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과 함께 MTV의 등장으로 음악에도 보수화가 확실해 진 이후 확실히 미국의 대중음악은 매력을 잃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 좋아 보수지 그것은 파괴적 퇴보다) 솔직히 말하면 난 미국의 대중음악이 전세계의 음악을 망쳤다고 보는 편이며, 한마디로 '미국적인 사운드'를 굉장히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대중문화에 있어서 미국이 아니라 유럽의 것을 받아 들였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아니라 진짜 선진국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난 가끔 생각한다.

어쨌건 미국 대중음악의 파괴, 그 와중에도 미국의 음악을 구원한 이들이 있다면 그들 중에는 단연 미국 출신으로 밥 딜런과 지미 헨드릭스(죽어서도), 캐나다 출신의 닐 영과 조니 미첼 정도가 손꼽힐 것 같다. 그리고 딱 떠오르는 인물 대부분은 영국 출신이다.



며칠 있으면 <Young@Heart> 라는 영화가 개봉한다. 73세~93세의 노인들이 밥 딜런을, 닐 영을, 롤링 스톤즈를, 존 레논을, 지미 헨드릭스를,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그리고 콜드플레이와 라디오헤드도, 등등을 노래한다. 평균 연령 80세의 이 노인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살짝 힘을 뺐지만, 힘으로만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님을 배우게 된다.

닐 영의 <Helpless> 를 합창할 때는 나도 모르게 탄식이 절로 흘러 나온다. 간결하지만 깊은 피아노와 아코디온 소리로 시작하여 짧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합창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짧지만 뭐랄까 여운이 참 깊다.

닐 영은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 영' 시절 D 메이저로 이 곡을 불렀다. CSNY 의 <Helpless> 원곡은 D-A-G 코드진행으로만 계속 반복되는데, 이후 닐 영은 이 곡을 C-G-F 로 불렀고 <The Last Waltz> 나 라이브 무대에서는 대부분 C 메이저로 부른 듯 하다. 여기서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C 메이저로 노래한다.

난 닐 영이라는 뮤지션과 그의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그의 기타 플레이와 톤을 좋아한다. 굉장한 에너지와 열정이 느껴지면서도 '저항'의 톤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밥 딜런 또한 그렇다) 대중예술을 하는 뮤지션에게 '저항'의 정신은 예술가의 생명수 같은 것인데, Young@Heart 노인들에게서는 그 '저항'을 노래하는 이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느껴진다. 이 노래는 '인생'으로 들어야 한다.

롤링 스톤즈의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 을 노래하기도 하는데 이 곡의 가사는 아마 지난 세대가 앞으로의 세대들에게 해주어야 하는 가장 훌륭한 조언일지도 모른다. 난 절망의 시대에서 '희망을 가져라' 따위의 충고를 하는 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절망의 극복이란 종종 헛된 희망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 동영상은 콜드플레이의 <Fix You> 를 부르는 장면인데 내가 저 나이가 되어 아프고 병들어도 저 할아버지처럼 락을 노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저 바랄 뿐이다.



2008년 11월 25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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