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즐겨 입는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의류와 신발 또는 유명 브랜드 장난감 상당수는 가난한 나라의 공장에서 저가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부자 나라의 유명 브랜드 기업들은 가난한 나라의 공장과 계약을 하고 10원에 제품을 구입한 다음 90원짜리 로고를 붙여 파는 방식을 사용한다.

가난한 나라의 이름없는 공장은 로고가 부착되지 않는 상태의 제품 하나를 부자 나라의 유명 브랜드 기업에 팔아 10원을 벌고 이 10원을 사장과 노동자들이 나눠 갖는다. 유명 브랜드 기업은 10원에 구입한 제품에 로고 딱지를 붙여 소비자들에게 100원에 팔고, 번 돈 90원은 경영, 디자인, 마케팅, 영업, 유통 관련 담당자들이 나눠 갖는다.

부자 나라 유명 브랜드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머리만 굴리고 90원을 벌고 가난한 나라의 이름없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몸을 굴리고 10원을 번다. 그렇다면 유명 브랜드 기업이 팔고 있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인가. 그것은 유형의 신발이 아니라 무형의 브랜드 가치, 즉 로고다.

신발은 어디서 만든 것이건 상관없다. 싸게 구입할 수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은 로고 딱지다. 결국 유명 브랜드 기업이 하는 일이라는 것은 온갖 미디어에 로고를 들이밀고 광고, 홍보, 마케팅하는 것 뿐이다. 공장에서 가격 인상을 요구한다? 어렵다. 그저 다른 공장과 계약을 하면 되니까. 신발 그 자체는 얼마든지 값싸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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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리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SM, JYP, YP 등등의 기업들이 생산해 내는 상품은 음악이 아니다. 상품은 브랜드화된 동방신기, 2PM, 빅뱅... 같은 로고 딱지에 해당하는 아이돌 스타다. 저가 노동 공장에서 만들어진 음악은 10원에 구입하고 90원짜리 아이돌 스타 뭐뭐뭐라는 딱지를 붙여 대중에게 파는 방식이다.

음악 그 자체는 얼마든지 값싸게 구할 수 있다. 이런 음악들 대부분은 값비싼 실제 악기 연주 세션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값싼 컴퓨터 음악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비싼 연주를 잘하는 뮤지션과 감각있는 작곡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 시퀀싱에 능한 전문 오퍼레이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은 몇가지 샘플들을 가지고 뺑뺑 돌린다. 표절? 그 딴거 모른다. 당연히 세션 필요없는 댄스나 저질랩만 나올 수 밖에 없다.

진짜 상품은 아이돌 그 자체다. 음악은 마케팅 도구에 불과하다. 아무거나 상관없다. 싸기만 하면 된다. 표절도 상관없다. 어차피 상품이 아니다. 어쨌건 상품인 아이돌 스타는 뜬다. 그럼 된 거다. 신발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키를 원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음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 스타를 원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악을 생산할 수 없는 매니지먼트사의 한계이기도 하다. 어쩌면 음악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어서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음악은 소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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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마음에 이미지를 심어 놓아야 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온갖 미디어에 온갖 형태의 직간접 광고를 하는 이유다.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의 이미지들이 모여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따지자면 브랜드 가치 생산의 실주체는 소비자들이다. 기업은 미디어에 돈을 퍼부었을 따름이다. 물론 이렇게 해서 미디어 종사자는 먹고 산다. 공생관계.

마찬가지로 스타의 인기 생산의 실주체는 대중이다. 인기란 대중들이 만들어 준 이미지라는 거다. 매니지먼트사는 미디어에 돈을 퍼부었을 따름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산해 낸 스타의 인기라는 가치의 소유를 주장하기도 한다. 팬클럽 같은 것들. 어쩌면 이것은 지극히 당연히 요구다. 낳은 것은 매니지먼트사겠지만 기른 것은 대중이니까. 낳은 자식, 기른 자식? 다만 나이키는 수명이 길고 소녀시대는 수명이 짧다라는 차이가 있을 뿐.

따라서 SM, JYP, YG 같은 기업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상품을 내놓고 미디어에 돈을 쏟아 붓지만 가치는 대중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때 쯤이면 스타는 더 이상 매니지먼트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대중들을 수동적 수용자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대단한 오판이다. 특히 십대 아이들. 영특한 사업가라면 대중은 소비가 아닌 생산자라는 점을 전략에 넣어야 한다.

또한 평론과 미디어들도 그들이 만들어 내는 아이돌 스타 상품들이 부르는 음악을 어떤 락밴드가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과 동급으로 취급해서도 안된다. 아이돌 스타는 로고이며 그들이 부르는 음악과 댄스는 마케팅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발은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도구인 것처럼. 따라서 <쇼! 음악중심>이 아니라 <쇼! 스타중심>이 되어야 하고 <뮤직뱅크>가 아니라 <스타뱅크>가 되어야 하며, <인기가요>가 아니라 <인기스타>가 되어야 한다.

2009년 9월 11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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