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헨드릭스가 드럼의 미치 미첼과 베이스의 노엘 레딩과 만나 (에릭 클랩튼-잭 브루스-진저 베이커의) Cream 처럼 기타-베이스-드럼의 트리오 밴드인 Jimi Hendrix Experience 를 결성하고 1967년에 처음으로 공개한 음반이 <Are You Experienced> 이다. 그리고 이 음반에 <Red House> 가 수록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당시 미국 발매 버전인데 그때에는 <Red House>가 제외되었다가 나중에 리마스터링하면서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다.


<Red House>는 지미 헨드릭스의 유일한 12마디 블루스 곡이라고 한다. 인트로와 솔로 부분을 제외하면 B7 E7 B7 B7   E7 E7 B7 B7  F#7 E7 B7 B7 이 반복되고, 이 코드진행 위로 B 마이너 펜타토닉, B 메이저 펜타토닉, B 블루스 스케일이 번갈아 사용되고, 지미 헨드릭스 사운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퍼즈 페이스 톤이 진하게 우러나오기도 하다. 반음 내려서 튜닝해서 연주하니까 Bb7 키로 들리며 절대 만만한 곡이 아니다.

"저기 나의 그녀가 살던 빨간 집이 있어. 99일동안이나 못가봤네. 어, 그런데 뭐가 이상해. 오, 이런 열쇠가 안맞아. 뭔가 잘못됐군. 기분이 별로야. 그녀가 여기 안살잖아. 뭐 괜찮아. 나에겐 기타가 있으니까, 보라고 ... 솔로 작렬 ... 돌아가야지 뭐, 그녀는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예... "

이미 가사 자체로도 블루지한데 12/8 박자 리듬에서 나오는 블루지함이 더해져 아주 제대로 끈적거린다. 노래라기보다는 차라리 푸념섞인 읊조림을 누군가에게 소리치듯 노래하는 지미 헨드릭스와 거의 정신을 못차리겠는 그의 기타... 나는 그 누군가를 기타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기타와 주고받는 대화라는 거지.

나는 스튜디오 버전의 오리지날 버전을 가장 즐기는데 이게 엄청 재미있다. 기타는 오른쪽에서, 보컬은 왼쪽에서 들리는데 서로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이 서로 치고 빠진다. V: 저기가 그녀의 집이지  G: 어 그래...   V: 저기 그녀가 살아. 오랫동안 못봤지.  G: 이야, 이거 꽤나 설레겠는걸, 들어가봐...  V: 오 이런 그녀가 떠났나 봐. 어떡하지? 기분 진짜 별로야.  G: 이봐, 괜찮아. 힘내라고. 내가 있잖아. 내 솔로 한번 들어 보라구...

왼쪽 채널의 보컬 프레이즈 사이사이로 오른쪽 채널의 즉흥 솔로잉이 계속 들어가 있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 아니면 질문과 대답을 나누는 듯한 사운드 구성이 이 <Red House> 의 매력이다. 앨버트 킹, 프레드 킹, 비비 킹이 이랬다고...

아래 동영상은 에릭 존슨, 스티브 바이, 조 새트리아니로 구성된 G3 Live 프로젝트 1기가 1996년에 연주한 <Red House> 인데 사실 지미 헨드릭스가 연주한 것에 비하면 거의 원곡이 지니는 특유의 매력은 대부분 사라졌다고 보는 편이다. 대신 에릭 존슨이 ES335 를 들고 나와 자신의 특유의 플레이와 톤 내음을 진하게 풍기며 새롭게 해석한 세련된 블루스 정도...


2009년 2월 8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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