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리듬 이야기 [3]

기연즐 2013. 12. 18. 11:33


<10> 리듬 이야기 [1]
<11> 리듬 이야기 [2] 에 이어서

이전 글들에서는 선율은 그대로 두고 리듬을 살짝 바꿔 보았을 때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와 유사한 리듬에 조성도 다르고 선율도 다른 경우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단한 예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코드 진행에 다른 리듬의 예를 한번 들어 보죠. 실은 지난 주 밤 늦게 TV 를 보다가 문득 떠올라서 끄적이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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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음악여행 라라라> 에서는 웨일이라는 가수가 출연하여 윤도현이 오래 전에 불렀던 <가을 우체국 앞에서> 를 부르더군요. 이 곡은 <이등병의 편지> 을 만들었던 김현성이라는 뮤지션이 만들고 불렀던 것이라고 하죠. 윤도현은 G장조으로 불렀고 <라라라> 에서 웨일은 A장조로 불렀습니다.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는 <G - D - Em - Bm - C - G - C (또는 Am) - D> 의 코드 진행을 아래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8 비트 리듬의 아르페지오에 실어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하고 있죠.


p 는 엄지, i 는 검지, m 은 중지, a 는 약지를  의미합니다. 새끼손가락은 거의 사용을 하지 않죠. 꼭  pima 이런 순서로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연주를 하라는 것입니다. 어쨌건 <가을 우체국 앞에서> 는 8 비트 기본 리듬의 아르페지오로 위 코드 진행을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그런데 위 코드 진행과 동일한 코드 진행을 사용하는 가요가 또 있죠.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입니다. 중간중간 7번째 코드로 G7 이 사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완전히 동일한 진행으로 이 곡도 <G - D - Em - Bm - C - G - Am7 (또는 G7) - D> 의 코드 진행이 계속 반복되어 사용되고 있죠. 대신 리듬은 아래와 같은 16 비트 리듬을 사용합니다.


뒤져 보면 두 곡을 찾을 수 있습니다. 들어 보세요. 어떻게 위 두 곡이 비슷한 것처럼 들리나요. 그런데 위 코드 진행은 G장조로 연주하는 파헬벨 캐논 코드 진행이기도 합니다. 코드 진행이 같다고 해서 꼭 비슷하게 들리는 것은 아니죠. 선율도 선율이지만 리듬이 어떻게 다르냐도 대단히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리듬이 비슷해지면 아마도 비슷한 곡으로 들릴 가능성이 좀더 높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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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헬벨의 캐논 코드 진행은 1-5-6-3-4-1-4-5 입니다. 원곡은 D장조로서 <D - A - Bm - F#m - G - D - G - A> 이고, C장조라면 <C - G - Am - Em - F - C - F - G> 가 되는 것이고, A장조라면 <A - E - F#m - C#m - D - A - D - E> 가 되는 것이며, E장조라면 <E - B - C#m - G#m - A - E - A - B> 가 되겠죠.

key 만 바뀐 동일한 파헬벨 캐논의 코드 진행을 쭈욱 한번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코드 진행들은 다른 선율, 다른 리듬에 실려 수많은 다른 대중 음악들로 만들어지고 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모두 같은 음악으로 들리는 것은 아니죠. 코드 진행은 음악을 이루는 하나의 재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다른 재료와 잘 섞어서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여러 가지 반찬을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이겠죠.

다음에 계속...

2009년 10월 18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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