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stal Phoenix

OLD POSTS/음악 2014. 2. 4. 13:05


Folk 가 시인의 음악이라면, Rock 은 여성의 음악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위대한 명곡의 반열에 오른 Rock 을 보면 minor key 의 곡들이 많은데, minor 는 major 보다 더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슬픔을 내포하기 때문에, 항상 억압되고 눌려 제한적인 삶을 살아왔던 여성의 정서에 더 잘 부합한다. 그래서 세상에 몇 안되는 여성 락커가 내뿜는 절규를 남성 락커는 흉내내기가 어렵다.

엄청난 마이너의 포스를 발산하는 여성 뮤지션들, 특히 아트락쪽에서는 꾸준히 존재했다. Mother Earth 라는 곡을 김경호가 심판의 날이라 개사해서 노래해, 국내에도 팬이 제법 많아진 네덜란드 메탈밴드 Within Temptation 의 프론트 우먼인 샤론의 목소리도 그런 것 같은데... Ayreon 같은 유럽 뮤지션들의 다양한 메탈 프로젝트 단골 게스트이기도 한 그녀가 내뿜는 다이나믹함과 마이너리티적인 톤이 일품.

2007년 최근 앨범인 The Heart of Everything 을 몇번 듣고 있으면, 불현듯 생각나는 한 여성 락커가 있다. 그 여인의 음악을 재구성했나 싶을 정도로 연주의 필이 비슷하다. 특히 기타백킹과 보컬의 치고 빠짐의 조화가...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오래 전 그녀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씩 어설픈 아마추어 같다는 느낌이었다.그러나, 두번째 들었을 때... 나는 강한 느낌이 전달됨을 피할 수 없었고, "잘못 생각했구나"... 살짝 부끄러웠다. 들으면 들을수록 내 몸속에서는 이 여인의 음악이 만들어내는 포스의 기운이 커져간다.

이때부터 어쩌면 락은 여인의 것이어야 할지도 몰라... 뭐 이런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한가지, 이 음악을 단순히 사운드의 완성도나 연주력으로 평가하지는 말기를 바라고, 위대했던 프로그레시브 락, 아트락 밴드들과도 비교하여 분석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그런 식으로는 이것이 왜 멋진 음악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것은 Crystal Phoenix 라는 밴드로, 작사/작곡, 모든 연주 및 앨범 커버작업 담당 모두가, Myriam Sagenwells Saglimbeni 라는 특이한 이름의 여성 혼자가 이루어낸 작업이다.

80년대 중반 한 독립레이블에서 나온 그녀의 첫음반인 Crystal Phoenix 는 오랜동안 지하에 묻혀있다가 80년대말 수집가에 의해 발견되면서, 희귀음반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예전에 시완레코드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LP를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90년대 초에 CD로도 발매되었는데, 그녀는 CD 수익금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했기 때문에...

유일작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말 새 밴드로 재탄생해 2003년 두번째 앨범이 나온 것 같다. The Legend of Two Stonedragons 라는... (최근에 구했다)

이 재킷은 한국에서 재발매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오리지날은 아님


모든 곡이 놀랍다. 재킷 속 여인만큼이나 아름다운 이 여인은 혼자 인생이라는 주제로 헤비메탈에서 음유시인의 노래까지 극한 감정의 기복을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직접 모든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한다.

Within Temptation 이 들려주는 금속성 사운드의 정제됨보다는 Crystal Phoenix 는 거침은 거친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그대로 노래하고 있어 더 멋지고, 사운드를 왜곡하지 않는 것 같아서 정말 아끼고 소중히 하는 음악 중 하나이다.

2007년 7월 27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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