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리듬 이야기 [4]

기연즐 2013. 12. 18. 11:41

<10> 리듬 이야기 [1]
<11> 리듬 이야기 [2]
<12> 리듬 이야기 [3] 에 이어서

2/4, 3/4, 4/4, 6/8, 9/8, 12/8 등등의 박자 (meter) 가 의미하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일까요. 물론 분모는 기본 박 (beat) 의 길이, 분자는 한마디 안에 들어가는 박의 수를 의미한다는 박자의 정의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똑 똑 똑 똑 ... " 똑같은 소리가 일정한 주기 1초마다 계속 난다고 가정해보죠.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보통 시계들은 어떤가요. 대부분 시계의 실제 소리는 "똑 딱 똑 딱 ... " 은 아니죠. 그냥 "똑 똑 똑 똑..." 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똑 딱 똑 딱 ... " 편의상 2 개씩 묶어서 인식을 하죠.

즉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똑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면 몇 개 단위로 묶어서 받아 들이는 성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외국 사람도 마찬가지이죠. 많은 의성어들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이것을 청각적인 그루핑 현상 (grouping) 이라고 한다는군요. 비트를 2개, 3개, 4개, 6개 등으로 묶는 것은 그러니까 grouping 현상인 것이죠.

함께 모여 운동장 한바퀴를 뛸 때나 박자를 셀 때에도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 이런 식으로 그루핑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마디의 첫번째 박은 일부러 강조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세기로 연주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강조된 것처럼 듣게 되는 것이죠.

그루핑 현상에 따라 3, 4 개씩 짝을 지어 박자를 이루고 이것이 한마디가 됩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라면 한마디의 첫 박은 강조를 하죠. 물론 앞서 말한대로 일부러 안해도 강조가 된 것으로도 인지할 수 있지만. 2/4 박자라면 "강 약 | 강 약", 3/4 박자라면 "강 약 약 | 강 약 약" , 4/4 박자라면 "강 약 중강 약 | 강 약 중강 약"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결국 박자라는 것은 강조되는 음이 몇 개 단위의 주기로 돌아오는가를 정한 것이기도 하죠.

어쨌건 그 위로 선율 음들의 장단이 어떻게 펼쳐지건 기본 비트는 그루핑되고 강조되는 음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면서 리듬의 하부를 책임집니다. 드럼이 이런 역할을 하겠죠. 가령 기타나 피아노 연주를 할 때 발을 굴러 이 기본 비트를 세거나 또는 메트로놈을 이용하여 안정적인 그루핑을 해놓아야 그 위로 쪼개고 땡기고 하는 등의 다양한 리듬의 선율이 나와도 기본 비트를 놓치지 않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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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을 2개씩 묶으면 2 박자계, 3개씩 묶으면 3 박자계, 4개씩 묶으면 4 박자계가 됩니다. 그리고 2/4, 3/4, 4/4 박자 등은 홑박자 (simple meter 또는 simple time) 라고 하죠. 가장 기본적인 박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홑박자의 한 박을 셋으로 쪼개어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2/4 박자는 6/8 박자가 되고, 3/4 박자는 9/8 박자가 되고 4/4/ 박자는 12/8 박자가 됩니다.

이렇게 홑박자의 한 박을 홀수로 쪼개어 만들어진 박자를 겹박자 (compound meter or time) 라고 합니다. 헛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6/8 박자는 2 박자계, 9/8 박자는 3 박자계, 12/8 박자는  4박자계라는 것이죠. 9/8 박자라면 3 개씩 묶은 그루핑 안에서 다시 3 개씩 묶은 그루핑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3/4 박자와 6/8 박자의 차이는 2 박자계와 3 박자계의 차이로서 3 박자계는 한마디를 반으로 나눌 수가 없죠.

연습삼아 아래 홍난파의 <고향의 봄> 을 발을 구르면서 또는 메트로놈에 맞추어 한번 불러 보세요.


그리고 이 <고향의 봄>을 6/8 박자로 변형시킨 다음 버전도 한번 같은 방식으로 불러 보세요.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고 그루핑의 효과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보면 좋을 듯 하네요. 다시 말하지만 6/8 박자는 3 박자계가 아니라 2 박자계입니다.


하여간 무엇을 연주하건 항상 그 기본 비트를 세어야 합니다. 메트로놈이나 드럼 머신을 사용해도 좋고 그런 장비가 없다면 머리 속으로 또는 발로 굴러도 좋습니다. 가령 4/4 박자 16 비트인 경우 뭘 하던간에 기본 비트인 4분음표 4 비트는 항상 세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한 비트를 4등분 한 16 비트로 배열된 음표와 쉼표를 따라 갈 수가 없게 됩니다. 즉 16 비트라도 발로는 기본 4 비트를 구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쿵따다다 쿵따다다 쿵따다다 쿵따다다" 식으로 말입니다.

2009년 10월 20일 작성


Posted by bop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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