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은 확실히 흥미로운 소재이다. 영화에서 어떤 이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고,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하기도 하고, 보통은 뭔가 거창한 일을 하기 위해서 시간 여행을 한다. 하지만 로맨틱한 사랑 영화에서도 시간 여행은 자주 등장한다. <사랑의 블랙홀>(Groundhod Day)이나 <사랑의 은하수>(Somewhere in time), 그리고 <이프 온리>(If Only) 등등...  심지어 <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도 있다. (그러고보니 여기에도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오네...) 사랑 영화에서도 대개, 시간 여행은 어떤 극적인 장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은 시간 여행을 참으로 소박하게 사용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 이 남자, 팀은 딱 한 가지, 사랑을 위해서만 시간 여행을 사용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이라는 게, 먼 과거나 미래로는 불가능하고, 자신의 과거의 인생의 한 순간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제약 조건이 있기도 하지만, 그는 시간 여행 능력에 대해서 알게 되는 순간을 회상하며 자신있게 말한다. "For me, it was always going to be all about love." 아래 포스터의 카피 문구(What if evey moment in life came with a second chance?)에 나오듯이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것은 어떤 순간에 대해서 두번째(또는 세번째, 네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애에 서툴기만 하고, 실수를 반복하던 그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쓴다. 이 얼마나 소박하고 개인적인 시간 여행 영화인가... 하지만 그만큼 <어바웃 타임>은 우리 인생과 참 가깝게 느껴진다. 인생을 살다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정정하고 싶은 순간들이 수없이 찾아오지 않는가.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어바웃 타임>은 인생을 한참 살아본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팀과 팀의 아버지의 입을 빌려서 인생을 살아가는 비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영화이다.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팀의 나레이션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영화 전체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시간 여행을 거듭한 세월이 지나 그 비법을 터득하게 된 팀은 더 이상 시간 여행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시간을 되돌아가 뭔가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므로... 또, 인생의 어떤 순간들은 실수와 사고로 뒤엉키더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에... 마치 비가 쏟아지고 비바람에 천막이 날아가버리는, 그 난리법석 속에서도 웃음과 행복으로 가득한 결혼식처럼 말이다.



영화를 보다가 두 번 정도 펑펑 울었다. 한 번은 닉 케이브의 'Into My Arms'가 나올 때, 그리고 두번째는 세번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 팀이 마지막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Into My Arms' 말고도 <어바웃 타임>에는 반가운 음악들도 너무 많이 나왔다. 'How Long Will I Love You', 'Spiegel im Spiegel', 그리고 CureBen FoldsAmy Winehouse의 음악 등등... 그리고 알고 보니 주연 배우 돔놀 글리슨은 아일랜드 출신의 굵직한 연기파 배우 브렌든 글리슨의 아들이었다. 브렌든 글리슨이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매력이 있다면, 돔놀 글리슨은 어리버리한 편안함이 매력인 것 같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는 분명 멋있는 말이긴 하지만, 그리고 수없이 많이 말해지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은연 중에 자각되므로) 사실 다소 공허하기도 하며,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바웃 타임>은 그렇게 거창하고 극적인 화법을 취하지 않는다. 그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의 인생의 시행착오들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해지는 방법인지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어바웃 타임>은 가장 보편적인 '시간'과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인생의 선배가 들려주는 삶에 대한 비법이며, 그 비법은 너무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내 마음 속을 파고든다. 영화를 본 후에 매일매일 사소한 순간마다 나는 생각하게 된다. "내게 이 순간이 다시 오더라도 나는 이렇게 할까?" "지금 이 순간 나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충실하고 있나?" 영화가 삶을 바꿔놓을 수는 없지만, 삶에 대한 태도는 바꾸게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바웃 타임>은 진심으로 멋진 영화다.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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