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리듬 이야기 [1]

기연즐 2013. 12. 18. 11:26


기타 관련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는군요. 그래도 갈 길도 멀고 하니 잠시 쉬어 가는 페이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래 전에 이런 저런 자료, 서적 및 강의 등을 짬뽕해서 써놓은 것이 있는데 그냥 묵히기도 아깝고 해서 틈틈히 그 내용을 올릴까 합니다. 해서 리듬 이야기부터 먼저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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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이루는 구성 요소를 크게 리듬 (rhythm), 화성 (harmony), 선율 (melody)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3 요소는 매우 유기적으로 결합되죠. 넓은 의미에서 선율이란 실은 리듬과 화성까지도 포함합니다. 음 자체만으로는 선율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죠. 수평 또는 시간적으로 그리고, 수직 또는 공간적으로 음들을 배열해야 합니다. 여기서 전자는 리듬, 후자는 화성이 되겠죠.

물론 위 3 요소만으로 훌륭한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 3 요소는 주로 작편곡에 해당하는 것이죠. 연주방법, 연주속도, 강약조절 같은 연주 관련 요소들도 음악을 달라지게 합니다. 실은 이러한 요소들도 하나의 작곡 요소일 수 있죠. 어쨌거나 작편곡이건 연주건 이 모든 요소들이 잘 조직되고 결합되어 통일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다양성을 드러낼 수 있을 때 정말로 멋있는 음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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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클라라 하스킬이 연주한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모차르트는 2/4박자로 연주되는 "도도 | 솔솔 |  라라 | 솔 | 파파 | 미미 | 레레 | 도 ..." 하는 주선율을 가지고 12 개의 변주를 만들었습니다. <작은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 K.265> 이 그것이죠. 그 포스트에서는 테마와 5 번째 변주의 리듬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일정한 비트의 선율에서 음의 장단에 변화를 주었더니 분위기가 '안정'에서 '긴장'으로 변하고, 헛갈리기도 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동적인 분위기로 변화하는 느낌도 들고... 점 하나로 다이나믹함이 발생한다, 라면서 말이죠. 이번에는 그 반대인 경우의 유사한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베토벤의 미뉴엣 in G> 이죠. 베토벤 하면 왠지 미뉴엣은 작곡하지 않았을 것 같지만 그는 많은 미뉴엣을 만들었으며 모음곡집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Minuet in G> 정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죠.

미뉴에트란 3/4박자의 프랑스 춤곡을 말합니다. 후에 모음곡이나 소나타, 교향곡 등의 악장으로 사용되기도 하죠. 미뉴에트 하면 예전 어린이 감기약 CF 의 BGM 으로 사용되던 보케리니의 <현악 5중주 E장조 op.13, no.5> 의 미뉴에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하네요. 참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입니다.

대표적인 3/4박자의 춤곡 중에는 오스트리아의 왈츠 (Waltz) 도 있죠. 미뉴에트가 왈츠와 다른 점이라면 좀더 우아하고 느리다는 것 같습니다. 왈츠는 비교적 경쾌한 느낌이죠. 왈츠하면 예전에는 전통적인 느낌의 요한 슈트라우스였다가 이제는 현대적인 감각의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  <번지점프를 하다> 등 영화에 참 많이도 사용되면서 말이죠. <올드보이>에는 비슷한 왈츠가 나오는군요. 분위기가 매우 비슷해서인지 좀 헛갈렸네요.

어쨌건 위 악보는 베토벤의 <미뉴엣 in G> 의 도입부인데 점음표를 사용하여 음이 길고 짧고 길고 짧고 장단이 교차되고 있습니다. 부점 리듬 (dotted rhythm) 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이런 리듬은 밀고 땡기고 그 자체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애벌레 꿈틀대며 앞으로 기어 가는 모양이 그려지기도 하고...

그런데 이 부점 리듬에서 점을 빼고 장단의 교차 효과를 제거 해보면 그 느낌이 어떻게 바뀔까요.



<작은별> 테마와 변주의 차이와도 비슷하죠. 새로운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심심하고 평이하게 들립니다. 곡에 다이나믹함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베토벤의 <미뉴엣>처럼 들리나요.

다음에 계속...

2009년 10월 16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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