의 상황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가 MB 정부 손바닥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MB 정부도 그저 대한민국 경제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텐데, 참 걱정이다. 거품은 얼마나 터질까...

이럴 때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은  울면서 립싱크 노래라도 하는데, 이 농락의 리얼 시츄에이션 코미디 속에서는 무슨 노래를 해야 할 지... 난 개인적으로 다음의 노래를 추천한다. 가사의 USA 대신 대한민국을 넣어서 불러보자...



2008년 4월 15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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